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05-02

패션과 아트가 만난 로얄 패션의 완성, '밀리너리'의 매력

패션의 완성은 모자다. 모자에는 예의와 예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유럽 왕족들이 쓰는 모자를 뜻하는 '밀리너리'는 늘 하늘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영국의 유명 밀리너리 디자이너 필립 트레이시는 윌리엄 왕자 결혼식 때, 하객으로 참석한 왕실 여성들의 모자를 도맡아 제작해 '밀리너리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전통적인 멋과 모던한 감각이 조화를 이룬 모자는 진열장에 있을 때가 아니라 사람의 머리 위에 있을 때가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아울러 모자는 인간들에게 친근한 패션 아이템이다. 비가 올 때 머리를 받쳐주니 우산과 같고, 따가운 햇빛을 차단해 줄 때는 양산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자를 쓴 사람은 멋과 품위가 있어 보이고, 여기에 더해 자존감까지 풍겨나니 이미 단순한 액세서리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친구의 생일 파티나 축제를 위한 패션의 완성시켜주는 액세서리는 바로 화려한 모자다.


보통 영국 스타일의 모자를 흔히 '밀리너리'라고 불린다. 밀리너리는 여성 모자의 총칭이다. 좁은 뜻으로는 여성모자점 또는 리본이나 레이스 등 부속품을 파는 상점을 뜻한다. 15~16세기 밀라노 공국으로부터 수입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일상생활에서 착용하는 캐주얼한 모자와 달리 리본, 깃털, 레이스 등 각종 장식이 첨가된 화려한 여성 모자를 뜻한다.



지난 2011년 4월 29일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당일 하객들의 예술 작품 같은 화려한 모자가 큰 이슈가 됐다. 시계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부터 꽃, 레이스, 깃털 등 갖가지 장식품이 화려하게 수놓아진 모자들이 결혼식장을 가득 매웠다. 왕위서열 제 2위인 윌리엄 왕자는 대학 때부터 케이트 미들턴과 사귀어 7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때 주목을 받은 밀리너리 디자이너가 바로 필립 트레이시였다. 그는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중 60명의 밀리너리를 디자인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베아트리체 공주의 화려한 모자로 더욱 유명해졌다. 영국 패션 에디터 이자벨 블로우는 트레이시의 재능을 알아채고 그의 브랜드를 딴 밀리너리를 여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국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칼 라커펠트, 발렌티노, 랄프 로렌 등의 컬렉션을 위한 밀리너리도 만들었다. 특히 그가 2008년 봄/여름 알렉산더 매퀸의 컬렉션을 위해 만든, 얼굴 주변을 빨간 나비가 빽빽이 둘러싼 모자는 모자가 단순히 액세서리의 한 종류가 아니라, 그 자체로 패션의 정의와 개념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런웨이를 걷는 모델의 머리 위에서 하나의 조각과도 같은 그의 작품은 세상엔 방한을 위한 모자보다 더 가치있는 모자가 많음을 대중들에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요즘 밀리너리는 왕족들만 착용하는 모자나 패션쇼용 소품을 뜻하지 않는다. 요즘 영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는 자기만의 개성을 담은 밀리너리를 착용한 패션 피플들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부유한 귀족 출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밀리너리가 점차 대중적으로 퍼지면서 유럽, 특히 영국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영국에서 매년 열리는 '첼튼햄 페스티벌'은 대표적인 승마대회로 로열 패밀리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사랑받는 봄 축제다. 이 페스티벌에는 각양각색의 밀리너리로 치장한 패션피플들이 축제를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따라서 영국에서는 축제를 갈 때 의상 보다는 밀리너리에 더 신경을 쓴다.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패션 개념인 ‘밀리너리(millinery)'의 사전적 의미는 여성 모자 제작점 혹은 모자 제작인데, 밀리너(Milliner)는 여성 모자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고객들에게 모자를 제공하는 사람을 통칭한다. 외국 패션관련 대학에는 세분화된 전공 수업 중 밀리너리가 있을 만큼 패션에서 모자에 대한 중요도가 높고 모자만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와 디자이너도 많다.


