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4-10-21

[SFW 리뷰] 15 S/S 서울패션위크, 남성 컬렉션 (2) – 김서룡, 레주렉션, 리디, 87MM 등

최정상급 디자이너부터 신진 디자이너까지 16개 무대 열려… 국내 남성복의 신구세대가 한자리에




2015 S/S 서울패션위크가 17일 동대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특히 남성복 컬렉션 둘째날이자 토요일인 18일은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총 16개 쇼가 진행돼 장사진을 이뤘다. 김서룡, 장광효, 홍승완, 이주영 등 최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부터 신재희, 최철용, 리디 등 컨템포러리 남성복 디자이너, 톱 모델에서 디자이너로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에 공식 데뷔한 김원중, 박지운까지 남성복의 신구세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감성대로 정통 클래식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다양한 남성복의 세계를 선보였다. 스포티즘과 놈코어 등 현재를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적인 요소가 공통적으로 발견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재희 신 • Jehee Sheen



신재희 디자이너는 인간과 자연, 디지털 기술의 결합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조화에 대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이번 시즌 그는 미니멀하면서도 클린한 스포티즘을 지향했다. 노 칼라의 심플한 재킷과 점퍼 등 디자인과 디테일을 최소화해 미니멀을 극대화 했으며, 스타디움 점퍼에서는 힘있도 단단한 소재를 활용해 남성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윈도우 페인 체크와 도트, 그래픽 패턴 디테일을 포인트로 활용해 단조로운 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87MM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를 통해 디자이너로 공식 데뷔한 모델 김원중, 박지원의 87MM는 이번 시즌 가장 화제를 모은 컬렉션 중 하나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투명 돔에 마련된 런웨이(S3)는 이들의 컬렉션을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87MM는 웨어러블 아이템을 중심으로 같은 옷을 입어도 그날의 감정과 상태, 날씨에 따라 새롭게 보이는 룩에 대해 이야기했다. 깊게 판 브이네크 라인 니트와 서울, 87mm, 숫자를 레터링한 스웨트 셔츠, 루즈한 핀 스트라이프 패턴 트렌치 코트는 각각 블랙과, 아이보리, 블루, 레드 등의 컬러로 등장했다. 핑크 패턴 셔츠를 접어 넣은 투명 클러치, 셔츠 한가운데 포켓을 만들어 타이를 집어 넣은 디테일 등은 87MM만의 유쾌한 감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슬리퍼를 슈즈로 채택해 자유분방하고 무심한 놈코어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톱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라도 신진 디자이너로서 재기 발랄함이 가득했던 무대.

 

 

레이 LEIGH



디자이너 이상현은 늘 그렇듯 클래식과 모던을 적절히 오가며 테일러링 감각을 발휘했다. 바이어스 테이핑 디테일의 블랙 & 화이트 재킷과 팬츠로 시작한 2015 S/S 컬렉션은 모노톤의 블루종과 톱, 레더 라이더 재킷 등 베이직한 아이템이 연이어 등장했다. 또 세일러 칼라의 톱과 와이드 팬츠, 그물을 형상화한 패턴과 버티컬 스트라이프, 루즈한 핏의 스트링 팬츠 등으로 은근하면서 정제된 세일러 룩을 선보였다.

 

 

카루소 CARUSO



디자이너 장광효는 어린 시절, 나른한 여름 날의 풍경에서 느낀 잔상과 영혼의 울림으로 여행을 떠났다. 마치 책가방을 바짝 올려 멘 것 같은 어깨와 소매의 디테일이나 곤충 모티브의 부토니에, 아버지의 옷을 몰래 꺼내 입은 것처럼 어깨 선이 내려 온 오버사이즈 재킷은 동심으로의 여행을 표현하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린넨이나 시어한 실크 등 내추럴한 소재와 실루엣의 의상들은 아이보리, 옐로, 핑크, 에메랄드 등 화사한 파스텔 톤의 컬러와 더해져 따스한 레트로 무드의 룩을 완성했다.

 

 

씨와이초이 Cy Choi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 ‘Paradise’를 컨셉으로 한 최철용의 컬렉션은 최철용 디자이너 특유의 절제된 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루엣과 디테일에 미묘한 변화를 줬다. 밴츠와 소매 등에 활용한 지퍼 디테일과, 어깨와 슈즈에 장식한 골드 스터드는 모노톤의 컬렉션에 임팩트를 더했다.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베리에이션 룩을 다른 분위기의 2명의 모델이 동시에 입고 등장한 것도 씨와이초이 다운 연출이었다.

