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토크 | 이경춘 세정과미래 상무 2012-05-31

‘패션 + 유통’ 진화된 브랜드 선보인다


“생산을 통해 브랜드를 구성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브랜드도 유통 프로세스를 적용해야 합니다. 사고를 바꾸는 순간 다른 세상이 열립니다.”

세정과미래(대표 박이라)의 이경춘 상무는 브랜드 성장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전통적인 브랜드 개념에서 탈피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브랜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그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서 내셔널 브랜드가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 결과, 엉뚱하게도 편의점과 총각네 야채가게 등의 성공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 상무는 “편의점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닌 제조업체로부터 소싱한 상품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주변에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포진해 있음에도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와 온라인 마켓으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감이 높아진 지금, 이제 가격 경쟁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제조의 개념이 아닌 유통의 개념을 적용, 진화된 브랜딩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상품·조직 혁신… 판을 새롭게 짰다

올해 1월 세정과미래의 경영지원부서와 「NII」와 「크리스.크리스티」의 영업본부를 맡은 이 상무는 이 회사의 영업과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이랜드 전략기획실과 캐주얼BU장을 지냈으며 이후 세이브존을 거쳐 패션그룹형지의 전략기획팀을 이끌어왔다. 특히 이랜드 시절 패션, 유통,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정과미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상무는 세정과미래에 영입된 이후 유통혁신, 상품혁신, 조직혁신을 목표로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왔다. 이를 위해 우선 조직개편을 단행, 사업부별로 운영되어온 기존의 체제에 전략기획실과 마케팅실, 유통혁신실을 별도 통합부서로 신설, 분야별 전문성을 높였다. 전문적인 역량 강화를 통해 각 브랜드의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전략기획실은 「크리스.크리스티」의 상품기획팀장이었던 박호일씨가 실장으로 승진해 맡았으며, 마케팅실은 배은경 광고홍보팀장이 실장으로 승진해 총괄하고 있다. 이와 함께 「NII」는 김정훈 사업본부장이, 「크리스.크리스티」는 정성찬 사업본부장이 총괄한다.

현장 경영과 인재 경영도 강화했다. 이 상무는 “회사는 직원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함께 공감해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단기간의 성과 위주로만 판단하면 좋은 인재가 일탈할 수도 있다. 회사와 직원간의 유대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재 교육담당자를 영입, 적극적으로 인재를 양성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길을 찾다… 브랜드, 유통 프로세스 적용해야


최근 몇 년 사이 패션 마켓은 스마트화와 글로벌화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글로벌 SPA 브랜드의 사세확장, 온라인 마켓의 확대, 백화점 유통의 성장 침체, 여기에 소비자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캐주얼 브랜드들의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

이 상무는 편집형 브랜드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았다.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도 각 브랜드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 이를 인큐베이팅해 상품의 다양화와 볼륨화를 꾀한다는 전략.

이 상무는 “회사가 최초 설정한 컨셉과 스토리가 오히려 함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브랜드는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며, “편집 모델은 기존의 수익엔진과 미래 성장엔진을 융합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다. 브랜드 컬러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외부역량을 탄력적으로 운영, 상품의 다양화와 브랜드의 볼륨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템별로 테스트가 진행 중에 있으며 「크리스.크리스티」의 경우 ‘프리미엄 스타일리시 진’이라는 타이틀로 와우룩츠코리아(WOW LOOKZ KOREA Co., Ltd.)와 함께 차별화된 데님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4월 말 롯데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잠실점, 부산점, 울산점, 창원점, 전주점 등 전국 주요 6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고급원단과 다양한 워싱 테크닉을 적용한 프리미엄 데님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세정과미래는 앞으로 유럽, 미국 등 국내·외 전문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특화된 아이템을 편집 구성, 브랜드 밸류를 높일 계획이다. 인큐베이팅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검증된 아이템의 경우 신규 브랜드로 런칭, 회사의 신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신규 브랜드는 편집, 글로벌, 온라인이라는 키워드에 모두 부합하는 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 분석과 감성적 통찰력으로 매출 극대화

올해 1/4분기에도 캐주얼 마켓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볼륨이 큰 「NII」는 보합세를 나타낸 반면,  「크리스.크리스티」는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로 수익전환에 성공했다. 

이 상무는 「크리스.크리스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비즈니스 플랫폼을 강화하고 브랜드 밸류를 높인다면 1천억 브랜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중국 기업들이 「크리스.크리스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두 배 성장 프로젝트를 재 가동, 매출신장에 탄력이 붙었다. 두 배 성장 프로젝트는 전년 대비 매출을 두 배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지난해 실시해 큰 성과를 거둔바 있다. 올 5월 재가동된 이 프로젝트는 전체 68개 매장 중 10개 매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5월 20일 현재 롯데 잠실점, 스타시티점, NC백화점 송파점, 일산 덕이점 등이 50% 이상의 목표율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목표달성을 예고하고 있다.

트러디셔널 캐주얼 「NII」는 올 봄 스포츠 익스텐션 라인 ‘런바이니(RU.N by nii)’를 런칭한 캐릭터, 남성, 유니섹스 등 각 라인의 상품력을 강화했다. 그 동안 「NII」가 뉴욕 아이비리그의 정통성을 강조해왔다면 ‘런바이니’는 뉴욕 패션 피플들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표방, 보다 컬러풀하고 다이나믹한 상품 구성을 통해 신규 고객 창출을 꾀하고 있다. 캐릭터 라인과 남성 라인의 확대 역시 안정된 유통망을 바탕으로 전문성 있는 상품을 제안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

이와 함께 올해는 2차 상권에 유통망을 확대한다. 경기 광주, 여수, 목포 등 지역 밀착형 매장들이 연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에서 착안, 이에 대한 유통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NII」는 올해 165개의 유통망을 유지하고 단위당 매출을 높여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 

이에 대해 이 상무는 “과학적 분석과 감성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지역별, 상권별 MD 차별을 통해 매출 극대화를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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