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11-09

H&M 감독, 리셀러 주연의 연극 '내부자들의 선착순'

지난 주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최고의 월드 패션 뉴스는 아마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H&M X 발망의 콜라보레이션’을 둘러싼 매장 앞 노숙 행렬이 아니었나 싶다. 공중파 까지 나서서 주목을 받은 H&M의 이상한 ‘변종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빛과 그림자를 살펴본다.




지난 115일 오전 8. 6일전부터 매장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해 고객들에게 발망 x H&M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판매를 시작하면서 서울 도심의 H&M 매장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두꺼운 파카와 모자, 마스크로 무장한 UFO(Unidentified Fashion Object)들이 간이 의자와 이불을 들고 노숙하며 밤샘을 하는 노숙 쇼핑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매년 이루어지는 H&M과 디자이너의 리미티드 컬렉션의 일종인 H&M X 발망 콜라보레이션을 득템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이중에는 소위 마니아라고 불리는 열정(?) 소비자들도 있었지만 물건을 사서 되파는 리셀러(Reseller)’들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늘었다는 평가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H&M코리아 측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대기 줄이 생겨 그 뜨거운 관심이 증명된 이번 컬렉션 출시 당일에는 오전 8시 기준으로 명동 눈스퀘어점 약 350여명, 압구정점 약 400여명 4개 매장에서 약 천 여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루었다. 여성 컬렉션만 판매했던 롯데 잠실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서는 11시 이전에 이미 거의 모든 제품이 솔드아웃되었고, 대기 고객 중 남성 고객의 수가 더 많았던 명동 및 압구정점에서도 같은 시각 남성복 아이템은 일부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두 매장 모두 팔찌를 착용한 420명씩의 쇼핑이 종료되었으며, 그 이후로 남은 여성복 일부 아이템들은 대기 순서대로 판매가 되고 있다.”는 보도 자료를 통해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과시했다.




특히 H&M 콜리보레이션 컬렉션 출시는 48시간 전부터 전 세계 패션 도시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연례행사가 되어왔다.”고도 밝혀 이번 노숙 행렬이 어느 정도 의도된 행사임을 스스로 밝혔다. 특히 새벽에 노숙하고 있는 고객들을 깨워 로고가 들어간 커피와 마카롱을 준 것도 전 세계 매장 앞에서 동일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를 잘 뒷받침해준다.

 

노숙 행렬은 판매를 시작하기 5일 전부터 줄을 섰으니 엿새 동안 이어진 셈이다. 행사에 앞서 지난 112H&M 코리아측은 전례 없이 빠른 대기고객들이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113일 명동 눈스퀘어점에서 예정되어 있던 프리쇼핑 행사를 하는 것이 고객들의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희 H&M에서는 이에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프리쇼핑 행사에 초대 받으신 귀하께 행사 취소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발망 VIP 또는 셀러브리티를 대상으로 한 프리 쇼핑 행사 최소 사과문을 언론사에 배포했다출시 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브랜드의 연례행사라고 말하면서 줄을 선 고객들 때문에 예정된 프리 쇼핑 행사를 무단으로 취소한 것도 전례없는 경우였다.


또한 보통 프리 쇼핑 행사는 셀럽들을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지금까지 정규 매장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진행되었고, 본사 차원에서 몇 달 전부터 셀러브리티 마케팅을 준비해왔던 점을 비추어 볼때  노숙 행렬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노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특히 사후 보도 자료를 통해 작년의 알렉산더 왕에 이은 이번 발망과의 협업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높은 반응을 보여 제품 출시 6일전부터 노숙행렬이 이어져 화제가 되었다.”다고 밝힌 점도 의도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전 세계 최초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온 H&M은 해마다 가장 주목받는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진행해 고객들의 기대를 높여 왔고, 작년의 알렉산더 왕에 이은 이번 발망과의 협업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높은 반응을 보여 제품 출시 6일전부터 노숙행렬이 이어져 화제가 되었다. 선착순으로 대기 고객 순서대로 구매가 가능하며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한 제품당 한 개씩만 구매가 가능하다."라는 부연 설명을 통해 노숙 행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어 저희는 예상보다 훨씬 더 일찍 생겨난 대기 줄의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놀라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최고의 패션을 지갑의 두께와 상관없이 가능한 더 많은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부 선두 그룹의 쇼핑 과정에서 고객안전을 우선 고려하느라 원하시는 제품을 모두 구매하지 못하신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라는 H&M 코리아 필립 에크발의 말도 함께 전했다.

