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11-10-10

[패션 키워드] 新싱글족이 부상한다

관계지향형 싱글, 자아중심형 벙글…


관계지향적 싱글, 자아중심형 벙글, 새로운 싱글족이 부상한다.
지난 9월 30일 트렌드 정보기업 PFIN은 새로운 싱글족을 분석한 컨슈머 트렌드 세미나를 열고 기존의 싱글 마켓과는 다른 새로운 싱글 소비시장의 공략비책을 공개했다. 라이프스타일과 소비행동 분석 등을 통해 주목할만한 4가지 유형으로 소개된 新싱글족들은 결혼 여부와 가족 구성원수 등과는 상관없이 글로벌 개인주의와 한국형 가족주의가 혼재된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싱글 가구뿐만 아니라 비 싱글 가구에서도 싱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고학력화와 글로벌 마인드의 확산, 개인주의의 증가로 2~4인 가구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기혼자들이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즉 외적으로는 싱글이 아니지만 싱글처럼 생각하는 ‘싱글 씽커(Single Thinker)’들이 증가하고 있다.

PFIN은 이 같이 가족 공동체를 이루며 살지만 싱글 마인드를 지닌 소비자들을 But single을 줄인 ‘벙글(Bungle)족’으로 명명하고 싱글의 범주가 넓어졌음에 주목했다. 또 결혼은 안 했으나 가족, 친구와 함께 살면서 타인과의 조화 속에서 자기 것을 찾아가는 싱글족들을 소개하며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싱글 소비자들을 조명했다.

1인 가구 급증… 싱글 라이프 트렌드가 아니라 대세

싱글은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 내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미혼이나 비혼 같은 결혼 여부를 의미하거나 가구 형태 중 1인 가구를 뜻한다. 또 제품이나 서비스 등 싱글 산업에서 말하는 싱글은 대게 1인 가구를 지칭한다.

최근 싱글 가구는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루며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2010년 1인 가구 비율(24.4%)이 가장 전형적인 모델인 4인 가구 비율(23.1%)을 추월했다. 1~2인 소 가구 비율도 48.2%로 급증해 전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0년대 5인 가구 이상 대가족의 비율이 49.2%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역전된 결과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결혼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결혼 가구가 줄면서 미혼 비중도 증가해 지난해 성인 미혼 인구는 888만명으로 집계됐으며, 미혼의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혼에 대한 견해 역시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과거의 부정적 인식이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글로벌한 개인주의가 증가하면서 1인 가족, 싱글맘, 딩펫족, 빈 둥지 가족 등 전형적인 가족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부상한 점도 향후 소형 가구의 증가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미래지향적 ‘싱글’, 자아중심적 ‘벙글’… 싱글이 달라졌다

결혼과 이혼 등 가족에 대한 가치관과 사고의 변화는 싱글에 대한 전형적인 가치관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조사 결과 개인중심적, 변화지향적, 현재지향적 성향으로 대표되는 싱글족들이 관계중심적, 안정지향적, 미래중심적, 공동체적 의식과는 구분될 것이라는 기존의 생각은 편견이었다. 그 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싱글족들이 단기적인 사고와 즉흥적인 소비습관을 갖고 있다고 인식되어 왔지만, 싱글이 트렌드가 아닌 대세로 부상하면서 이들의 가치관도 변화했다.

결혼 전 5~10년 혼자 사는 시간이 아닌 장기적인 삶의 형태로 싱글 라이프를 영위하는 ‘평생 싱글’이 늘면서 기존의 2인 가구 이상에서 가졌던 보다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가 싱글의 주요 가치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싱글들은 개인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네트워킹을 통해 함께 해결하는 협업 라이프스타일에 눈뜨고 있다. 또 삶의 변화에 대한 자유분방하고 도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안정된 싱글 라이프를 위해 삶의 의미를 탐하기 시작했다. 무의미하고 즉흥적인 삶이 아닌 자아성찰과 정신적인 안정을 통해 싱글 라이프를 오래 영위하고자 하는 것.

‘오늘을 인생의 마지막’으로 생각하던 현재지향적 사고 역시 혼자 지낼 미래를 걱정하는 미래지향적 사고로 바뀌어 일시적 싱글이 아닌 평생 싱글로서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 점검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삶을 모색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이 싱글 고수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우선 경제난국과 국가부도 등 사회 경제적 위기지수가 높아진 데서 찾을 수 있다. 또 노후복지가 보장되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화려한 싱글이 아닌 우울한 독방에 갇힐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이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1인 가구는 아니지만 싱글과 유사한 태도를 보이는 벙글족들이 싱글 마켓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혼은 했지만 싱글 마인드를 지닌, 또는 결혼하지 않았으나 가족, 친구와 함께 살면서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이들은 개인중심적이고 변화를 좋아하며 현재의 소비에 집중하는 싱글 씽킹(Single Thinking)을 바탕으로 싱글족의 범주를 확대시키고 있다.

