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4-01

Feathers in Fashion

지난 3월 20일부터 오는 8월 24일까지 열리는 안트워프 패션 뮤지엄 MoMu의 깃털 패션 전시회 <BIRDS OF PARADISE. Plumes and Feathers in Fashion>는 패션과 오트 쿠튀르에 사용된 깃털의 우아함과 세련미에 대한 헌정 시다. 깃털 패션과 함께 오묘한 깃털의 과학을 만나보자.


 




지난 3월 4일 2014 F/W 파리패션위크에서는 사라 버튼의 알렉산더 맥퀸이 몽환적인 블랙 & 화이트 깃털 패션을 선보이며 다시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유는 알렉산더 맥퀸이 깃털 패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은 디자이너였기 때문이다.

깃털 때문에 곤욕을 치른 브랜드도 있다. 바로 빅토리아 시크릿으로 인디언 원주민들의 깃털 모자를 패션쇼에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하이힐을 신은 속옷 차림의 모델이 바닥까지 닿는 붉은색 인디언 깃털모자를 쓰고 등장한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회사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은는 누리꾼들의 비난으로 도배됐다. 용맹과 존경을 의미하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깃털 모자는 인디언 지도자들이나 전쟁에 나가는 무사들이 쓰는 것이며 여성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원주민들이 치르는 특정 의식을 통해서만 인디언 모자의 깃털을 꽃을 수 있다. 이러한 인디언 모자가 패션쇼의 소품으로 사용된 것은 원주민 문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하면서 빅토리아 시크릿측은 공식사과문을 발표했고 TV 방송에서 깃털 모자 부분은 삭제되었다.

깃털 패션은 패션 산업에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7세기 깃털 세공 장인인 플리메시에(Plumassier)는 타조, 공작 혹은 왜가리 깃털로 오브제나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19세기말 벨 에포크 시대에 프랑스에서 깃털이 지위와 부를 상징하는 사회 현상이 일어나자 타조, 뀡, 대머리 황새의 깃털을 이용한 세련된 액세리가 유행하면서 깃털 애호가들이 다시 등장했다.

패션이 꿈틀거리던 1920년대는 플래퍼들을 위한 깃털 모자가 유행하면서 깃털 패션의 전성 세대를 구가한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자신의 작품이나 영화 의상을 위해 깃털을 모티프로 이용하거나 자수에 용용하기도 했다. 특히 샤넬이 영화 배우 마를렌 디트리히를 위해 만든 상징적인 백조의 다운 코트는 걸작이었다. 이 의상은 지금도 이브닝 드레스사에서 블랙 & 화이트 백조라는 테마의 보석 같은 드레스로 인정받고 있다.  

1950년대에는 이브 생 로랑과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와 같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코트 칼라나 드레스를 장식하는 퍼를 위한 대체품으로 깃털을 활용하기도 했다. 20세기 후반부터는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뿐 아니라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까지 깃털을 이용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벨기에 디자이너 중에서 앤 드묄르미스터는 깃털을 이용한 가장 시적인 의상을 만드는 현존 디자이너 중 최고로 꼽힌다.

이러한 깃털 패션에 대한 경외감을 표시하기 위한 전시회에는 패션 산업에 있어 깃털의 우아함과 세련미를 기념하기 위해 "세련미, 고급스러움, 자유, 모더니즘, 페미니니티, 가벼움" 등 측면의 강조할 뿐 아니라 "잃어버린 순수성과 진한 로맨스"라는 테마도 함께 다루고 있다.

전시회는 다양한 새나 정물, 수렵도구들을 그려 '새의 라파엘로'라고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멜키오르 돈테코테르(Melchior d'Hondecoeter)의 작품과 프랑스 디자이너 티에르 뮈글러의 1997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선보인 공작과 닭, 독수리의 깃털로 장식된  '버드 우먼' 드레스와 함께 23종의 박제 조류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또한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패션에 사용된 깃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깃털 장인 플리메시에의 역사와 벨기에 아스트리드 여왕의 깃털 컬렉션, 트롱프 뢰유(사람들이 실물인 줄 착각하도록 만든 그림이나 디자인) 효과와 스티븐 존스와 필립 트레이시가 깃털로 만든 모자까지 만날 수 있어 패션의 또 다른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보존생물학자 소어 핸슨은 저서 <깃털>에서 "깃털은 진화가 이룩한 기적"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깃털 달린 공룡에서부터 경이로운 깃털의 기능과 여성들이 매혹된 화려한 깃털 장식에 이르기까지 깃털의 광범위한 자연사를 펼쳐 놓는다.

