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3-12-11

매니시한 여성미의 대명사, 팬츠의 역사

패션에서 여성들이 바지를 입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성들이 팬츠를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치마를 입는 여성보다 바지를 입은 여성들을 더 흔히 볼 수 게 되었다. 하지만 20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패션의 도시 파리에서 조차 공공 건물이나 레스토랑에서 바지를 입는 여성은 출입을 금지 당할 정도로 여성 패션에 있어 바지는 금기 대상이었다. 패션 금기 대상에서 패션 스테디셀러로 신분 상승한 여성용 바지의 유래에 대해 살펴본다.

 

양성적인 매력을 가진 여배우 마를렌 디트리히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바지를 잘 입는 여배우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여성에게 바지가 금기시되던 1930년대부터 바지를 평상복으로 입고 다녀 늘 대중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기도 했다. 그녀의 바지 패션이 얼마나 파격적이었는지 파리 경찰서장은 그녀에게 파리를 떠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여성이 남성용 바지를 입은 것은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류 소설가 조르쥬 상드는 이미 1830년대부터 여성의 불평등한 지위에 대항하기 위해 남자 옷을 입었다. 19세기 후반 전설적인 프랑스 배우 사라 베르나르도 평상복이 아닌 무대의상으로 바지를 입었다. 또한 초창기의 자전거 애호가들도 실용적인 이유에서 퀼로트라 불리는 치마 바지를 착용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바지를 입기에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시기였다. 그러나 1910년과 1920년대 유럽과 미국의 용감한 여성들은 남자 옷이나 넥타이, 모자 등을 착용함으로써 전통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비록 페미니즘 운동의 일환으로 일부 여성들만이 바지를 입었지만 전번적인 사회 분위기가 바지 입는 여성을 용인하기 시작한 것은 몇 십년이 지난 후였다.


 

1909년 디자이너 폴 푸아레는 발레복에서 영감을 받은 하렘 팬츠를 처음 선보인다. 하렘팬츠는 윗 부분은 통이 넓고 발목 부분에서 좁아지는 주름을 형성하는 바지를 말한다. 또한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요트 팬츠를 선보였다. 그녀는 스스로 바지를 즐겨 입었는데 그 스타일에 반한 대중들이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1020년대의 일반 여성들은 앞서가는 배우나 디자이너들과 달리 바지를 비치 웨어로 입거나 실내복으로 주로 입었다. 외출복으로 입고 다니기에는 아직은 별난 옷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여성들은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일명 몸뻬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농촌 아줌마들의 일바지 역시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 노동력을 제공하던 여성들이 탄광 노동을 하면서 입었던 것으로 종전 후에도 편리함 때문에 그대로 입으면서 일본 순사를 의미하는 헌팅 캡과 함께 일제가 남긴 패션으로 전해오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바지 패션 역시 2차 세계 대전과 함께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바지를 입은 여성은 여전히 자연스럽지 못했고, 정작 바지를 입은 여성들도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패션은 늘 대중들 보다 두발 앞서가기 때문에 여성의 팬츠도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발목 길이의 통이 좁은 8부 팬츠인 사브리나 팬츠, 무릎 길이의 버뮤다 팬츠, 그리고 무릎 부분에 끈이 달린 타이트한 팬츠 등이 레저용 패션으로 부상했다.

 

여성들에게 대중적으로 바지가 유행하게 된 것은 60년대부터로 알려지고 있다. 편안한 착용감과 실용성이 여성 패션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1960년대 앙드레 꾸레주는 여성도 편안하고 기능적인 바지를 자유롭게 입어야 한다면서 튜브 모양의 화이트 팬츠를 선보여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여성용 턱시도인 일명 르스모킹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이 1966년에 선보인 세련된 테일러드 팬츠 수트는 논쟁의 여지는 있었지만 스커트 수트나 드레스의 대안으로 매니시한 여성용 팬츠가 유행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마를렌 디트리히, 캐서린 햅번, 로잔린 러셀, 로렌 바칼 과 같은 유명 인사들의 매니시한 여성용 팬츠 수트를 대중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남성적인 옷차림을 했지만 여전히 여성적이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이들이 증명한 이후 매니시룩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바지는 여성들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1970년대 조르지오 아르마니, 도나 카란과 같은 디자이너들이 커리어 우먼을 위한 다양한 팬츠 수트를 내놓으면서 바지는 드레스 못지 않게 중요한 여성복 아이템이 되었다. 그리서 세기를 뛰어 넘어 21세에도 여전히 바지는 우아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여성을 위한 품격있는 정장이 되었다. 이제 여성은 바지를 입더라도 마땅히 존중 받은 시대가 된 것입니다.


 

 

패션엔 유재부 대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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