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4-12-04

올해의 패션업계 10대 뉴스…해외직구, 큐레이션 소비 주목

패션협, 10대 키워드 선정. 해외직구, 큐레이션 소비, 옴니채널, 디지털 패션 테크 강세





한국패션협회가 2014년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12월 4일, 국내 언론들을 대상으로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각종 언론 매체, 패션.유통 전문 기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 행사를 통해 한국패션협회는 2014년도 진행한 각종 사업에 대한 실적 및 2015년도 사업 추진 방향을 소개하고 2014년도 한국 패션산업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2014 한국 패션산업 10대 뉴스’는 매년 한국패션협회가 다수의 국내 패션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선정해 발표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해외직구, 큐레이션 소비, 라이프스타일 샵, 옴니채널, 모바일 최적화, 놈코어 패션, 패션+α, 차이나머니, O2O기업, 디지털 패션 테크 등 10개의 키워드가 선정됐다.

1. 해외직구 : 경계없는 소비자를 주목하라



올 한해 해외직구가 꾸준한 화제였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에 따르면 2014년 8월 기준 해외 직구 금액은 1조원을 돌파했으며 2013년 1조 1019억원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고 2018년에는 8조원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주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직구의 확대는 국내에서 판매 되던 직수입 및 라이선스 브랜드들의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배송료와 관세를 포함하더라도 국내 판매가격 대비 20~30% 저렴한 상황. 

이러한 해외직구의 확대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확대, 낮아진 언어장벽, 관세제도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리적인 경계가 사라진 환경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글로벌 소비자들과 함께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절, 사이버먼데이를 손꼽아 기다리게 됐으며 덩달아 국내 유통업계도 대대적인 세일에 동참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류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효과로 인해 국내로 구매 요청이 몰리는 역직구 현상으로 국내의 복잡한 결재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는 간편 결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강자들의 경쟁이 이미 시작돼 국내에서도 시급한 보완이 요청된다. 

2. 큐레이션(Curation) : 전문가 소비자의 전성시대 




소비자 개인별 취향 다양화 및 정보 능력 향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소비 형태가 등장했다. SNS와 같은 비제도권 매체의 인기로 인해 파워블로거, 파워소셜러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전문가 소비자의 시대가 도래한 것. 

기업들은 이들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해 홍보 서포터즈 구성 및 활동 조직화를 통한 큐레이션 확산 활동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파워블로거지’라 불리며 홍보성을 남발하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주로 패션, 뷰티, 스마트 디바이스 제품 구매 및 맛집 후기 정보 등을 공유하는 10대, 20대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30~40대 고소득 남성소비자인 '여미족'(Yummy)’, ‘그루밍족’ 등도 정보 검색에 의한 쇼핑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비록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세월호 사건의 여파로 소비침체가 장기화 됐지만 이로 인해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는 상품 정보 검색에서 더욱 전문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쇼핑 성향이 더욱 발전돼 전문가 플랫폼에 월 구독료를 내고 다양한 샘플 등(ex 버치박스, 미미박스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서비스로 발전될 전망도 보인다. 

3. 라이프스타일숍 : 고객이 꿈꾸는 삶을 그리다 



한 매장에서 패션과 더불어 다양한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숍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의류와 패션잡화는 물론 생활소품과 주방용품, 문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비교하면서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백화점에서도 패션 제품 소비는 줄고 F&B의 소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리뉴얼한 잠실 롯데 월드몰, 코엑스몰과 신규 오프한 D타워, 그랑서울 등도 복합 쇼핑몰로 구성되며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형 매장을 포진시키고 있다. 

이는 기존 유통의 매출 부진 이유가 가장 크고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쇼핑욕구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연초부터 이케아의 진출이 화제로 부상했고 점점 글로벌 공룡들의 국내 진출에 대한 유통업계의 두려움이 대두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쏟아져 나온 라이프스타일형 매장들은 명확한 타겟 소비자 설정과 구성 차별화가 안정화의 주요 관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개관으로 동대문 지역 상권이 재도약의 기회를 맞이한 것도 올해 큰 변화 중 하나. 

4. 아웃도어 & SPA



아웃도어 시장이 규모 8조원을 정점으로 그 힘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세분화된 소비자에 맞춰 아동복, 여성복, 장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몇 년간 누적된 재고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신상품 판매 부진과 더불어 아웃도어의 발목을 잡는 큰 장애로 보인다. 이제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지나치게 볼륨화된 규모를 정비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지속적인 장악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때. 

글로벌 SPA 브랜드는 검증된 국내 시장에서 패밀리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2차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H&M 계열의 코스(COS)나 유니클로의 형제 브랜드인 지유(G.U.)가 국내 진출을 통해 시장 규모 확대를 견인할 예정이고 조프레시(Joe Fresh) 등 다양한 국가의 SPA도 진출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경영 노하우와 제품,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 패션시장 장악력 확대를 노리며 국내 SPA와의 2차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5. 옴니채널(Omni-Channel) : 통합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라 




소비자의 정보 검색 채널 다양화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온, 오프라인에서 통합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채널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은 기존 멀티채널 전략 개념에서 채널간 연계성이 강화된 것으로 단순한 채널의 확장이 아니라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도 동반된 것을 의미한다. 

롯데 신동빈 회장의 역설로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 전략의 목적은 채널간의 경계가 사라진 소비 경험을 가진 고객들에게 어떻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전달할 것인가이다. 