 

한편 H&M X 발망 컬렉션에 대한 관심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런던·뉴욕·시드니·두바이 등의 매장에도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H&M의 대변인 하칸 앤더슨은 매장이 오픈하자 마자 블룸버그에 이번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관심은 오픈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역대 콜라보레이션을 크게 앞질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결산이 끝난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줄을 선 고객들이나 매장 내의 혼잡 스러운 풍경을 보고 언급한 것이다. 물론 회사 방침이라며 매출액은 밝히지 않았다. 즉 이 콜라보레이션 행사가 매출 보다는 홍보에 치중한 행사였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엿새 동안 줄을 선 곳은 한국이 유일했다. 결국 한국인의 유별난 명품(?) 사랑이 세계적 뉴스거리가 되었고, 더불어 H&M 코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본사 방침에 충실한 최고의 변종 바이럴 마케팅 이벤트를 열었던 셈이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발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텡에 대한 팬덤과 소셜 미디어 문화가 빚은 현상일지도 모른다.


인스타그램에서 16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올리비에 루스텡은 셀럽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소셜 미디어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디자이너의 제품이 싼 가격에 나오자 고객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텡과 발망에 대한 국내에서의 대중적인 인지도가 다른 해외 디자이너나 브랜드와 비교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노숙 행렬은 다소 당혹스러운 현상이다.


어쩌면 올리비에 루스텡의 마니아들보다는 명품이라 불리는 발망의 인지도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리셀러들이 선착순이라는 룰을 이용해 노숙 행렬을 연출한 또 다른 내부자들의 독점이 아니었나 싶다. 물건을 사서 되 파는 이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들 역시 물건을 최초에 공급한 H&M에게는 바이어 성격의 동업자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부자들의 결탁에 결국 소비자들은 구매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은 물론 비싼 가격으로 온라인으로 구매해야 하는 희생자가 된 셈이다.

 

Just in case you've been under a rock for the last 24 hours, #hmbalmaination premieres today. #Hm #Balmain 📹: @kaankrgl

The Fashion Addicts(@thefashionaddicts)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패스트 패션과 명품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당시 H&M과 샤넬을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 자신의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카피하는 H&M 때문에 샤넬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송을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벌금이라고 해봤자 H&M의 매출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였다.


결국 카피 산업 SPA 패션이 대세로 떠오른 현실을 받아들인 샤넬의 칼 라거펠트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사람들은 항상 레스토랑에서 외식만 하지 않는다. 때론 바쁜 도시 생활 때문에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나는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옷을 만들어 보았고 H&M과 함께 내 생애 가장 저렴한 옷을 만들 것이다. 전세계의 일반인들도 디자이너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는 패션의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고 말하고 H&M과의 리미티드 컬렉션 출시를 발표했다.


이어 샤넬의 대표적인 시그너처 룩인 블랙 미니 드레스를 상징적인 가격인 99.99달러와 자신의 캐리커쳐가 들어간 티셔츠 등 2가지 아이템을 출시 1시간 만에 솔드 아웃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때도 제품 출시 후 리셀러들이 옥션에 제품을 올려 뉴스가 되기는 했지만 아이템도 적고 상징적이었지 지금처럼 과열 현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벤트가 아닌 또 다른 시장을 형성했다. 이번 H&M X 발망 콜라보레이션만도 여성 의류 44점과 액세서리 25, 남성 의류 31점과 액세서리 9점을 선보였다.


이 정도 수준으로 브랜드의 한 시즌 컬렉션 수준이다. 단순 이벤트 단계를 지난 셈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더 이상 한정 판매가 아닌 모든 고객이 살 수 있는 열린 쇼핑으로 변해야 한다. 정기적인 컬렉션 중간에 선보이는 스페셜 컬렉션인 쿠르즈 컬렉션이나 꾸띄르 컬렉션이 선착순 한정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10년 전 칼 라거펠트가 처음 시작했을 때의 콜라보레이션 정신은 비싼 럭셔리 제품을 사지 못하는 전 세계 여성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가격의 제품을 사도록 하려는 패션 민주주의에 방점이 있었다. 하지만 10년 전 그 초심은 어디가고 오히려 선착순 한정 판매라는 함정은 또다시 명품 판타지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 공급 제한을 통해 리셀러를 양산하는 H&M한정판마케팅 기법은 칼 라거펠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충동구매를 자극하는 또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변질된 셈이다.


H&M은 전 세계 3,600개 매장 중 250(7%)에서만 이번 H&M X 발망 컬렉션을 판매했다. 결국 공급이 제한되자 리셀러들이 팀을 이루어 줄을 서서 물건을 구매한 뒤 온라인에서 되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판매 시작 몇 시간 만에 e베이 등 온라인 몰에 제품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원래 발망 제품 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더블브레스트 울 재킷이 e베이에서 5,000달러(571만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이 역시 선착순 한정 판매이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인 셈이다.

 

보통 오리지널 발망 브랜드는 티셔츠와 청바지는 100만 원대를 웃돌고, 재킷은 1,000만 원대를 호가한다. 그러나 H&M과 발망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티엥이 콜라보레이션으로 선보인 재킷이나 액세서리 가격은 10만 원 대로 거의 10분의 1 수준이다. 발망의 브랜드 옷을 사고 싶었던 소비자라면 좋은 기회이지만 이 옷을 구매해 다시 되파는 리셀러들에게는 코리안 시리즈 암표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꿈의 기회이기도 하다.


