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5-10-23

[SFW 총리뷰] 16 S/S 서울패션위크, 남성 컬렉션 - 김서룡, 고태용, 권문수

국내 최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2016 S/S 남성 패션 트렌드




10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16일 개막과 함께 시작된 김서룡, 정두영, 권문수, 송지오, 장광효, 고태용, 한상혁, 이주영, 김무홍, 강동준, 장형철 등 국내 최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 총 10명이 제안한 내년 봄 여름 트렌드 키워드를 먼저 소개한다.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감성을 담아 포멀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다양한 남성복의 세계를 선보였다. 관록이 묻어나는 테일러링은 물론 놈코어와 스포티즘 등의 컨템포러리적인 요소가 적절히 믹스돼 눈길을 끌었다.

 



김서룡 • kimseoryong



완벽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남성복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김서룡은 이번 시즌 향수(nostalgia)’휴식(relax)’을 주제로 편안하면서도 여유로운 실루엣을 선보였다. 스테인드글라스 조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패턴의 수트 시리즈로 시작된 이번 컬렉션은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한 더블 브레스트 수트와 셔츠, 하이 웨이스트 팬츠와 쇼츠, 점프 수트 등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거의 모든 아이템에 실크를 적용해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유려한 곡선미를 선보였다. 납작한 가죽 슬리퍼와 선글라스의 체인, 필통 형태의 클러치 등이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46명의 모델들이 각 한 벌씩만 입고 등장한 이번 컬렉션의 백미는 모든 쇼피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던 피날레였다.

 


정두영 • VanHart di Albazar



반하트 디 알바자의 정두영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예술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The villa’에서 영감을 받아, 그의 대리석 조각과 강렬한 색상의 조화를 컬렉션에 담아냈다. 크랙 효과를 낸 가죽 재킷과 니트 등은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을 떠올리게 했으며, 거장의 다채롭고 감각적인 색채는 컬러풀한 수트로 표현됐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패션 아이콘 라포 엘칸(Lapo Elkan)의 이탈리아 인디펜턴트(Italia Independent)와 협업한 선글라스가 이국적인 휴양지의 무드를 완성했다. 오프닝과 피날레에는 이번 시즌 뮤즈로 선정된 씨스타의 보라가 올라 이목을 끌었다.

 


권문수 • MUNSOO KWON



모던하고 실용적인 실루엣을 바탕으로 정갈한 디자인 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 권문수는 이번 S/S ‘귀어(歸漁)’를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귀어란 귀농과 비슷한 개념으로 어촌에 머무르면서 여생을 보내는 이들을 뜻한다. 낚시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유머러스하면서도 세련되게 주제를 녹여냈다.


이를 테면 면과 리넨을 섞은 후드 파카와 반바지는 고기잡이 그물을, 오버사이즈 코트 밑단에 넣은 형광 PVC 반사 테이프는 낚시찌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마린 룩을 연상시키는 시원한 스트라이프와 물고기 꼬리 프린트 등이 귀어 스토리를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었다.

 


송지오 • SONGZIO



이번 송지오 컬렉션에서 중점적으로 선보인 빗살무늬는 그의 작품 수 천개의 꿈을 프린트 한 것이다.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담은 빗살무늬 의상들은 오지호, 조연우, 송종호, 이정신 등의 배우가 착용해 더욱 빛을 발했다.


아노락 코트와 통이 넓은 버뮤다 팬츠 등은 동양적이면서도 아방가르드한 송지오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착장에는 스카프가 스타일링 포인트로 활용돼 실루엣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장광효 • CARUSO




장광효의 카루소는 단조로운 남성복의 틀에서 벗어나 밝은 컬러와 새로운 디테일을 살린 남성복을 제안한다. 이번 시즌에는 여름 저녁에 내리는 비라는 뜻을 지닌 모우(暮雨)’를 테마로 낭만적인 컬렉션을 전개했다. 하얀 라펠이 두드러진 턱시도 재킷을 입은 모델로 시작된 이번 컬렉션은 특히 팬츠 라인의 다양한 실험이 두드러졌다.