한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왕족들의 옷차림에서 항상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밀리너리다. 결혼식과 부활절, 경마 대회 등 중요한 행사를 갈 때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케이트 미들턴과 여동생 피파 미들턴, 비아트리체 공주와 유제니 공주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왕실 인물들의 예절인 밀리너리는 명인이 만든 모자 아트의 정수를 보여준다. 아래의 열거한 왕족들의 밀러너리를 통해 화려한 모자 패션에 모든 영감을 얻기를...




베아트리스 공주는 2015년 4월 축제 기념일을 위한 헤드피스를 쓰고 세인트 조지 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케이트 미들턴은 2015년 3월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코먼웰스 행사에서 진주로 장식한 알렉산더 맥퀸 드레스에 서비스에서 제인 테일러의 헤드피스를 썼다.




케이트 미들턴은 2014년 11월에 화이트홀에 있는 전몰장병 기념비에서 열린 연례 전사자 추도일(Remembrance Sunday) 행사에서 장미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알렉산더 맥퀸의 모자를 경건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2014년 2월의 지인 결혼식에서 케이트 미들턴의 동생 피파 미들턴은 플로럴 헤드피스로 코트 드레스에 약간의 감각을 추가했다.




영국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은 2014년에 열린 1차 세계 대전 기념식에서 자신의 알렉산더 맥퀸 룩을 꽃으로 장식한 헤드피스로 마무리했다.




피파 미들턴은 2013년 6월에 열린 레이디 멜리사 퍼시와 토마스 반 스트라우벤지의 결혼식에서 대담한 밀리너리로 매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케이트 미들턴과 시어머니 카밀라 파커 볼스가 2012년 6월에 열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84세 생일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외손녀 베아트리스는 2011년 4월에 열린 월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왕실 결혼식에서 외부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월리암 왕자의 사촌들은 그녀들의 화려한 밀리너리 덕분에 웨스트민스터 성당 안에서 단연 돋보인다.




카밀라 파커 볼스가 2011년 4월에 열린 월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도착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셋째 아들인 에드워드와 결혼한 소피아 왕자비는 올해 부활절 주말 예배에 공작으로 부터 영감을 받은 모자를 착용했다.




케이트 미들턴과 윌리암 왕자 부부가 2011년 6월에 열린 영국 왕실의 가터 훈장 행사에 참석했다.




스웨덴의 크라운 공주 빅토리아는 2011년 4월에 열린 왕실 결혼식에서 주름 장식이 들어간 드레스에 코랄 오렌지 선햇(sun hat)을 매치했다. 




케이트 & 피파 미들턴 자매는 2011년 6월에 같은 스타일리시한 블랙 모자를 쓰고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엄밀히 따지면 왕실은 아니지만,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 부부는 영국의 비공식적인 왕실 커플이다. 윌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서 빅토리아 베컴은 예술 작품을 연상시키는 필립 트레이시의 모자로 주목을 받았다.




2012년 7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밝은 핑크톤의 코트에 드라마틱한 플로랄 밀리너리를 쓰고 외출했다.      




베아트리스와 유제니 공녀가 2011년 로얄 애스코트의 첫날 챙이 넓은 선 햇과 매혹적인 느낌의 청록색 밀리너리를 쓰고 참석했다.  




케이트 미들턴이 2009년에 열린 결혼식에서 보라색 코트와 밀리너리로 왕세자비다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윌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부부는 2012년 6월에 세인트 폴 성당에서 열린 여왕 즉위 60주년 축하 예배에 참석했다.




모니코의 왕비 샤를린 위트스톡은 2011년 4월에 열린 영국 왕실 결혼식을 위해 챙이 넓은 큰 화이트 햇을 선택했다. 