 

 

레주렉션 RESURRECTION




이주영 디자이너는 하이테크 패브릭을 활용해 기능적인 캐주얼 웨어와 심플하고 클린한 테일러링 수트를 아티스틱하게 풀어냈다. 톤 다운된 퍼플 그레이, 브라운, 블랙 등의 컬러가 두드러졌으며, 네오프렌과 메시, 얇게 비치는 시스루 소재를 가벼운 느낌의 레더 팬츠나 스커트와 함께 매치해 캐주얼과 머스큘린 무드를 적절히 조화했다. 여기에 그녀의 시그니처인 락 시크 무드의 프린트와 디테일을 가미해 개성을 강조했다. 이번 컬렉션에는 가수 신성우와 배우 오연서가 모델로 등장해 모델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리디 RE.D



강동준과 이병대의 리디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안내 표지판에서 영감을 얻은 쇼를 선보였다.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힙합 음악이 라이브로 디제잉되는 가운데, 블랙, 레드, 옐로우 등 표지판을 모티브로 한 스트리트 룩이 런웨이를 장식했다. 모델들은 직접 캠코더 카메라를 들고 관객들을 촬영하며 쇼를 기록하거나 춤을 추는 퍼포먼스로 관객들과 호흡을 맞췄다. 사파리 스타일의 롱 점퍼와 후드 베스트, 스웨트 셔츠, 맥시 드레스 등 힙합퍼들의 감성이 담겨있는 아이템이 주를 이뤘다. 피날레에는 가수 정기고가 등장해 모델, 관객과 함께 하는 흥겨운 공연을 펼치며 막을 내렸다.

 

 

김서룡 kimseoryong



클래식하면서도 위트 있는 남성복을 선보이는 김서룡. 특히 패션 에디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디자이너라는 명성답게 쇼장에는 그의 쇼를 보기 위해 찾아온 프레스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시즌 그년 모던한 패브릭에 레트로 풍의 테일러링을 더한 수트와 셔츠 스타일을 선보였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오버사이즈의 코트와 와이드 팬츠, 몸에 꼭 맞는 브이넥 니트와 패턴 프린트 팬츠, 내추럴한 린넨으로 만든 리조트 풍의 와이드 팬츠, 아이보리와 블랙 컬러의 핀 스트라이프 수트는 시대와 상관없이 멋을 아는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패션 아이템이 아닐까?

 

 

서리얼 벗 나이스 • SURREAL BUT NICE



서리엇 벗 나이스의 디자이너 이수형과 이은경은 이번 시즌 페루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다양한 기법의 콜라주 작업을 프린팅 기술로 승화시켜, 원단과 컬러 등에 재해석했다. 테일러드 수트와 같은 모던한 아이템에 레드, 옐로우, 그린 등 비비드한 컬러를 더하거나 캉캉 스커트에 프린지 디테일을 사용해 에스닉적인 요소를 컨템포러리하게 풀어냈다. 만화 캐릭터에서 볼 법한 아이콘 들이 재킷, , 팬츠 등에 활용돼 에스닉한 분위기와 조화를 이뤘으며, 화려한 색감과 위트 있는 디자인의 타투와 태슬 디테일 이어링은 색다른 에스닉 스타일을 위한 액세서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로리엣 ROLIAT



홍승완 디자이너는 ‘BOUDOIR(부두와르, 침실)’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마치 로브를 꺼내 입은 것 같은 오버사이즈 재킷과 와이드 스트링 팬츠는 코튼이나 보드라운 패브릭으로 더없이 편안해 보였으며, 잠옷을 재해석한 듯한 파스텔 컬러의 버티컬 스트라이프는 밝고 경쾌한 컬렉션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치 집에 있다가 잠시 외출한 것 처럼 로브 위에 재킷을 걸치거나 풍성한 니트를 레이어링한 스타일링은 홍승완 특유의 위트가 느껴지는 부분이이었다.

 

 

제이쿠 J KOO




구연주, 최진우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클래식 테니스 룩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화이트 컬러와 피케 셔츠, 아래로 넓게 퍼지는 플레어 실루엣, 다양하게 변주한 플리츠 스커트 등 고전적인 테니스 룩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과 실루엣 등이 반영됐다. 여기에 테니스 코트를 연상케 하는 컬러 블록 디테일 미니 드레스와 남성 수트 등으로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더했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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