슬림 핏 팬츠와 쇼츠를 비롯 통 넓은 퀼로트와 와이드 팬츠가 등장해 남성 수트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쇼 말미에는 동양적이면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실루엣의 의상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고태용 • beyond closet



아메리칸 클래식을 기반으로 트렌디하면서도 위트있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고태용은 이번 시즌 로맨틱하지 않은 남자가 꿈꾸는 로맨틱을 뜻하는 ‘NOMANTIC(NOT ROMANTIC)’을 주제로 한층 성숙한 감성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환상의 파라다이스, 즉 낯선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기대감, 미묘하면서도 신비로운 감정들을 경쾌하면서도 트렌디하게 표현했다. 생화로 장식된 무대 위에 등장한 쇼피스들은 여행지에서 느낀 서정적 감정과 어울리는 실키한 소재를 사용해 루즈하면서도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표현됐다.


각 나라의 전통문양과 트레이드 마크가 모티브로 활용돼 로맨틱한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일러스트레이터 고주연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프린트도 눈길을 끌었다.

 


한상혁 • HEICH ES HEICH



한상혁의 컬렉션은 충돌과 대결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됐다. 감도 높은 테일러링과 캐주얼 요소가 한데 섞인 이번 컬렉션은 남과 여, 흑과 백, 젊음과 나이 듦, 일상과 찰나 등 다양한 충돌을 담아냈다. 폴 뉴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한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브레통 셔츠를 재해석한 그래픽적인 컬러 스트라이프를 중점적으로 내세웠다.


색색의 굵은 스트라이프는 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컬렉션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좌우에 상반된 컬러와 패턴을 대비시키거나 포멀한 재킷에 트레이닝 팬츠를 입는 방식도 충돌과 대결이라는 컬렉션 주제를 대변했다. 지난 시즌 피날레 무대에 드론쇼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한상혁은 이번 시즌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스톰 트루퍼를 런웨이에 등장시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주영 • RESURRECTION



쏀 남성들의 표본이었던 레쥬렉션이 확 달라졌다. 펑키한 감성으로 마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주영은 이번 S/S 다소 힘을 뺀 여유로운 실루엣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Flowy Wave’를 주제로 전개된 이번 컬렉션은 날개처럼 펄럭이는 아우터와 긴 튜닉, 플리츠 스커트 등 한결 가벼우면서도 여유로운 룩으로 이전 레쥬렉션과는 다른 신선함을 제시했다.


강렬한 펑크 락이 아닌 자유로운 보헤미안 음악에 어울리는 옷을 선보이고 싶었다는 디자이너의 바램이 반영된 결과다. 메시와 망사를 활용한 시스루 의상들이 다양하게 활용돼 펑키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을 더했다.

 


디그낙 • D.GNAK



2년 만에 서울컬렉션에 돌아온 강동준은 한국의 담대하고 강인한 남성상을 새롭게 그려내 환호를 얻었다. 그간 해외 컬렉션에 집중해온 강동준은 이번 컬렉션에서 한국적인 디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풀어냈다.


동양의 아방가르드 감성과 서양의 테일러링을 담아낸 이번 컬렉션은 용과 봉황이 디테일로 활용됐으며, 여성들의 장신구인 노리개가 액세서리로 사용돼 디그낙만의 위트 있는 감성을 표현했다. 또 왕을 상징하는 퍼플을 포인트 컬러로 활용해 한국의 미를 극대화시켰으며,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로 서양문물인 현대 남성복을 표현했다.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재해석한 웅장한 BGM이 컬렉션의 완성도를 더했다. 강동준은 이번 쇼로 2016 S/S 헤라서울패션위크의 베스트 디자이너 상을 거머줬다.

 


장형철 • Ordinary People




이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으며 모든 사람은 평범함 속에 자신만의 특별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디자이너 장형철, 그는 실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옷을 클래식하게 풀어내 세련된 디테일을 제안한다.


 이번 컬렉션은 ‘Active Maestro’, 즉 행동하는 예술가를 주제로 전개됐다. 컬렉션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외골수 예술가들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을 떠올리게 했다. 실키한 베드 가운과 스포티즘이 믹스된 이번 컬렉션은 절대 평범하지 않은그의 감각을 한번 더 확인시켰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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