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8-07 |
아르마니가 패션 위크의 꽃인 마지막날 피날레 포기한 이유
올 9월 17일부터 6일간 열릴 2015 봄/여름 밀라노 패션 위크가 '쇼 케이스 이머징 탤런트'로 재구성되는 상황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피날레를 포기하고 자신에게 불편(?)한 날짜로 쇼 스케줄을 변경했다고 <패셔니스타>가 보도했다. 그 이유는?
사실 밀라노 패션 위크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세계적인 에디터와 바이어들은 물론 심지어 디자이너들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면서 패션 캐피탈로서의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결국 최근에는 다른 패션 도시의 뒷좌석으로 밀려난 느낌이다.
이를 깨달은 이탈리아 패션 상공회의소(Camera Nazionale Della Moda Italiana)는 이벤트 시리즈를 재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새로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몇 가지 큰 변화는 오는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2015 봄/여름 밀라노 패션 위크를 통해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WWD>
신진 디자이너들인 스텔라 진과 안드레아 인콘트리는 구찌 쇼 전인 첫날 쇼를 선보일 예정이며 반면 오주르 르주르와 MSGM은 마르니, 살바토레 페라가모, 트루사르디와 같은 날 쇼를 선보인다. 아마 가장 좋은 날짜인, 보통 디스퀘어드2와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쇼를 선보인 밀라노 패션 위크의 마지막 날인 9월 22일은 실질적으로 비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의 쇼를 9월 18일과 9월 20일로 각각 이동했기 때문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항상 밀라노 패션 위크의 빅 피날레를 장식했지만 파리 패션 위크에 일찍 가기 위해 자신의 쇼를 건너뛰는 빅 에디터들을 향한 노골적인 표현인지도 모른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쇼를 냉대하고 파리로 가는 것을 우선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며 아르마니는 올해 초 안나 윈투어에게 불만스럽게 말하며 마치 자신이 멍청이가 되어 벌칙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만약 안나 윈투어가 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를 마지막 일정까지 볼 수 있다면 이 역시 흥미로울 것이다. 아울러 밀라노가 새로운 인재를 위한 허브가 되기 위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패션 위크에서의 스케줄 조정은 힘든 작업이다. 대외적인 홍보를 위한 전략과 더불어 디자이너 각자의 비즈니스적인 입장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전 시간과 오후 시간과 오프닝과 피날레를 두고 신구 디자이너들의 신경전이 심한 것은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이머징 디자이너에 대한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패션 위크 뿐 아니라 전 세계 패션위크 역시 스케줄 짜기에 고민하고 있다.
밀라노의 스케줄 조정 역시 이탈리아 이머징 디자이너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파리 패션 위크 때문에 일찍 밀라노를 떠나는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 때문에 패션위크의 꽃인 마지막 날 일정을 유명 디자이너들이 포기하는 경우도 한 몫하고 있다. 도쿄와 상하이 사이에 있는 서울패션위크 역시 스케줄 조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들의 주목이 필요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 10월에 열린 2015 봄/여름 서울 패션 위크 역시 첫날과 마지막 날을 뺀 나머지 일정에 대한 보다 전략적인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