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11-20 |
신성장 동력인가! 무모한 승부수인가! 패션기업의 딜레마
신원 식음료 사업성 재검토, 형지 바우하우스 매각 추진 등 패션기업 신사업 구조적 한계
패션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진출했던 신 사업 전략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이던 패션전문기업들이 최근 신 사업 확장 계획을 미루거나 전략수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위해 승부수를 던졌던 패션기업들이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신원은 지난해 40주년을 맞아 식음료 사업의 진출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를 보류하고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신원은 식음료 시장에 진출해 신 성장 동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기존의 해외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6년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최근 들어 수정됐다. 당분간 신 사업을 보류하고, 대신 기존의 패션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 중국에 진출한 지이크 지이크파렌하이트 비키 등의 볼륨을 확대하고, 나머지 미 진출 패션 브랜드를 중국시장에 진출시키는 것을 우선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원 관계자는 “식음료 사업 계획을 철수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신 사업의 시기를 늦추고, 전문분야인 패션사업에 집중해 중국시장 공략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는 유통사업 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잇따른 브랜드 인수로 인수합병(M&A)의 큰손으로 부상한 형지는 지난해 4월 예신그룹으로부터 매입한 패션 아울렛 바우하우스의 매각에 돌입했다. 부채비율을 낮추면서도 유통업에 충실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한 것. 형지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2.72%에 달한다. 2012년 말 158.02%에서 1년 만에 부채비율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형지는 최근 바우하우스를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인 코크렙해피CR리츠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 매수자인 코크렙해피CR리츠가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영업인가가 반려되면서 일차 매각이 무산된 것. 승인 불인가 사유는 코크렙해피CR리츠의 최대주주가 실질적으로 형지이기 때문에 매각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매수자인 코크렙해피CR리츠의 주주들이 매도자인 형지의 계열사와 관계자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인 만큼 형지의 지분이 일정부분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리츠의 운영과 매각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국토교통부의 입장이다.
형지는 이번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바우하우스의 확장에 투자할 목적이었다. 실제로 장안동에 이어 부산에 바우하우스 2호점을 착공했으며, 인천 송도에도 신규 몰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매각이 무산되면서 매각을 재 추진하거나 매각 자체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신 성장 동력을 향한 패션업계의 공격행보에 제동이 걸린 이유는 경기불황과 사업 준비 미흡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정체에 따라 관련기업들이 신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자리를 잡을 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신 사업은 패션사업과는 엄연히 다른 분야이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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