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9-30 |
꼼 데 가르송, 핏빛 올 레드 패션으로 요즘 패션의 기계화 지적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메시지가 사라진 요즘 패션을 지적한 꼼 데 가르송 컬렉션은 기계화되어가는 요즘 패션 시스템에 대한 코멘터리였다.
2015 봄/여름 파리 패션위크에서 꼼 데 가르송은 실용적인 옷이나 혹은 상업적인 옷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무시한 이번 인터내셔널 패션 위크에서 가장 창조적인 패션쇼 무대를 선보여 상업적으로 변한 요즘 패션에 의미있는 반전을 선물했다.
용광로에서 뛰쳐 나온 듯한 22벌의 피를 연상시키는 선홍색 룩은 단연 압권이었다. 서로의 상단에 여러 소매를 덥은 플레어 코트와 3-D 뱀 같은 패턴이 몸을 감싸는 탑 위에 매치한 실크 레이온 스커트, 그리고 시폰 스트립 위에 입은 페전트 코트, 커다란 상승 작용을 하는 후드 등 패션 판타지의 끝장을 보여주는 충격과 감동의 무대였다. 어떻게 이런 패션이 가능할까? 옷 안 어딘가에 퍼즐이 있다고 추정할 때 거의 입을 수 없는, 다른 옷에 걸치는 옷이 과연 실용적일까? 혹은 현재 패션 시스템의 부담에 대한 가혹한 코멘터리일까?
오늘날 패션 쇼는 다음 시즌에 하나의 트렌드를 촉진하기 위한 완전한 커머셜 벤처를 위한 방법으로 변질했다. 결국 패션쇼 실행에 있어 창의력이 절대 부족하다. 아이디어가 중시되는 상상력이 풍성한 무대나 메시지가 분명했던 패션 판타지가 감동을 주던 시대는 이제 먼 기억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 꼼 데 가르송 컬렉션에서 관객들은 패션의 경이로움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사실에 충격과 감동이 교차했을 듯 하다.
특히 패션이 개인을 어떻게 가두는지에 대한 센스도 돋보였다. 한 모델은 실제로 입기엔 너무 뻣뻣한 하이 웨이스트 팬츠를 입고 콘크리트 무대를 따라 절뚝거리며 워킹을 했다. 또다른 모델은 한손이 슬라이드 슬릿으로 언뜻 보이는 플라워 패턴의 A 라인 드레스에 완전히 뒤덥히기도 했다. 아마도 모델들의 기계적인 로봇 움직임은 요즘 패션이 얼마나 기계화되고 있는지를 지적하는 것 같았다.
쇼의 마지막에서는 조명이 모두 나가고 음악도 침묵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관객들른 앉아서 박수를 쳤다. 다음 시즌의 경이로움까지.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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