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9-30 |
영원한 앙팡 테리블 장 폴 고티에의 그랜드 피날레!
영원한 패션계의 앙팡 테리블 장 폴 고티에의 마지막 레디투웨어 컬렉션에서는 사치를 아끼지 않는 역대 최고의 화려함을 과시해 회고전을 넘어선 헌정 피날레 쇼였다.
지난 토요일 밤 저녁, 미스 프랑스 2009는 반짝이는 골드 봉투를 개봉해 가상의 2015 미스 장 폴 고티에 우승자로 코코 로샤를 호명하자 코코 로샤는 기쁨으로 잠시 기절을 하다. 다시 일어난 코코 로샤는 왕관을 썼고 동시에 금색 종이가 천장으로 부터 쏟아져 내렸고 확성기에서는 "아이 원트 유어 러브"라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반원형 무대에서 모델들이 디스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가운데 우뢰와 같은 박수 갈채 속에 공식 주인공인 장 폴 고티에가 무대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번 패션쇼는 고티에의 마지막 레디투웨어 컬렉션으로 30년전 시작 때보다 무엇인가 즐거운 결말이었다.
모델들은 오프닝 무대에서 장 폴 고티에의 시그니터 룩인 마리너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프린스의 '1999'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쳤다. 저널리스트 알렉스 테일러와 스페인 배우 로지 드 팔마의 나레이션으로 미인 대회로 개최된 패션쇼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니었다. 비록 클래식한 고티에의 시그너처 룩이 스며있었지만 테일러드 실루엣, 원추형 가슴의 누드 코르셋 드레스, 프로 레슬링인 '루차 리브레' 파이팅 유니폼 등 이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회고전이 아닌 헌정 패션쇼였다. 항상 자신의 작품에 유머를 집어 넣기 좋아했던 고티에는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 이태리판 보그 편집장 프랑카 소자니, 프랑스판 <보그> 편집장 엠마누얼 알트를 표현하기 위해 비슷한 모델들을 캐스팅했고 가발로 마무리했다.
장 폴 고티에는 쿠튀르와 뷰티 그리고 스페설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중단한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상업적인 제약"이라고만 언급했다. 올해 갑자기 레디투웨어 컬렉션을 중단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이유는 아마도 자신이 일을 시작한 80년대 초반과 달리 급속하게 변화하는 요즘 패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80년대 중반과 90년대에 패션계를 지배하며 앙팡테리블로 불렸다. 당시 그는 남자를 위한 스커트 팬츠와 유니섹스 룩, 종교적인 의상과 마돈나를 유명하게 만든 원뿔형 코르셋 까지 매 시즌 경계를 넘나들면서 창조적인 패션 천재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후 15년 사이에 세계 패션은 커머셜한 기업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환경에서 패션 디자이너의 임무는 바뀌었고, 장 폴 고티에의 한때 선구자적인 비전은 현재 패션 환경과는 맞지 않았다. 마치 그는 과거 시대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 처럼 보인다. 그가 쿠튀르를 통해 다시 자신의 진정한 천직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레디투웨어 컬렉션은 중단했지만 쿠튀르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여전히 앙팡테리블의 레전드는 현재진행형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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