그에 따르면 깃털은 지구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외피다. 햇빛과 비와 추위를 막아주고 날씨로부터 보호해준다. 암컷이나 수컷이 지닌 매력을 주위에 널리 알려 짝을 찾도록 도와준다. 가시에 찔리지 않게 해주고,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준다. 깃털 안에 물을 저장하는가 하면 방수 기능도 있다. 얼음덩어리에서 다이빙을 하는 펭귄의 윤기 흐르는 깃털 안쪽 몸은 물이 전혀 스미지 않은 채 쾌적한 상태가 유지된다. 휘파람 소리, 구슬픈 소리를 내기도 한다. 깃털은 완벽에 가까운 비행 날개이자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가볍고 효율적인 단열재다.

지구상에는 4000억 마리에 이르는 새가 있다. 이 중에는 깃털이 대략 1000개 되는 붉은목벌새가 있는가 하면 깃털이 2만5000개가 넘는 고니도 있다. 세상의 모든 깃털을 한 줄로 나란히 세우면 달을 지나고 태양을 지나 어느 먼 천체에 닿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깃털은 인간에게 불가능한 비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독수리를 비롯해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새들은 쫙 펼친 비행깃의 끝을 마치 `손가락`처럼 미세하게 조정해 공기 흐름을 조종하거나 속도와 방향을 바꾼다. 모든 새들은 깃털의 움직임을 이용해 날개 주변에 생기는 난류를 본능적으로 바꾼다. 깃 사이의 틈을 벌리거나 닫아서 마치 비행기의 플랩처럼 공기가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결정하는 것이다.

새가 비행할 때 깃털의 미세한 움직임을 모방해 엔지니어들은 비행기술의 진화를 이끌어냈다. 비행기 날개 끝에 인공의 `작은 날개`를 붙일 경우 맹금류의 효율성을 모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이를 통해 제트여객기는 연료 소비를 6%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깃털의 신비로움은 비행의 소음을 줄이는 데도 있다. 올빼미는 머리 위로 지나갈 때 섬뜩할 만큼 날갯짓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올빼미는 신화 속에서 영험한 동물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올빼미의 비행에 초자연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앞쪽과 날개 뒷전에 나 있는 올빼미 깃털이 다만 깃가지가 길게 늘어나 있어서 날개 전체에 생기는 난기류를 줄여준다. 이 때문에 비행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다.

깃털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1912년 침몰한 비운의 타이타닉호에 실린 물품 중 가중 비싼 귀중품은 뉴욕의 모자 제조상에 배달될 최상급 깃털 40상자였다. 오늘날 가치로 보험금만 23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무게 당 가치로 깃털보다 비싼 것은 다이아몬드밖에 없었다.

당대 여성들은 깃털 모자를 선호했고, 특히 타조 깃털이 사랑을 많이 받아서 남아공의 타조 농장에서는 한때 100만 마리가 넘는 타조를 사육하기도 했다. 가볍고, 찬란한 빗깔을 가진 깃털은 세계대전으로 실용적인 옷이 유행하면서 깃털 산업이 몰락하기까지 반세기가 넘도록 여성들의 취향을 지배했다.

지난 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크리스찬 디올, 코코 샤넬, 알렉산더 맥퀸,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묄르미스터와 같은 디자이너들은 모더니즘과 글래머, 드라마, 유혹을 발산하기 위해 깃털을 사용하고 있다.

"날아다니는 새는 항상 나를 유혹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살아생전 깃털에 매료되었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말했다. "나는 독수리와 송골매를 추앙합니다. 나는 깃털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을 뿐 아니라 깃털의 컬러와 그래픽, 무중력 상태, 공학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나는 여성들에게 새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라고.



<2009 F/W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



<2012 F/W 로저 비비에 컬렉션의 블루 엔젤>




<2013 F/W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



<1928년 벨기에 아스트리드 여왕이 소장했던 염색한 타조 깃털과 블로드 거북이 프레임으로 만든 부채>


<2013 F/W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




<2010 F/W 앤 드묄르미스터 컬렉션>



<2009 F/W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


<2011 S/S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


<마를렌 디트리히가 입은 코코 샤넬의 스완 다운 코트>


<데이비드 베일리가 촬영한 케서린 데뉴브의 <보그> 화보, 1968년>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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