톱 모델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김원중, 박지운의 두 번째 컬렉션은 이들의 유명세답게 인산인해를 이뤘다. ‘너드(NERD)’를 주제로 한 이번 컬렉션은 ‘범생이, 괴짜 공학도’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쿨하고 멋진 너드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재킷을 바지 안으로 넣어 입거나 레터링 티셔츠를 포멀한 와이드 팬츠에 매치하는 등 격식을 깬 스타일링으로 요즘의 1020세대들이 열광하는 자유로운 스트리트 감성을 반영했으며, 뒷부분에 과감한 슬릿(slit)이 들어간 아우터와 핑크 수트에서는 디자인적 고민이 드러나기도 했다. 87MM은 이번 컬렉션은 ‘모델 출신’ 디자이너이라는 이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