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8-06 |
생 로랑의 그런지 걸들, 글램 록으로 무장한 이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만은 2014 가을 광고부터 생 로랑의 색다른 면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브 생 로랑을 맡으면서 이브를 뺀 ‘생 로랑’으로 브랜드명을 바꾸며 브랜드를 젊게 변신시킨 그의 의도가 이번 광고를 통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지금까지 생 로랑의 크리에에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만이 직접 찍은 광고 사진을 생각할 때 우리 마음속에 떠오르는 스타일리시한 요소의 짧은 리스트는 보통 대조적인 흑백 이미지, 움직이는 대상, 젊음 몽상가, 올드 스쿨 아이콘, 가벼운 헤드뱅잉으로 긴 머리를 흔드는 서부 아프리카나 이웃과 소녀 등으로 정리된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은 2012년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이후 그의 생 로랑 광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2014년 가을을 위해 에디 슬리만은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듯하다. 생 로랑의 올 가을/겨울 광고를 보면 슬리만의 반짝이는 복고풍 디자인의 옷을 입은 모델 발레리 카우프만이 주인공이다. 광고 이미지는 에디 슬리만 사진의 특징인 흑백 사진이지만 무드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모델 카푸만은 에디 슬리만의 스케이트 키드나 그런지 로커 중 한 사람처럼 스타일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블런트 밥 헤어와 두꺼운 날개의 아이라이너 덕분에 빛이 났다. 그녀에게는 글램 록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미 생 로랑 광고에 나왔던 마리안느 페이스풀이나 코트니 러브보다 어쩌면 데비 해리에 가까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물론 변화는 미묘하지만 에디 슬리만처럼 팝 컬처의 마스터가 되기 위한 행보가 확실해 보였기 때문에 그들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글램 록의 영향을 받은 올 가을 광고는 앞으로 생 로랑이 새로운 방향인 팝을 기본으로 하는 반짝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 추측이 맞아 떨어진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더욱 더 생 로랑을 좋아하지 않을까 한다. 초기 이브 생 로랑도 젊은 청년 문화에 심취한 열정적인 패션이었기에 어쩌면 초심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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