케이트 미들턴의 엄마인 캐롤 엘리자베스 미들턴은 왕실 결혼식에서 파우더 블루로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케이트 미들턴은 2013년 3월, 블랙 깃털로 장식한 모자를 쓰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더욱 더 당당하게 연출한 티파니 블루 밀리너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외손녀인 자라 필립스의 결혼식에서 케이트 미들턴이 로즈 디테일을 완성시키는 크림 화이트 밀리너리를 착용했다. 




소피아 왕자비는 2012년 10월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결혼식에 예슬적인 블랙 밀리너리를 쓰고 참석하고 있다.




베아트리스 공주가 2010년 로얄 애스코트 5일째 날에 높은 광택, 금, 드리마라는 3가지 요소가 들어간 화려한 밀리너리를 선보였다.




피파 미들턴은 2011년 2월 결혼식에서 의상과 매치되는 그물 베일이 매력적인 레드 & 블랙 밀리너리를 쓰고 주목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2년 7월에 셔벗 오렌지 스타일과 매치되는 같은 색상의 밀리너리를 쓰고 대중 앞에 나섰다.  




베아트리스 공주는 2011년에 열린 자리 필립스와 틴달의 결혼식에 터키색 블루로 변신하고 참석했다.




의상과 조화를 이룬 베아트리스와 유제니 공주가 쓴 모던한 느낌의 모자.


 


유제니 공주는 윌라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결혼식에서 꽃과 깃털에 초점을 맞춘 밀리너리를 선택해 드라마틱한 길을 갔다.




2009년에 열린 로얄 애스코트 첫날, 베아트리스 공주가 쓴 밀리너리의 두 송이의 화이트 장미는 순수함이라는 액센트를 주었다.




케나다와 북미 투어 기간 동안 영감은 받은 케이트 미들턴은 2011년 7월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 잎 모양의 밀리너리를 착용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2년에 열린 자신의 즉위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레이디라이크 코트에 어울리는 민트 그린 밀리너리를 매치헸다.




케이트 미들턴은 2010년 10월에 참석한 결혼식에서 챙이 넓은 블랙 밀리너리를 착용했다.




모두 데카당트한 모자를 쓴 하객들이 2011년 4월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왕실 결혼식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나비 넥타이 같은 독특한 형태 이외에도, 자홍색 컬러는 자라 필립스의 여왕의 외손녀다운 탁월한 선택이었다.  




핑크 컬러로 매치한 케이트 미들턴가 화이트로 매치한 카밀라 파커 볼스가 2012년 5월 버킹컴 궁전에서 열린 가든 파티에 함께 참석했다. 




스페인의 펠리페 6세 왕자와 그의 아내인 레티시아 왕자비가 2012년 10월에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했다.




많은 관객들이 최고의 밀리너리를 쓰고 영국 왕실 결혼식에 도착하고 있다.




케이트 미들턴은 지난해 가터 훈장(Order of the Garter) 행사에 알렉산더 맥퀸의 화이트 코트드레스와 제인 코베트가 만든 모자를 쓰고 참석했다.  




2005년 결혼식에서 케이트 미들턴은 드라마틱하기에는 다소 작은 블랙 햇을 착용했다.




자라 필립스와 마이크 틴달 공주 부부는 윌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서는 말쑥해 보였다. 




케이트 미들턴은 2008년 가터 훈장 행사에 투톤의 블랙 & 화이트 모자를 쓰고 참석했다.




베아트리스와 유제니 공주는 2010년 로얄 에스코트 행사에서 기교가 뛰어난 예술적인 밀리너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의 크라운 공주 빅토리아는 2013년 4월에 열린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즉위식에서 하나의 커다란 장미로 장식한 모자를 과감하게 착용했다.




베아트리스와 유제니 자매는 2011년 4월에 열린 왕실 결혼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가지 모자를 쓰고 입장하고 있다.




케이트 미들턴의 블랙 메시 모자는 2011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에 진행된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r)에서 아주 매력적었다.




스페인 레티지아 왕비는 2013년 4월에 열린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즉위식에서 깃털로 장식된 그레이 컬러 밀리너리를 착용했다.




<사진출처=POPSUGAR>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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