새로운 싱글 소비자를 공략하라
관계지향형·안정지향형 싱글, 자아중심형·변화지향형 벙글

변화·확장된 새로운 싱글족의 정의를 바탕으로 선정된 4개의 싱글 소비그룹은 소비력이 크지는 않지만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매력적인 소비세력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3040 네트워크 싱글족’은 친구 만들기에 시간과 돈을 올인하는 관계지향형 싱글 소비자들로,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적극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회와 교류하는 3040 싱글 고수들이다. 혼자 살지만 혼자 있어본 적이 없는 이들은 항상 타인과 연결되어 있으며 네트워크 축소를 막기 위해 동호회와 레저 활동 등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에게 시간과 엔터테인먼트는 가장 매력적인 소비가치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건드려 런칭 이벤트, 클럽 파티 등 즐겁게 놀며 네트워크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30 코쿠닝 싱글족’은 집에서의 정신적인 행복과 자아성찰을 즐기는 안정지향형 소비자들로, 이들에게 집은 인생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장소이며 요리, 집 꾸미기, DIY, 애완동물 키우기, 독서, 사색 등 집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최고의 취미이자 레저다.

이 그룹은 상대적으로 소비력이 낮은 2030 싱글들이 밀집되어 있다. 또 충분히 소비력이 있더라도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는 사회정서에 따라 나 홀로 여가를 즐기는 싱글들이 포함된다.

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소비가치는 집 꾸미기이다. 그러나 어설픈 싱글 제품으로 공략하는 것은 금물이다. 감각적인 스위트룸에 대한 이들의 욕구는 방금 결혼한 새내기 주부들의 그것과 버금간다. 이들은 제대로 된 가구와 가전 제품으로 자신의 공간을 더욱 예술적이고 의미 있게 꾸미기를 원한다.

‘30+아일랜드 벙글족’은 가족과 함께 살지만 싱글과 같이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아중심형 벙글 소비자들로 싱글 산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요한 소비자들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각자 거처를 두고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LAT(Live Apart Together)족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수는 영국에서만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아일랜드 벙글족’은 한 지붕 아래 다른 둥지를 두고 있는 한국형 LAT족으로, 한국형 가족주의와 글로벌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접목된 라이프스타일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가족을 소중히 여기지만 가정 때문에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 싱글과 같은 외모 관리는 필수적이며, 자아에 대한 욕심이 많아 커리어를 위해서라면 주말부부로 지내거나 아이가 있더라도 유학을 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

또 자신의 일과 시간에 더 유익하다면 싱글족을 겨냥한 상품들을 기꺼이 소비할 용의가 있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골드 싱글들의 소비행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골드 싱글들이 자신의 라이프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하는 행동을 분석하고 자부심을 건드리는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럭셔리 리조트, 에스프레소 머신, 로봇청소기, 피트니스 센터 등이 그것이다. ‘40+싱글어게인 벙글족’은 새로운 즐거움과 일에 투자를 시작한 변화지향형 벙글 소비자들로 주로 40대 이상의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동안 가족을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내해왔던 주부들이 아이가 크고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자아중심적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이들은 문화, 예술 등의 취미를 원 없이 즐기고 공부나 일에 열정적으로 도전한다. 또 새로운 집단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이들은 변화를 위해서라면 열정적이고 통큰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앞선 소비그룹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깊은 만큼 소비에 있어서도 꿈과 의미 등의 가치를 중시한다. 또 사회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지식, 문화, 사회적 책임, 기부, 환경, 교육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자아와 문화는 물론 윤리적인 소비 욕구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 ‘싱글 씽커스’에 주목하라

새롭게 등장한 싱글족들은 결혼 여부와 가족 구성원 수 등 전통적인 기준과는 상관없이 글로벌 개인주의와 한국형 가족주의가 혼재된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싱글족의 전체 비중으로 따질 때 높은 소비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새롭게 등장한 소비자군으로서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그룹이다.

싱글 문화는 단순히 개체성의 심화가 아니다. 상품과 비즈니스의 논리에서 싱글족을 접근함에 있어 가장 주목할 점은 변화된 가구의 형태가 아니라 가구의 형태가 왜 바뀌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 ‘싱글 싱커스’에 주목하라. [출처 : PFIN]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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