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토크 |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갈리아노 2014-12-11

'패션 혁명가' 존 갈리아노, 마틴 마지엘라 컴백쇼는 런던에서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메종 마틴 마지엘라의 꾸띄르 데뷔 컬렉션을 자신의 뿌리인 런던에서 개최한다. 세계 유일의 오뜨 꾸띄르 쇼인 2015 봄/여름 파리 오뜨 꾸띄르 위크는 불참한다.



 

지난 3년간의 패션 노마드 생활을 마치고 마틴 마르지엘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컴백한 존 갈리아노는 그만의 원웨이 방식으로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월 파리를 기반으로 하는 패션 하우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그는 2015 봄/여름 파리 오뜨 꾸띄르 위크가 열리기 2주전, 런던에서 자신의 마틴 마르지엘라 오뜨 꾸띄르 컴백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런던에서의 쇼도 이번이 딱 한번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갈리아노의 마틴 마지엘라 컴백쇼가 2015 봄/여름 파리 오뜨 꾸띄르 위크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파리가 아닌 런던으로 바뀐 셈이다.

 

온라인 미디어 <비즈니스 오브 패션>에 따르면 그의 메종 마틴 마지엘라  오뜨 꾸띄르 데뷔쇼는 프랑스 파리 오뜨 꾸띄르 기간인 내년 1월 12일 토요일에 선보일 예정이다. 재미있는 것은 프리젠테이션이 '타 타임(Tea Time)'에 열린다. 영국은 티 타임 혹은 티 브레이크로 유명한데 항상 오후 4~5시 즈음엔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존 갈리아노는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수석 졸업하고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1996년 최고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 디올의 수석 디자이너에 오른 그는 파리 오뜨 꾸띄르 하우스의 수장이 된 최초의 영국인 디자이너다.

 

그는 과감하고 정열적인 디자인과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스타일로 디올 왕국을 부활시키며 세계의 패션을 주도한 패션 혁명가였다.


영국의 직할식민지인 에스파냐 지브롤터에서 태어난 존 갈리아노는 배관공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6세 때 런던으로 건너가 런던 남부의 다문화적 도시에서 인도, 아프리카, 아시아인들과 어울려 자라며 문화적 풍부함을 축적했다.

 

이후 명문 센트럴 세인트 마틴 칼리지 오브 아트 & 디자인 대학에서 패션을 공부하면서 영화, 조각, 그래픽 등 다른 분야와의 교류를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통찰력과 창의성을 발전시켰다.

 

학창시절 그는 이른바 ‘리서치의 달인’으로, 미술관과 연극무대, 도서관 등을 찾아다니며 밤낮으로 공부하였고, 국립극장에서 파트 타임으로 무대의상을 담당하며 그만의 감각을 키웠다.

 

 

 

1984년에 열린 자신의 졸업 작품 패션쇼에서 그는 프랑스 대혁명에서 영감을 얻은 ‘믿을 수 없는(Les Incroyables)’ 이라는 제목의 컬렉션으로 수석 졸업을 한다. 특히 총 8벌의 유니섹스 룩으로 구성된 그의 졸작들은 런던의 부티크 '브라운(Brown)'에 모두 팔렸다.

 

미디어와 업계의 큰 주목을 받게 된 그는 곧바로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했고,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런던 패션 위크에 참여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 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영국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재정적인 문제에 인해 한계에 부딪혔다. 더불어 파리에서 성공하고 싶었던 그의 꿈도 좌절되는 듯 싶었다.

 

그 때 그에게 돌파구가 되어준 사람이 바로 <보그> 미국판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였다. 그녀는 존 갈리아노의 1993 봄/여름 컬렉션을 본 후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결국 그녀 덕분에 후원자를 만나게 되었고 갈리아노의 파리에서의 앙팡테리블 드림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드디어 1995년 그는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 발탁되어 파리의 럭셔리 하우스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이와 함께 그는 현대 프랑스 꾸띄르 하우스에 영입된 최초의 영국 출신 디자이너가 되었다.

 

지방시에서 한번의 오뜨 꾸띄르 컬렉션과 두 번의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인 그는 같은 그룹 소유의 크리스찬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갈아타며 파리에서의 본격적인 성공 신화를 이룩루어갔다. 그는 런던 출신의 후배 알렉산더 맥퀸, 스텔라 맥카트니와 런던 파워를 자랑하며 세계 패션의 최정상에 오르며 상업적인 성공과 호평을 즐겼다.

 

존 갈리아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존 갈리아노와 크리스찬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파리 오뜨 꾸띄르와 프레타 포르테를 넘나들면서 해마다 12번이 넘는 컬렉션을 개최하며 패션쇼를 오페라 수준으로 끌어 올렸으며 10년동안 파리 패션쇼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존 갈리아노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2011년 2월, 프랑스 파리의 한 카페에서 술에 취해 있던 갈리아노는 동석했던 커플과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또한 ‘히틀러를 사랑한다’고 말한 이전의 동영상이 함께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었고 이에  디올은 3월 1일자로 15년동안 디올 크리에티브 디렉터를 맡았던 존 갈리아노를 해임했다. 패션 천재의 10년만의 추락이었다.

 

이후 갈리아노는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피해자들에게 벌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2011년 8월에는 알코올 중독 등의 문제로 재활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3년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인종이 함께 일하고 있는 패션계는 인종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유대인을 모욕하는 발언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기에 자숙 기간 동안 그는 재활 활동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아울러 잡지와 TV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편 이달 초 그는 영국 패션 어워드 2014 행사에 참석해 오늘날의 자신이 있도록 해준 은인이자 절친인 <보그> 미국판 편집장 안나 윈투어에게 공로상(Outstanding Achievement Award)을 시상했다. 안나 윈투어는 시상을 위해 참석하는 존 갈리아노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몰라도 딸비 셰퍼와 함께 참석한 시상식에서 마르지엘라를 위한 갈리아노 드레스를 입어 그의 복귀를 축하해 주는 듯 했다.


그는 지난 10월 지금까지 한번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임명하지 않았던 브랜드 메종 마틴 마지엘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메종 마틴 마지엘라를 소유한 OTB(Only the Brave) 그룹을 이끄는 이탈리아 재벌이자 디젤 창업자인 렌조 로쏘는 인터뷰에서 "존 갈리아노는 지금껏 모두가 인정하는 재능을 가진 위대한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패션계의 도전과 혁신을 이끈 메종을 위한 진정한 꾸띄리에다. 그의 복귀가 그만의 패션 드림을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가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에서 새로운 터전을 찾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럼 존 갈리아노가 파리 오뜨 꾸띄르 위크가 아닌 런던에서 단독 데뷔쇼를 치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많은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쇼맨십은 아닌 듯 하다. 이미 2015 봄/여름 파리 오뜨 꾸띄르 기간 중 가장 주목받는 패션쇼를 개최했기때문에  파리 패션쇼는 홍보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런던에서의 데뷔쇼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데뷔쇼 장소를 바꾼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벨기에 5인방 중 하나인 마틴 마지엘라가 만든 브랜드를 영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가 어떻게 바꿀지 내년 1월 12일이 기대된다. 아래 동영상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선보인 존 갈리아노의 크리스찬 디올 오뜨 꾸띄르 컬렉션 모음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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