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12-17 |
제시카의 '블랑 앤 에클레어' 과연 패션사업 성공할 수 있을까?
‘블랑 앤 에클레어’ 고가정책, 국내 마켓 반응은 '미지근'
제시카가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블랑 앤 에클레어’가 국내 첫 팝업스토어 오픈은 물론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한정한 스카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제시카가 소녀시대 멤버에서 퇴출된지도 곧 3개월.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탑뉴스도 어느덧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제시카를 소녀시대보다는 ‘블랑 앤 에클레어’의 디자이너로 인식시키고 있다.
오래 전부터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내비치며 패셔니스타로서, 소녀시대 멤버로서, 승승장구 했던 그녀. 국내 대표 셀럽으로 그 구누보다 주목받았던 제시카였기에 그녀의 홀로서기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패션 사업 ‘블랑 앤 에클레어’의 행보는 연예계 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블랑 앤 에클레어’는 제시카가 8월 런칭한 패션 브랜드다. ‘블랑’으로 시작해 브랜드 업그레이드를 위해 ‘블랑 앤 에클레어’로 브랜드명을 바꾸고 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과 파트너쉽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2015년에는 액세서리, 의류 제품 등을 출시하고 글로벌 본사를 뉴욕으로 이전시키는 등 브랜드 출범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블랑 앤 에클레어’. 최근에는 중국 백화점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에 이어 ‘푸이 옵티컬’과 파트너쉽을 체결하며 외관상으로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제시카와 결혼설로 화제가 된 재미교포 사업가 타일러권 또한 이 사업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코리델 캐피탈 파트너스’를 협력사로 두고 있다. 소녀시대를 탈퇴한지 고작 3개월이지만 제시카의 ‘블랑 앤 에클레어’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사업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는 국내외 수많은 언론사에서 보도한 뉴스 내용이다. 밝혀진 사업 내용으로는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하지만 실제 ‘블랑 앤 에클레어’의 매출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처음 런칭한 선글라스의 경우 제품 자체로써는 화제가 됐지만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희귀 아이템(?)에 가까웠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출시된 머플러 컬렉션 역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제시카의 탄생연도와 브랜드 출시년도에서 유래한 그레이, 네이비, 핑크 컬러의 머플러들은 베이직한 디자인과 감각적인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제품 자체는 멋스럽지만 US 달러로 200, 현재 시세로 한화 22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가격과 제대로된 매장을 갖추고 있지 않은 ‘블랑 앤 에클레어’의 현재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소위 ‘대박’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블랑 앤 에클레어' 머플러 컬렉션>
물론 제시카의 스타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소녀시대 멤버 탈퇴 이후 오히려 참석하는 각 종 행사들마다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12월 8일 홍콩에서 열린 ‘야후 아시아 버즈 어워드 2014’에서 아시아 인기 스타상을 수상하며 그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평소에도 소녀시대 멤버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패션 센스를 자랑한 그녀이기에 그녀와 패션사업의 궁합은 더할 나위가 없다.
가장 패션사업과 적합한 멤버가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대중들의 반응이 싸늘한 이유는 뭘까. 첫 번째로 소녀시대에 대한 팬들의 배신감, 두 번째로 네임밸류만을 내세운 브랜드의 고가 정책을 들 수 있겠다.
제시카가 먼저 소녀시대에서 퇴출됐다고 웨이보를 통해 밝혔지만 소속사에서는 제시카가 향후 한 장의 앨범만을 발표하고 팀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아직 8명의 멤버들이 건재한 ‘소녀시대’에서 제시카는 어쩌면 팬들 사이에 배신자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소통 역시 국내 SNS보다는 중화권 팬을 타겟으로한 ‘웨이보’에 집중하면서 중국, 홍콩 등지의 마케팅 활용창구로 이용하는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또한 디자인 전문 취업포털 디자이너잡이 조사한 ‘연예인 디자이너 중 가장 활약이 기대가 되는 스타는?’이라는 설문조사에서도 제시카는 7.9%, 6위로 대중들이 그녀에게 디자이너로서 기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고가의 가격 역시 반응이 더딘 이유다. ‘블랑 앤 에클레어’의 선글라스는 보통 US 250달러. 한화 27만원 정도다. 최근 출시한 머플러 역시 캐시미어 함량이 30%밖에 안되지만 22만원대다. 일반적으로 쉽게 구매하기에는 벅찬 가격이다. 제시카의 스타성과 네임밸류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출시되는 질 좋은 SPA 브랜드와 비교해 봤을 때는 터무니없는 가격. 오랜 전통의 명품 브랜드들과 오히려 경쟁해야 하는 레벨이다.
제시카는 한 인터뷰에서 “확실히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를 하게 된다고 해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도전하게 된다면 균형을 맞춰서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그 동안의 그녀가 해왔던 일들과 예쁜 외모, 스타로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허나 소녀시대 탈퇴 후 홀로서기로서의 가장 중요한 시점, 사업가로서 패션 브랜드를 이끄는 현 상황에서 다른 연예 활동보다는 패션 사업에 좀 더 치중해야 하지는 않을까. 점차 거쎄지는 해외 SPA 브랜드들의 침공과 명품 브랜드들의 대중화 선언 속 ‘블랑 앤 에클레어’의 입지가 걱정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스타파워와 네임밸류만으로 제품을 판매하기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 그 어느 나라보다 까다로운 국내 패션 마켓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고가정책보다는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대중지향적인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워보는 것은 어떨까. ‘블랑 앤 에클레어’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패션엔 이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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