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8-05

오뜨 꾸뛰르의 모던화가 어려운 치명적 이유

꾸뛰르의 전통적인 코드와 의식, 젠더적 구분에도 불구하고 꾸뛰르는 요즘 부분적으로 모더니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꿈을 향한 창조적인 실험실로서의 역할은 쿠튀르의 모던화 경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꾸뛰르의 모던화는 인크레더블 과제일까? 그 치명적인 이유를 알아보자.





과연 꾸뛰르는 모던화의 길을 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이 요즘 파리 오뜨 꾸뛰르 컬렉션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이너들은 절단과 분해, 형태의 재구성 등 디자인 과정을 위해 역사와 끝없는 대화를 시도했다. 이는 잘 알려진 레파토리로부터 새로움을 탄생시키려는 창조적인 투쟁으로 평가를 받았다. 또한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했지만 그것은 또한 꾸띄르의 극적인 시대적 착오를 강조하기도 했다.

 

꾸뛰르는 특유의 의식으로 만들어지는 패션계의 유일한 최고급 패션이다. 우선 꾸띄르의 중심은 바로 고가의 드레스일 것이다. 마치 보석 같은 창조물은 독점적인 여성 집단을 위해 예약으로 만 판매가 된다. 실제로 꾸뛰르 관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패셔니스타가 아니다. 5성급 호텔에 투숙하는 럭셔리 고객인 그들의 이름은 꾸뛰르 메종에 의해 비밀에 붙여질 정도로 극비 사항이다. 부유한 마담들과 경험 많은 귀족들이 전 세계에서 파리로 꾸뛰르 메종으로 몰려온다. 그러나 또한 새롭게 뜨고 있는 중동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확연하게 젊어진 고객들과 할리우드의 젯트 족들도 파리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옷의 독점 권력이 긍극적인 힘의 표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무리에는 물론 스타와 셀러브리티도 있지만 그들은 거의 패션쇼의 앞자리에 앉아 미디어 노출을 위한 의도가 많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정확한 꾸띄르가 아니다.



 

점점 증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무한 복제되는 제조 개념의 꾸띄르는 핸드메이드나 유니크한 스타일을 얻을 수 있는 오래된 패션 스쿨이다. 꾸뛰르는 과거로의 여행이자 다른 시간으로의 산책과 같은 개념이다. 꾸뛰르는 자신들에게 옷을 입혀주는 하녀들에 둘러싸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패션이다. 삶에 있어 명품에 대한 독특한 집착을 가진 여성들은 꾸띄르 세계로 입문하면서 화려한 패션으로 치장한 최고급 패션 여왕이거나 혹은 사회적 이목을 중시하는 부자 남편들의 흠잡을 데 없는 팔장 파트너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패션은 가는 허리, 뷔스티에, 아치형 눈썹, 화려한 보석에 관한 모든 것이다. 때문에 긍극적으로 꾸띄르는 여성 해방에 반대자이자 패션 민주주의의 최대 적이다.

 

꾸뛰르는 요즘 부는 패션 민주주의를 달갑게 여기는 경우는 없는 듯하다. 꾸뛰르는 두꺼운 잡지나 인터넷으로 소통하지 않는다. 즉 패션을 우리 시대 종교로 만든 시각적인 열정으로 인한 단순한 터치가 아니다. 그것은 꾸띄르는 패션의 시작과 재배를 위한 숭배다. 반면에 단순한 패션은 대중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하다. 꾸뛰르는 완벽한 과거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햄버거 패션으로 의 빨리 돌아가는 세상에서도 꾸띄르는 여전히 느리다. 그것도 아주 느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꾸뛰르를 갖고 싶어도 금방 그것을 가질 수 없다. 구매는 숍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아틀리에서만 살 수 있다. 더 나아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자 점원들이 소비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는 클라이언트 자신만의 메종을 가질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또한 꾸뛰르에는 고려해야 할 개념과 문화적인 경계가 있다. 세상은 점점 더 개방적이고 혼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꾸뛰르는 폐쇄적인 고도의 보호주의 정책을 쓰고 있다.


