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8-01-12

인공지능 시대의 럭셔리 산업과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

인공지능(AI)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개인적이고 효율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럭셔리 산업에서의 인공지능 효율성과 함께 화이트 칼라 노동자와 블루 칼라 노동자와 구분되는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파고의 등장 이후 IT업계는 물론 럭셔리 패션업계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심지어 인공지능 시스템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대공항이 올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 기관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새로운 보고서는 색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직원들이 실제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즉 회사의 문화와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다.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CEO 밀튼 페드라자(Milton Pedraza)는 이러한 유형의 노동자를 전통적인 블루 칼라 노동자 혹은 화이트 칼라 노동자와 구분해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platinum collar workers)’로 부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유형의 직원을 교육하는 수단으로 감성지능 엑스퍼트(Emotional Intelligence Xpert)는 의미의 EIX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럭셔리 브랜드의 전통적인 일상적 업무를 자동화시킨 인공 지능의 출현으로,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들은 회사 문화를 개선하고 브랜드의 도덕적 지위를 높이는데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로봇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최상의 교육 마인드는 로봇을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교육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과제는 직원들에게 감성지능혁명을 촉발시키고 직원들이 훌륭한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의 효율성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는 현재 패션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기술 중 하나다.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은 럭셔리 업계 전반의 소매업체와 브랜드들의 많은 제품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를 처리하고 개별화된 광고 등을 만드는 데 지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 머신 러닝은 기계가 데이터로부터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프로그램을 스스로 학습함으로써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공지능 기술의 하나다. 즉 클라우드 컴퓨터가 학습 모형을 기반으로 외부에서 주어진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하며 특히 지능형 또는 알고리즘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특히 고객의 모든 니즈가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럭셔리 업계 역시 인공지능에만 100% 의존할 수는 없다. 럭셔리 소비자들은   가성비보다 감성적인 가치 소비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력셔리 인스티튜트가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 라고 이름을 붙인 ‘효율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이끌어가는 노동자’로 만들기 위해 직원들에게 ‘책임’과 ‘시간의 자유’를 줌으로써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밀튼 페드라자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들에게 감성지능이나 도덕적 판단을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덕분에 업무의 세부 사항을 다루는 끝없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직원들은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고객의 니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Emotional Intelligence Xpert’의 약자인 EIX 플랫폼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이런 유형의 직원을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


인공지능(AI)은 이미 럭셔리 브랜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인공지능을 창의성이 결여된 컴퓨화된 솔루션으로 생각해왔지만 패션바이(Fashionbi)의 최신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창의성은 패션의 새로운 영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사용을 통해 패션 브랜드들은 이제 개인화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트렌드를 간소화하기 위한 독특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고 있다. 패션바이의 ‘소매업의 인공지능 실태’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 지능이 현재 고객 서비스, 제품 디자인, 쇼핑 경험과 같은 세가지 측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완전히 새로운 제품 생산을 도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술에 중점을 둔 샌프란시스코 기반 회사 튜링 로보틱 인더스트리(Turing Robotic Industries)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내장된 고급형 스마트 폰을 출시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는 개인 비서처럼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교통 정보는 물론 건강 관리와 티켓 예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튜링 로보틱 인더스트리의 스마트폰은 보통 ‘아파시오나트(Appassionato)’라고 불리는데 이는 앱(App)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될 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열광적인 팬(enthusiast)’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아파시오나트의 주요 판매 포인트는 튜링의 자랑인 ‘서 알란(Sir Alan)’이라고 불리는 온-보드 디지털 컨시어지로, 스마트폰 소유자의 모든 삶의 부분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럭셔리 인스티튜트가 개발한 ‘플래티넘 칼라 노동자’를 위한 EIX 플랫폼은 인공 지능이 제공하는 자유를 활용하도록 직원을 교육함으로써 인공 지능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디스토피아적인 사고보다는 그에 걸맞는 직업과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인 셈이다.



21세기 들어 날마다 새로운 일, 새로운 직업, 새로운 산업이 생겨난다. 새로운 것이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것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다. 웨딩플래너, 웹툰작가, IT 컨설턴트, 푸드 스타일리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링, 빅데이터전문가, 정보보안전문가 등은 20세기에 그 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직업들이다.


럭셔리 인스티튜트의 밀튼 페드라자 CEO는 “EIX 플랫폼은 인간에게 깊이 있는 인간 관계 기술을 구축하도록 가르치고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 일하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모두를 위한 훨씬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기술의 힘을 촉발시킨다.”고 말하며 럭셔리 업계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플레티넘 칼라 노동자’ 그룹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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