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7-22 |
中 알리페이 국내진출 선언… 온라인 결제시장 주도권 중국에 빼앗기나
‘역직구 시장’ 확대 알리페이 도입 늘어날 듯, 국내 결제 플랫폼 표준화 시급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이 쉽고 빠른 결제방식을 앞세워 국내 전자결제 시장에 진출한다.
알리바바 그룹의 모든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결제시스템을 구축한 알리페이가 한국 기업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알리페이는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 기업들을 초청해 첫 업무설명회를 열었다.
2004년 알리바바의 관계사로 설립된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결제서비스를 담당하는 업체로, 중국판 페이팔(이베이)이자 원클릭(아마존)으로 볼 수 있다. 고객이 미리 일정 금액을 계좌에 사전 예치하거나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연결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가 제휴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을 할 필요 없이 결제를 마칠 수 있으며, 판매자가 소비자가 서로 다른 통화를 사용하더라도 알리페이가 중국 위안화와 US달러 환율을 반영해 알아서 정산해준다.
현재 알리페이 계정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전세계 8억명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루 거래량만 1억 건이다. 특히 비자 마스터 등 국제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중국에서는 알리페이 예치금 제도가 보편화되어 있어, 중국 결제시장에서 알리페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48.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2007년부터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 판매업체로부터 상품을 구매할 때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34개 국가, 1500 해외 판매사가 중국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나은행,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롯데면세점, 롯데닷컴 등400여개의 업체들이 알리페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롯데인터넷면세점의 경우 2012년 말 알리페이 계정과 연동한 중국어 사이트를 개설한 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롯데인터넷면세점의 2012년 매출은 2475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4500억 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브리나 펑 알리페이 대표는 “한류로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꼽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의 우수한 제품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배송될 수 있도록 한국의 여러 기업과 협력해왔다”고 전했다.
알리페이의 기민한 움직임에 따라 국내 전자결제시장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통해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문제를 거론하며 까다로운 국내 결제 시스템에 제동을 건 바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외 소비자들이 체감할만한 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6월부터 공인인증서 없이도 30만원 이상 전자결제를 가능하도록 했지만, 은행사와 카드사 등 금융권에서는 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7월에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보안인증기술이 금융감독원 보안심사를 통과했으나, 이 역시 금융권이 받아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표준화된 결제 플랫폼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은 국내 결제시장을 중국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사진=21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창조경제 온라인 실크로드 중국시장 수출전략 세미나', 김무한 무역협회 전무이사,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메기우 알리바바그룹 해외사업부 사장,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가 참석해 중국 시장 수출 활성화를 위한 선포식을 진행했다.>
한편 알리바바 그룹은 국내기업들을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알리바바 그룹의 B2C 쇼핑몰 티몰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 온라인 실크로드 중국 시장 수출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국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도 현재 알리페이와 협업을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210조원을 넘어섰고, 온라인 쇼핑 이용객 수는 3억200만명에 달하며,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수는 5억 명으로 세계 최대다. 알리바바그룹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76.2%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75조원을 기록했으며, 알리바바닷컴, 오픈마켓 타오바오, B2C 쇼핑몰 티몰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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