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11-03 |
롯데월드몰, 국내 최대·최다·최초 MD구성... 익숙한 듯 낯선 매장 눈길
더 톰보이, TBJ 플레이,범퍼 바이 흄 등 리테일 비즈니스로 새로운 가능성 시험
롯데월드몰은 리테일 비즈니스 시험장?
30일 롯데월드몰의 저층부가 전면 개장했다. 지난 14일부터 애비뉴엘, 시네마, 쇼핑몰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한 롯데월드몰은 30일 「H&M」 「코스」 「홀리스터」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개장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에비뉴엘에 입점될 몇몇 브랜드가 아직 공사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쇼핑몰의 오픈이 완료됨에 따라 점차 안정세를 갖춰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몰은 국내 최대, 최다, 최초의 MD 구성으로 개장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코스」 「H&M 홈」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1호점을 유치하는 한편, 국내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느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SPA 브랜드를 중심으로 동선이 짜여진 롯데월드몰, 자세히 둘러보면 익숙한 듯 낯선(?) 간판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TBJ PLAY’, ‘BUMPER by HUM’, ‘MENQUE by SIEG’, ‘CUBE 90 custumemellow’ 등 기존의 브랜드를 변형한 듯한 이 매장들은, 이름처럼 기존 브랜드에 ‘플러스 알파’를 추가한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롯데월드몰 입점에 앞서 기존의 단독 브랜드 매장이 아닌 ‘스토어’를 강조한 복합 편집숍을 비즈니스 모델로 채택했다. 컨셉과 타겟이 유사한 자사 브랜드를 복합 구성하고, 이에 어울리는 잡화,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추가해 컨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들 매장은 백화점과 대리점 등 기존의 유통채널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새로운 컨텐츠와 인테리어로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편집형 매장은 복종과 장르를 불문하고 패션마켓 전반에서 발견된다. 여성복에서는 시선인터내셔널의 ‘인터뷰(INTERVIEW)’, 신세계톰보이의 ‘더 톰보이(THE TOMBOY)’, 위비스의 ‘지스바이 컨셉(ZISbuy concept)’, 케이브랜즈의 ‘OOTD’, 보끄레머천다이징 ‘팝 코인코즈’ 등이 눈에 띈다. ‘인터뷰’는 시선인터내셔널의 여성복 「커밍스텝」과 「르윗」을 중심으로 패션과 아트, 라이프스타일을 총 망라한 편집숍을 선보였으며, ‘더 톰보이’는 여성복 「톰보이」, 남성복 「코모도스퀘어」, 아동복 「톰키드」를 복합 구성한 ‘톰보이 메가숍’을 지향했다. 자사 여성복 「바닐라비」에 잡화라인을 추가한 ‘OOTD’는 ‘Outfit of the day’를 뜻하는 매장명처럼, 트렌디한 아이템을 ‘오늘의 코디’로 제안하고 있다.
‘지스바이 컨셉’은 「지스바이」를 중심으로 가방, 슈즈, 주얼리 등을 복합 구성하는 한편 매장 한 켠에 카페를 마련해 오감을 자극하는 라이프스타일숍으로 구성됐다. 자매 브랜드인 「컬처콜」도 편집숍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간판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패션 제품에 잡화, 문구, 리빙 제품을 추가 구성해 신선도를 높였다.
캐주얼에서는 엠케이트렌드가 ‘TBJ PLAY’를, YK038가 ‘범퍼 바이 흄(BUMPER by HUM)’으로 리테일 비즈니스에 도전했다. ‘TBJ PLAY’는 자사 캐주얼 브랜드 「TBJ」와 잡화 브랜드 「BAK」을 복합 구성한 매장으로 캐주얼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범퍼 바이 흄’은 「흄」의 프리미엄 라인인 ‘범퍼’를 네이밍으로 내세워 주력라인을 강조했다. 캐주얼 「흄」과 여성복 「YK038」을 비롯,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복합 구성됐다. 지오다노는 「지오다노」와 「컨셉원」, 수입 바잉 아이템을 복합 구성한 ‘지오다노 컨셉’을 오픈했으며, 「코네즈컴바인」은 자사 브랜드를 모두 모은 토탈 컨셉 스토어를 선보였다.
월드패션은 편집숍 ‘TK 타케오키쿠치(TAKEO KIKUCHI)’를 런칭했다. 「타케오키쿠치」 「티케이 「더샵 티케이믹스파이스」 「보이콧」 「오조크」 「AG 바이 아쿠아걸」 등 일본 월드사의 남녀 패션 브랜드가 복합 구성된 매장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중저가 데일리 캐주얼을 제안한다.
남성복으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CUBE 90’를 런칭했다. 「커스텀멜로우」와 여성라인 ‘젠티’를 선보이는 이 매장은 의류를 비롯 도서, 음악 등의 카테고리를 비중 있게 구성해 브랜드의 컨셉을 강조할 수 있는 아이코닉한 공간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신원은 ‘멘큐(MENQ)’로 편집형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Men Discovers Quality’, ‘Men Discovers Qualified Value’를 모토로 하는 ‘멘큐’는 자사 브랜드 「지이크」 「아이코닉7」을 중심으로 남성 토털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지향한다.
잡화로는 보끄레머천다이징이 ‘모스트 바이 라빠레뜨(MOST by lapalette)’를 선보였다. 「라빠레뜨」의 프리미엄 라인인 ‘모스트 바이 라빠레뜨’의 첫 단독매장으로, 디자이너 조이 그라이슨의 「GRYSON」과 「TRIBECA」, 커스텀 주얼리 브랜드 「SALUT DE MIEL」, 스페인 신발 브랜드 「EVA VS. MARIA」 등을 복합 구성했다. 「사만사타바사」도 세컨드 브랜드를 함께 구성한 토탈 핸드백 매장 ‘사만사 앤 갤러리’를 열었다.
이너웨어로는 남영비비안이 이너웨어와 바디용품, 향초 등을 구성한 라이프스타일 매장 ‘라이브 24 비비안(live 24 비비안)’을, 아동복으로는 이랜드그룹이 자체 브랜드를 구성한 편집매장 ‘키즈덤(KIZDOM)’을 선보였다.
패션기업들이 롯데월드몰을 리테일 비즈니스의 시험대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이유는 집객력이다. 롯데월드몰은 내국인과 해외 관광객이 밀집되는 지역으로, 2016년 롯데타워가 완공될 경우 연간 유동인구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브랜드 홍보는 물론 새로운 상품과 전략에 대한 반응을 다양한 소비층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마켓으로 선호되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당초 5월에 개장될 예정이었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오픈일이 지연되면서 논란을 빚어왔다. 입접 업체들은 금전적·정신적인 타격을 입었으며, 개장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성과 교통문제 등으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많은 패션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을 위해 의욕적인 도전에 나선 모습은 침체됐던 국내 패션업계에 모처럼만의 활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입점 업체들은 롯데월드몰에 이어 내달 리뉴얼 오픈하는 코엑스몰에도 공통된 숍 매뉴얼을 적용, 리테일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편집숍을 통해 리테일 비즈니스에 뛰어든 한 패션업체의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간판보다는 매장의 분위기와 상품의 퀄리티에 더욱 가치를 둔다. 유통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기존의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선 유연한 리테일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지속성장을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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