최근 영향력을 잃어가던 오프라인 매장의 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옴니채널’ 전략이 중요한 역할로 부상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수령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필요한 쿠폰을 제공받는 서비스가 바로 그 것. 이로 인해 향후 소비자에게는 개인 맞춤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에게는 다양한 소셜미디어 각각의 특색에 맞춰진 브랜드 메시지 조각이 통합된 메시지로 합체되는 트랜스 미디어 형태로 발전된 전망이다. 

또한 온라인에서 입지를 다진 기업들의 오프라인 진출(O2O)가 성공리에 안착되고 있어 ‘스타일난다’, ‘난닝구’같은 기업들이 제도권 패션계로 등장하며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도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6. 놈코어(Normcore) 트렌드 : 평범함 속의 특별함 



2014년 최대 패션 스타일 트렌드로 표준을 의미하는 ‘normal'과 핵심을 의미하는 ’core'의 합성어, ‘놈코어’(Normcore)’가 떠올랐다. ‘놈코어’ 스타일은 실용성에 기반을 두고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일상적인 패션으로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의 패션처럼 1990년대 대량생산된 아이템들이 해당된다. 

스트리트 패션을 비롯해 이러한 전반적인 ‘캐주얼 라이징’ 트렌드는 하이엔드 디자이너의 런웨이에서도 스니커즈와 슬리퍼가 자주 보여지게 하고 국내 스니커즈와 스냅백 매출 증가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5년간 패션계에서는 스포티즘이 주요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운동화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해 2013년 2조원에 다다랐고 이는 전체 스포츠용품 시장의 30~40% 차지한다. 이제 더 이상 회사에서는 구두를 반드시 신을 필요가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캐주얼한 스니커즈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7. 모바일 최적화 : 이제는 모바일이 필수다



이제 모든 마케팅 활동이나 커머스의 무대는 모바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 쇼핑시장 규모는 지난 1년간 100%가 넘는 폭발적인 고성장을 보여주며 약 1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소비자 리서치 회사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20~50대 여성의 모바일 쇼핑 경험률은 5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스마트 기기 대중화, SNS 사용량 증가, 모바일 전자화폐(페이팔, 알리페이)가 간편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최근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미지 중심의 소셜네트워크가 인기를 끌면서 블로그, 페이스북 등과 함께 디지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고객 데이터 수집이 용이하고 파급효과가 크며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작용한다. 

이러한 빠른 소통 및 결재 채널 변화로 패션업계에서도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채널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위치기반 서비스나 QR코드 같은 IT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은 이미 많이 사용되면서 점점 더 그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8. 패션 + a : 패션을 넘어선 그 무엇 


2014년, 콜라보레이션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문화, 예술,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계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패션업계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패션 이상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종전의 단순한 컨텐츠의 공유에서 진화해 최근에는 고객과 공동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콘텐츠화하는 형태로 다양해지고 있는데 캠핑스쿨이나 인문학콘서트 등이 바로 그 것. 

또한 제일모직이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노나곤’을 런칭하면서 본격적인 패션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 이뤄지고 있는데 LVMH가 YG엔터테인먼트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넘어 패션, 뷰티 분야까지도 중국 시장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제는 콜라보레이션이 아닌 것이 없을 만큼 흔해진 지금, 패션기업은 고객에게 패션 그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게 됐다. 

9. 차이나 머니 : 글로벌 협업의 시작 



중국 기업들이 세계 인수, 합볍(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최근 한류의 인기는 중국기업이 국내 패션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 더욱이 중국 정부는 대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 및 기술력 화보를 위해 해외 기업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인수합병에 주로 사용되는 사모펀드의 유입이 늘고 있으나 아직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2014년 10월, 국내 유아용품 1세대 기업인 ‘아가방컴퍼니’가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되면서 국내 패션업계는 일견 충격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2~2013년에는 중국에 인수된 서양네트웍스, 아비스타, 더신화 등 패션기업들의 사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11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실질적으로 체결되면서 향후 중국자본의 국내 유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자본력 + 한국의 브랜드력’을 결합한 바람직한 성공사례를 통해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10. 디지털패션테크(Digital fashion Tech) : 패션, 디지털 기술로 미래와 접속해라 



패션업계와 IT 산업간의 활발한 협업은 중요한 이슈로 패션업계에서는 빅데이터, 3D프린터, 웨어러블 등 3가지를 주요 반영 기술로 볼 수 있다. IT 강국인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국내 패션 업계는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의 변화를 능동적으로 도입해 패션산업의 고도화를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해 패션업계가 빅데이터에 주목한 데는 기존 경영자의 직관력과 해외컬렉션 트렌드 정보에만 의지하기엔 시장 환경이 너무 복잡해졌으며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 

이는 오히려 비즈니스의 근간인 소비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의 변화를 예고하는데 다양한 소비자의 목소리나 행동양식을 발달된 센서와 데이터로 축적해 기존 고객 관계 관리(CRM)을 넘어서 판매 원인을 규명하고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빅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확한 소비 경향을 파악해 개개인에 맞춘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3D 프린터’는 오랫동안의 소재 개발의 제약에서 벗어나 서서히 액세서리나 구두, 가방 등과 같은 패션소품을 만드는데 활용되며 패션업체의 업무 프로세스까지 변화시킬 것으로 판단돼 이 기술이 미칠 영향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시계 전쟁으로 촉발된 ‘웨어러블’은 폴로와 타미힐피커에서 관련 제품이 출시되고 제일모직 ‘스마트 수트 2.0’과 롯데백화점 파슨스, 아이리버와 함께 개발해 출시한 ‘아발란체’ 출시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국내 패션기업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바이다. 


패션엔 이형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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