 

오뜨 꾸뛰르라는 용어는 프랑스 법과 이사회 멤버십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는데, 생티카 오뜨 꾸뛰르는 여전히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꾸뛰르 하우스를 소수로 제한하고 있다. 요즘 패션은 유기체로서 끝없이 변신하는 시각적인 언어를 포용하지만 꾸뛰르는 전통적인 코드와 의식 그리고 정확한 젠더적 구분을 찬양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꾸뛰르는 결코 모던화의 길을 걸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 젊은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모던니즘과 소통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얼마전에 열린 2014 가을/겨울 파리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도 모더니즘에 대한 다양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꾸뛰리에들은 이러한 흐름에 참여하길 바라며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라프 시몬스는 2년 전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이후 가장 모던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으며, 발렌티노의 미리아 그라지아 치루이 &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주요 목표는 전통적인 꾸뛰르 아틀리에의 독특한 노하우를 유지하면서 미학적으로 요즘 여성들을 위한 옷을 만든다. 그들의 작업은 기술적인 기교와 재능에 있어 탁월함을 드러낸다. 물론 이번 시즌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는 일관성이 좀 부족해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또한 샤넬의 칼 라거펠트는 하우스의 코드를 좀 더 가볍고 젊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는 본질적으로 빠른 라인과 꾸뛰르의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행사 드레싱으로서가 아닌 완벽한 옷장을 위한 일상복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꾸뛰르는 서민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는 부자들을 위한 독점적인 패션 서비스다. 이러한 의미에서 꾸뛰르를 모던하게 볼 수 도 있다. 이는 오늘날 자신들보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과 매우 다른 행동 패턴의 과한 삶을 살고 있는 제트 족들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완벽한 패션을 추구하기 때문에 완전히 소중할 수 있지만 이번 2014 가을/겨울 파리 오뜨 꾸띄르 컬렉션에서 선보인 디올 코트나 발렌티노의 골이 진 점퍼는 꾸뛰르 패션쇼라고 보기에는 다소 재미가 없어 보였다. 기성복과 비교해 봤을 때 육안으로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없었다. 물론 그 옷을 입어 보거나 만져보면 구분이 분명해진다.

오늘날 일부 기성복들도 너무 비싸 꾸뛰르를 사는 것만큼이나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꾸뛰르 컬렉션에서 탐험가적인 실용주의를 찾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말해 꾸뛰르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발명이다. 패션에 있어 발명은 패션의 연료와 같기 때문이다. 발명이 없는 패션은 균질화되고 그 방향으로 빠르게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더니티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꿈을 만들기 위한 역경이며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 빠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다. 꾸뛰르를 모더니즘이라는 진화로 이끄는 자질을 가진 라프 시몬스, 발렌타노의 치루이와 피치올리, 메종 마틴 마지엘라의 매튜 브래지에와 같은 젊은 꾸뛰리에들을 보면 마치 꾸뛰르의 멸종을 보는 듯하다.


 

뭐니뭐니해도 꾸뛰르는 미를 위한 창조적인 실험실로 대접받아야 한다. 진정한 꾸뛰리에라고 칭송을 받고 있는 젊은 꾸뛰리에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모던이란 무엇인가'를 의식적으로 망각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들은 항상 유용할 필요는 없다. 쿠튀르는 눈과 영혼을 키우기 때문이다.

 

세계 패션이 뉴욕과 밀라노의 실용주의에 빠진 상황에서도 파리가 패션 캐피탈 자리를 고수하는 이유 역시 패션에 무한한 예술적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꾸뛰르의 미래는 모던화를 추구하는 패스트 패션적 발상과 슬로우 패션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패션의 멋진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필자는 지속가능패션의 승리를 예상하기 때문에 꾸뛰르의 모던화는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젊은 꾸뛰리에들의 몸부림으로 보인다.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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