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10-23

[리뷰] The Kam 추억이 아른거리는 꿈결 같은 여정, 레이디 라이크 노스텔지아

커리어 우먼의 옷장 속에 필요한 아이템들로 가득 채워진 더 감(The Kam) 디자이너 감선주의 2015 봄/여름 컬렉션은 지친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 여성들의 영혼을 위로하듯 단백하고 서정적인 노스탤지어를 선보였다. 마치 외할머니를 만나고 돌아온 뒤 느끼는 따뜻함으로 리뷰를 써본다.




서울 패션위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던 지난 10월 중순 어느 날, 감선주 디자이너로부터 근사한 초대장을 받았다. 초대장을 뜯어보니 수채화 느낌의 맑은 얼룩이 일상에 지친 나의 마음을 움직였고 덕분에 이번 2015 봄/여름 더감 컬렉션의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저에게 2014년 상반기는 마음이 불편한 사건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평정심을 쫓아 저의 맘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어린 시절 엄마와 외할머니 댁으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녀는 일상의 전투에 나가는 지친 여성들에게 산들 바람의 나부낌과 엄마의 살결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외할머니 댁의 정겨움을 통해 여성들의 일상에 작은 쉼표를 선사하려했고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그러한 시도는 시의적절 했고 또한 성공적이었다.



하늘하늘 피어나는 풀 스커트의 움직임과 부드럽고 섬세한 소재들에 수놓은 포도 잎사귀 장식의 투명한 블라우스는 여성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아스라함으로 느껴졌다. 또한 온화하고 부드러운 핀턱 스트라이프 화이트 블라우스에 작은 패턴의 청화백자가 프린트된 비대칭 단 처리의 서정적인 드레스와 러플 칼라로 장식되었지만 요란하지 않은 20년대 실루엣의 드레스는 한국식 모던 포크로어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아련함과 따뜻함이 가득 차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컬렉션장은 여린 봄으로 물들었다.



숏 팬츠가 숨어있는 투명한 소재의 스커트, 클린한 스웨트 셔츠, 미니멀한 간절기용 모터 재킷은 시크하면서 실용적이었다. 특히 드롭 숄더 블라우스, 스파게티 스트링 서머 드레스는 한여름의 상쾌한 바람을 만난 듯 경쾌했으며, 함께 매치된 나무 느낌의 펌프스는 모던하면서 동시에 따스했다. 또한 더감의 시그니처인 작은 단추들은 이번 시즌 금속과 검정 싸개 단추로 처리되어 모던한 느낌을 배가시켰다.


담백한 텍스추어의 면 레이스, 끈적끈적한 여름에 시원한 감촉을 선물하는 린넨, 인견 등과 함께 가벼운 실크 오간자의 사용은 봄에 맞는 투명하게 비치는 맑고 상쾌한 컬렉션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할머니 집에 놓여있던 청화 백자는 작은 프린트로 변신하여 모던하면서도 정겨웠으며 곳곳에 더해진 투명한 소재들은 청량감을 더했다.


물을 가득 머금은 수채화 팔레트 컬러를 연상시키는 촉촉한 스킨 컬러, 정확하지 않은 먹색, 명확하지 않은 화이트, 추억을 되새기는 청색으로 세련되면서도 차갑지 않게 부드럽고 온화하게 전개되었다.




그녀의 런웨이를 걷는 튜닉풍의 루즈 실루엣은 편안하고 시크했다. 한복의 깃을 재해석한 드레이퍼리 느낌의 블라우스를 입은 진솔하고 지적이며 동시에 우아한 여성들이 만드는 공간은 따스했으며 20년대에 영감을 받은 실루엣들은 몸과 옷의 관계를 설정함에 있어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녀의 두 번째 컬렉션은 부드럽고 따스하고 우아했으며 동시에 그녀의 패션 철학을 보여주는 흔들림 없는 단단한 컬렉션이었다. 더감의 디자이너 감선주는 이 시대의 여성이 원하는 옷을 아는 흔치 않은 디자이너 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우리는 많은 실루엣과 유산을 선물 받았다. 동시에 디자이너들은 그것을 조합하고 재배치하여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책임 또한 부여받았다. 과거와 현대를 이어 미래를 만들어 갈 몇 안 되는 젊은 디자이너 중 한 사람으로 감히 감선주 디자이너를 추천한다. 더감이라는 브랜드명은 감선주의 감과 영어식 발음 캄(come)이 의미하는 ‘오다’와 ‘고요함(calm)’의라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벌써 천천히 다가와서 조용히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로 다음 컬렉션이 기대된다.












글 이주영 편집위원/ 동덕여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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