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9-12 |
[리뷰] 현장 직구! 2016 F/W 타미 X 지지 컬렉션
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서 슈퍼모델 지지 하디드가 타미 힐피거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현장 직구 2016 가을/겨울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서 지지 하디드가 디자인한 타미 X지지 캡슐 컬렉션은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소셜 미디어 시대의 패션 핫 아이콘으로 통하는 그녀는 타미 힐피거가 브랜드 최초로 파격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할 정도로 요즘 가장 핫한 인스타 걸이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 보그 잡지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브랜드들이 지지 하디드를 모델로 기용해 효과를 보고 있는 가운데, 타미 힐피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인스타그램 광팬들을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기 위해 지지 하디드를 뮤즈로 참여시키며 창조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것은 '현장 소비(buy now, wear now)'로 불렀지만 실질적인 '현장 직구(see now, buy now)' 개념의 컬렉션이었다. 부두를 카니벌 분위기의 무대로 꾸미고 컬렉션과 동시에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현장 직구 컬렉션을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첫 시즌이었다.
타미 힐피거는 지금까지 복잡한 세트를 선보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 선보인 타미 부두는 예외였다. 지하철과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맨해튼 지역에 위치한 부두 16에 꾸민 컬렉션 무대는 모델들이 무더위에 시달렸으며 관람객들은 쇼장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표준 티켓 검사, 알콜 검사, 가방 검사로 이어지는 3중 보안 검사도 엄격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거의 반 이상의 관객들이 타미 컬렉션을 입은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되었다. 프레스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한 장소에서 그렇게 많은 타미 힐피거를 본 것은 평생 처음이라고들 말했다. 런웨이 쇼장 앞 좌석에는 크리스 제너를 비롯한 지지 하디드의 친구와 가족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화이트 세일러 트라우저와 스포티한 스웻 셔츠 등 타미 힐피거의 주력상품들이 선보여진 가운데 타미X지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출시되는 나일론 보머 재킷, 힐피거가 디자인한 벨벳 세일러 쇼츠 등이 눈에 띄었다.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많은 관람객들은 현장에 위치한 팝업 매장에서 타미X지지 스웻 셔츠를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을 바로 구매했다. 쇼에 선보인 일부 아이템(100달러 이하의 가격)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들이었다. 타미 힐피거가 말한 '현장 소비(buy now, wear now)'가 실현되고 있었다. 특히 파닐레에서는 벨라 하디드와 지지 하디드 자매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몰라도 마치 쌍둥이 패션을 연상시키는 커플 패션이 등장에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번 타미X지지의 패션 위크 진행 방식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몹시 붐비는 NYFW 스케줄로 인해 일부 패션 저널리스트들은 타미 부드가 최악의 장소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잡지의 리뷰나 화보로 인해 오랫동안 성장해 온 타미 힐피거가 패션 미디어에 어필하는 것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미 힐피거에게 소셜 미디어는 헤일리 볼드윈, 벨라 하다드 등 빈티지 타미 디자인을 좋아하는 새로운 세대의 구매자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레드 카펫이다. 지지 하디드와 타미 힐피거의 팬들에게 이번 타미 부두 런웨이 쇼는 아주 유쾌한 발견이었다. 이 새로운 무대는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최고의 상식을 벗어난 이벤트였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내년의 두 번째 무대가 기다려지는 이유일 것이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