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너 이지연은 3회 연속 GN 컬렉션에 참가하면서 보더리스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를 듀얼리즘이라는 이중성으로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GN 컬렉션을 졸업하고 올해부터는 서울 컬렉션의 일원이 된 자렛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었다. 자렛은 ‘jar(=impact 인상 깊게)’와 ‘ret(return의 축약형)’이 합쳐진 단어다. 매니시한 남성미와 페미닌한 여성미의 조화,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의 조화, 동양과 서양이 조화 등 극과 극은 통한다는 양면성이 존재하는 듀얼리즘을 기본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남성미와 여성미를 동시에 표현한 듀얼리즘이라는 아이덴티티 강조한 해체주의적인 디테일을 통해 나와 너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메시지를 던졌다. 패션디자인과와 영문학과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이지연은 영미 문학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이번 시즌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올 시즌 자렛의 콘셉트는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으로, 노벨문학상을 탄 흑인 여류작가 토니 모리슨의 자전적인 소설 <가장 푸른 눈>에서 영감 받았다. 이번 컬렉션은 소설에서 내레이터로 나오는 9살짜리 소녀 클라우디아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다. 클라우디아가 바라본 세상의 주인공은 파란 눈을 가지고 싶은 흑인 소녀 피콜라다. 시즌리스, 보더리스, 젠더리스 등 경계가 무너진 패션에서 자렛이 추구하는 듀얼리즘은 하나의 숙명이다.자렛은 듀얼리즘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시즌리스와 젠더리스 등의 경계를 허물고 결국 조화를 이루는 이중성의 미학을 연출했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에 클래식한 실루엣을 기본으로 스포티브한 요소를 그래픽 프린트로 표현햤다. 여성라인은 핏&와이드 실루엣으로 활동적인 페미니니티를 표현했다. 반짝이는 패브릭과 알루미늄 소재의 슈즈로 미래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남성복의 경우는 구조적인 실루엣에 유니크한 소재를 활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마디로 머스큘린 느낌의 박시한 실루엣과 오버사이즈의 조화. 스포티 캐주얼과 클래식한 라인의 조화가 이번 시즌 자렛이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