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12-03 |
코엑스몰 vs. 롯데월드몰, 강남상권 두고 맞대결
10분 거리에 거대 쇼핑타운 잇따라 개장, '강남의 주인'은 누가될까?
<사진=27일 재개장한 삼성동 코엑스몰(좌)과 10월 말 오픈한 잠실 롯데월드몰(우) 내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이 지난 11월 27일 1년 8개월만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10월 개장한 잠실 롯데월드몰과 강남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자동차로 10분, 지하철로 3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이들 두 쇼핑몰은 쇼핑몰+백화점+호텔+영화관+대형 아쿠아리움 등 유사시설을 갖추고 비슷한 시기에 오픈했다. 이들 쇼핑몰이 목표로 잡고 있는 하루 이용객은 30만명, 기대하는 연 매출은 2조원에 육박한다.
삼성동 코엑스몰, 컬처 플랫폼으로 2535세대 공략…
고급화 전략 주목
코엑스몰은 14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27일 재개장했다. ‘컬처 플랫폼’을 슬로건으로 문화, 쇼핑 관광, 비즈니스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했다. 기존의 낡은 시설을 보수하고 5개 플라자로 섹션을 구분해 복잡했던 동선을 재정비했으며, 인근의 현대백화점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파르나스몰을 하나로 연결해 넓고 쾌적한 느낌을 강조했다. 전체면적은 19만㎡, 축구장 23개를 합친 크기로 단일층 기준 세계 최대면적을 자랑한다.
코엑스몰은 2535세대를 타겟으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센트럴, 라이브, 밀레니엄 아셈, 도심공항 등 5개 플라자를 중심으로 그에 맞는 MD가 조성했다. 해외 라이프스타일 숍부터 국내 편집숍,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매장을 유치했으며, F&B 역시 기존의 프렌차이즈 매장보다는 곳곳에 숨은 맛집을 발굴해 몰링의 질을 높였다.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SPA 브랜드와 편집숍, 컨셉스토어,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등이 주를 이룬 가운데, 10대들이 선호하는 영 패션 브랜드보다는 ‘라움’ ‘베르사체 진’ ‘러브모스키노’ ‘아르마니 진’ ‘럭키슈에뜨’ ‘존화이트’ 등 중고가 브랜드와 컨셉스토어를 중심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테헤란로에 위치한 만큼 오피스족들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라홈’ ‘베르사체 진’ ‘바인드’ ‘MCM 랩’ ‘브룩스브라더스 레드플리스’ ‘버버리 뷰티박스’ 등 코엑스몰을 통해 처음 소개되는 매장들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홈 데코 브랜드 자라 홈은 오픈 첫날부터 매장을 찾은 여성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편집숍 ‘에이랜드’는 최대규모로 이목을 끌었다. 에이랜드’는 2000㎡(약 600평) 규모로, 코엑스몰 입점 브랜드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했다. A,B,C 구역으로 구분해 A구역은 여성복과 아동, B구역은 유니섹스, 잡화, 리빙, C구역은 남성복, 액세서리로 구분해 동선을 체계화했다. 상권의 특성에 맞게 아동과 리빙 존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코엑스몰은 ‘컬처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곳곳에 문화요소를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중심층인 지하 1층이 패션, 라이프스타일숍, F&B를 통해 2535 오피스족들을 위한 쇼핑공간으로 구성됐다면, 라이브 플라자와 연결되는 지하 2층은 가족단위의 쇼핑객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위치한 문화공간에서는 매일 3회 공연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건담베이스와 SNS 인기 캐릭터를 모은 ‘카카오프렌즈 팝업 스토어’도 패밀리 쇼핑객의 핫 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섹션의 구분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점, 넓은 공간에 비해 안내시설이 부족한 점 등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코엑스몰에는 위치 표지판과 안내데스크가 적어 길을 헤매는 시민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해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표지판도 드물어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이에 대해 코엑스몰측은 향후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월드몰과 비교해서는 주차시설 부분에서 단연 우위를 지닌다. 롯데월드몰이 사전 주차 예약제와 전면 유료화 등으로 인해 주차장 이용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에 반해, 코엑스몰 주차장은 재개장과 동시에 만차가 될 만큼 이용율이 높았다. 주차요금 역시 코엑스몰이 2800원, 롯데월드몰이 6000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두 쇼핑몰에서 영화 한편을 보고 4시간을 주차할 경우 코엑스몰은 할인혜택이 적용돼 4800만 내면 되지만, 롯데월드몰은 할증이 적용돼 2만7000원을 내야 한다.
잠실 롯데월드몰, ‘최대·최고·최초’… 국내 최대 유통기업 노하우 총동원
코엑스몰보다 한달 앞서 오픈한 제2롯데월드몰 역시 코엑스몰과 유사한 컨셉의 쇼핑테인먼트 몰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호텔, 아쿠아리움 등 편의시설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맞닿아있는 강남 최대의 쇼핑타운으로, 국내 최대 유통 기업답게 최대, 최고, 최초의 MD 구성을 자랑한다.
초고층 타워를 제외한 연면적은 42만8934㎡(약 12만9753평)으로 코엑스몰보다 2.5배 더 넓다. 단일층을 내세운 코엑스몰과 달리 지산 11개, 지하 6개 층으로 구성됐으며, 입점 브랜드도 914개(면세점, 에비뉴엘, 쇼핑몰 중복 포함)로 300여개인 코엑스몰보다 3배 많다. ‘유니클로’ ‘자라’ ‘H&M’ ‘에잇세컨즈’ ‘홀리스터’ ‘탑텐’ ‘조프레시’ 등 SPA 브랜드를 중심으로 편집숍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F&B를 빼곡히 조성했다.
롯데월드몰은 ‘코스’ ‘H&M홈’ ‘아우어 패션’ ‘슬로우웍’ 등 국내 미 도입 브랜드 50여 개를 유치해 개장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패션기업들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TBJ 플레이’ ‘범퍼 바이 흄’ ‘멘큐 바이 지이크’ ‘큐브90 커스텀멜로우’ ‘#OOTD’ ‘라이브 24 비비안’ 등 기존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한 매장을 대거 구성한 점도 차별화된 MD로 주목 받았다.
롯데월드몰은 개장 이후 한 달간 360만명, 하루 평균 11만명 정도의 고객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몰이 들어선 잠실은 내국인과 해외 관광객이 밀집되는 지역으로, 업계는 2016년 롯데타워가 완공될 경우 연간 유동인구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러버덕 프로젝트’로 개장 초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석촌호수에 띄운 대형 러버덕은 롯데월드몰의 안전불안증을 불식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롯데월드몰으로 연결되는 길목에는 뽀로로와 친구들의 대형 모형을 설치해 어린이와 가족단위 고객들의 환심을 샀다.
그러나 안전상의 문제로 개장이 5개월이나 지연된데다, 개장 이후에도 안전성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특히 주차문제는 롯데월드몰의 최약점로 지적된다. 사전예약제와 구매여부와 상관없이 일괄 적용되는 유료주차제, 3시간이 지나면 붙는 할증제 등은 장시간 몰링을 즐기려는 고객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안전, 교통체증 등으로 문제를 고려해 서울시의 권고로 책정된 사안인 만큼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달 간격으로 코엑스몰이 재 개장하면서 두 쇼핑몰 간의 경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지만, 정작 롯데 측은 걱정할 것 없다는 반응이다. 쇼핑에 남다른 경쟁력을 갖춘 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 오히려 두 쇼핑몰이 강남상권을 더욱 굳건히 조성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