즉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6일간의 노숙 행렬은 발망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이외에도 이 물건을 되팔기 위한 리셀러들의 가세도 한 몫 했다. 따라서 이번 노숙 행렬을 행사의 성공적인 잣대로 삼는 것은 다소 어패가 있다.

 


실제로 이번 이벤트에서 텐트를 치고 선착순의 특혜를 누린 일부 선두 그룹 중에서는 200만원 어치가 넘는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았는데 물건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아아템을 쇼핑하는 것이 아니라 싹쓸이하는 수준이라면 이것은 구매가 아닌 선점을 위한 전쟁이다. 경쟁이 너무 심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 계획했던 물건을 다 사지 못했다는 실제 소비자도 있었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한 소비자는 오래 기다린 앞줄 사람들의 대부분은 리셀러라며 약 일주일 정도 기다리고 나면 몇 백만 원 대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실제로 행사 이후 온라인 마켓에서는 H&M X 발망 제품을 되 판다는 게시 글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한정판 제품은 기존가에서 3~4배 이상 뛰어 판매되고 있고,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 역시 꽤 많았다. 한 온라인 중고 마켓에 발망이라고 검색을 하면 실크 재킷(119000)219000원에 되 팔고 있었고 남성 바지의 경우 34만 원 짜리가 50만 원에 판매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49000원 티셔츠는 9만원에 판매가 완료되기도 했다.


보통 2배에서 많게는 4배 이상의 가격으로 책정돼 재판매가 이루어진 셈이다. 선두 그룹의 리셀러들이 평균 200만 원 정도를 구매했는데, 이를 2~4배 이상 받았다면 6일간 노숙하면서 최고 200만원에서 400만원의 이익을 챙긴 셈이다. 덕분에 정말로 제품을 구매해 입고 싶은 소비자들은 오히려 웃돈을 주고 사야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말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중들이 접할 수 있다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된 것은 리셀러들에게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한 몫 챙 길 수 있는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럼 이번 소동은 무엇을 남겼을까. H&M 코리아 측을 보도 자료를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H&M은 다양한 패션과 좋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기업 이념을 전달하고 있으며, 패션이 단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지갑의 두께와 상관없이 패션을 원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패션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이나 더 많은 고객들에게 구매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을 강구하거나 혹은 한정 판매를 없애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인지도가 다소 낮았던 발망 브랜드와 올리비에 루스텡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고,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 H&M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매출을 챙겼다.


그럼 한국 소비자는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결론적으로 얻은 것은 역시 한국은 봉이라는 인식이 아닐까 한다. 개별소비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시판되는 가격을 내리지 않아 세금 인하를 없던 일로 만들거나 오히려 야금야금 가격을 올리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앞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착하기만 한봉인 셈이다. 그 전략이 럭셔리뿐만 아니라 그 럭셔리를 베끼는 글로벌 하이 스트리트 브랜드조차 따라하는 현실을 볼 때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럭셔리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사치품으로 나오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럭셔리(사치재)라고 쓰고 명품으로 읽는다. 단지 하나의 해석만 바꾸었을 뿐이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영리한 작전이자 마케팅은 한국 시장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시라노 연애 조작단>에는 연애를 조작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연애가 거짓 각본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 까지는 진정을 찾아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고 첫 눈에 반한 인연에 감동하고 가슴 설렌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다시는 같은 연극에 속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 연극이 제목은 명품이고 장르는 판타지. 판타지가 강렬할 수록 무대 뒤 사람들은 힘과 권력이 생기고 주머니도 점점 빵빵해진다. 패션은 환상을 팔아 돈을 버는 자본주의 산업이다. 이 산업 구조에서 언제나 돈을 버는 쪽은 환상적인 연극 무대를 만드는 럭셔리 기업들이고, 무대 앞의 관객들은 번번이 마케팅이라는 판타지 전략에 속아 힘들게 번 돈을 너무 쉽게 내 준다. 이제 명품이라는 달콤한 제목의 본질을 파악할 때도 되었다.


무대 장치의 비밀과 각본의 허구를 깨닫는 순간 소비자들은 자신의 권리를 생각하게 된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이야기하고 불이익을 당했다면 화를 내야 한다. 고객이 왕이라고 말한 자본주의 서비스 정신은 유독 명품이라는 판타지 앞에서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옷이나 가방이 주인공이 된다. 칼 라거펠트의 패션 민주화를 통해 패션의 양극화를 가져왔지만 어느새 가격이 비싸든 싸든 간에 양극은 럭셔리 판타지라는 동일한 각본을 통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패션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패션을 지배하는 것이 올바른 소비의 정상화다. 이번 H&M 파동을 통해 우리는 럭셔리 판타지에 대한 맹목적인 우리의 자화상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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