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9-03 |
아가방앤컴퍼니, 중국 패션기업 랑시그룹에 팔렸다
국내 토종 패션기업, 중국 등 해외기업의 잇따른 먹잇감(?) 전락
오랜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국내 토종 패션기업들이 중국 등 해외 기업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1~2년전부터 중국자본의 M&A 표적이 되어온 국내 패션시장에 국내 굴지의 유아의류용품 전문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기업에 팔렸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 2일 최대주주인 김욱 회장의 보유주식 427만2000주(지분 17.3%)를 1주당 7500원에 라임패션코리아에 양도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수도 대금은 약 320억 원이며, 오는 12월4일 최종 양수도 계약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는 라임패션으로 변경된다.
1979년 국내 최초 유아의류용품 전문업체로 설립된 아가방컴퍼니는 1985년에는 미국에서 아가방상표를 등록했고, 1989년에는 아가방U.S.A.를 설립했다. 중국 진출은 1996년 중국에 연태아가방유한복지회사라는 해외 생산법인을 세우며 시작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아가방 외에도 디어베이비, 엘르, 에뜨와 등 영유아 맞춤형 의류와 용품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유아용품브랜드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 급감과 유아용품 시장 침체로 최근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은 2011년 95억 원에서 2012년 37억 원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도 39억 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당기순이익도 2011년 71억 원에서 2012년 20억 원으로 떨어진 후 2013년 25억 원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계속 악화되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54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며 매출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한 라임패션코리아는 중국 패션기업 랑시그룹이 2000년 중반에 한국에 설립한 의류 도소매 업체로 중국 모회사가 모국에서 전개할 내수 의류 브랜드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랑시그룹은 이미 10여년전부터 한국 브랜드 랑시를 기점으로 모조에스핀, 주크, 지고트 등 다수의 한국 브랜드를 최초로 중국시장에 전개하며 급성장한 패션그룹이다.
랑시그룹은 중국 내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유아동 시장 진출 일환으로 한국 유아의류 및 용품 1위 기업인 아가방앤컴퍼니를 적극 인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아가방앤컴퍼니가 1990년대부터 생산법인은 설립했지만, 지난해 11월에 중국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4월부터 매장을 전개하기 시작한 초기단계로 아가방앤컴퍼니의 중국 시장 성장 잠재력을 염두에 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중국기업의 한국 패션기업 M&A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그동안 한국 기업과 대리상 또는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한국 브랜드를 전개했던 방식에서 좀 더 진화해 국내 패션기업과 직접 접촉해 직접 투자 방식을 통하거나 지분을 사들이는 등 중국자본이 한국 패션시장을 서서히 점령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비스타(대표 김동근)도 중국 패션의류 수출기업인 디샹그룹에 최대지분 36.9%를 매각했으며 더신화의 「인터크루」도 중국 생산업체 안나실업에 매각했다. 세계적인 소비재 유통업체인 홍콩 리앤펑(Li&Fung)그룹도 국내 유아복 전문업체 서양네트웍스를 인수했다.
중국인들의 구매력과 소비수준 향상으로 자국내 뷰티, 패션산업이 폭발적 성장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한국 패션기업 자본 출자와 한국기업 인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의 막대한 시장을 유인책(誘引策)으로 내세워 일본, 유럽 등지의 해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으며 최근들어 한국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K-POP, 드라마, 패션, 음식, 영화, 예술까지 한국의 대외적 국가 브랜드 가치상승과 함께 한국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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