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뉴스 | 2014-09-04 |
루이비통-에르메스, 4년간의 '핸드백 전쟁' 종결
루이비통, 에르메스 지분 주주 분배 및 지분 매입 중단… 인수 가능성 무산
프랑스 명품 패션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이하 LVMH)와 에르메스가 4년에 걸친 법적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LVMH는 현재 보유한 에르메스의 지분 23.3%, 64억유로(약 8조684억원) 어치를 자사 주주들에게 분배하고 향후 5년간 이 회사 지분을 매입하지 않기로 에르메스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메스는 LVMH를 상대로 제기한 법적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양측의 법적 분쟁은 지난 2010년 10월 LVMH가 주식 스와프 등 복합 파생상품 거래 등을 통해 에르메스 지분 17.1%을 매입하면서 촉발됐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정상적인 투자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에르메스는 이를 향후 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적대적 매수 행위로 받아들였다.
에르메스는 2012년 9월 LVMH가 자사 주식 매입을 위해 내부자 거래 등 불법행위를 동원했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LVMH는 에르메스에 대해 명예훼손 및 무고혐의로 맞소송을 걸었다.
당시 에르메스 CEO였던 패트릭 토마는 LVMH를 ‘우리 정원에 난입한 침입자’라고 묘사하며 강한불쾌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LVMH의 에르메스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2010년 10월 이후 에르메스 주가는 40% 이상 오르며 시장에는 인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난해 프랑스 시장규제위원회(AMF)는 LVMH가 에르메스 주식을 매입하기 전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시장을 교란시켰다며 800만 유로(107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대표 두 회사의 법적 다툼을 ‘핸드백 전쟁’이라 부르며 갈등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두 회사가 4년여 만에 극적으로 합의를 하면서 LVMH의 에르메스 인수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LVMH는 지주회사인 '그룹 아르노'에만
에르메스 지분 8.5%를 남겨두고 나머지 지분을 오는 12월 20일 이전까지 자사 주주들에게 배분해야 한다. LVMH 주주들은 LVMH 주식 21주당 에르메스 주식 1주를 받게 된다.
두 업체의 합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3일 프랑스 증시에서 에르메스 주가는 3.43% 폭락했고 LVMH의 주가는 2.89% 올랐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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