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7-11 |
일본 패션기업들이 한국시장을 탐내는 이유는?
자국 패션시장 성장세 둔화로 새로운 수익시장 발굴...유니클로 좇아 한국시장 공략 가속화
‘일본 패션기업들 ‘제2의 유니클로’를 꿈꾸다.’
국내 패션 마켓에 일본 브랜드의 시장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성장기회를 찾는 일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일본 패션기업들이 국내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자국 패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시장을 발굴하려는 의지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시장에 진출한 「유니클로」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유니클로」는 2005년 국내시장에 진입한 이래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763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20개 이상의 신규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사세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니클로」는 3년 전 ‘2014년 한국시장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일본 슈즈 멀티숍 ABC마트도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02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ABC마트는 지난해 128개 매장에서 323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데상트」 「르꼬끄스포르티브」 「먼싱웨어」 등 일본 스포츠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데상트코리아도 지난해 4천9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1.7% 증가한 수치다.
<사진=오는 25일 강남대로에 첫 매장을 여는 니코앤드, 가림막을 설치하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일본 패션기업들이 한국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게 있어 한국시장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은 시장이다. 입지적으로 근거리에 위치해 비즈니스를 펼치기 용이하며,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까다로운 안목을 지니고 있어,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을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패션업계의 경쟁력이 저하된 것도 일본 패션기업들의 한국 행을 부추겼다. 현재 국내 패션시장은 해외 브랜드의 점유율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토종 브랜드의 점유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경기불황과 소비침체 등의 여파로 국내 패션기업들의 성장세가 꺾이고 투자의지가 줄면서 토종 브랜드의 자생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
복합쇼핑몰과 대형 패션타운의 출점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도 호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대형쇼핑몰에 입점되는 브랜드가 SPA 등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일본에서 검증된 브랜드가 진출할 경우 이들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니코앤드(niko and...)」는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25일 강남대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브랜드는 여성복을 중심으로 남성, 아동, 잡화, 키친, 리빙, 문구 등 패션의류부터 생활잡화까지 14가지 카테고리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 타켓은 25~35세며, 가격대는 「무지(MUJI)보다 낮다.
「니코앤드」를 전개하는 아다스트리아코리아는 일본 패션전문기업 포인트와 트리니티아트의 합작사인아다스트리아홀딩스의 한국법인이다. 이 회사는 브랜드 고유의 컨셉은 유지하되 국내 유통환경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을 세웠다. 가두점과 복합쇼핑몰, 교회형 빌리지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강남 플래그심스토어를 비롯 롯데 잠실 C2, 코엑스몰, 수원 롯데몰 등 4개 매장을 확보했다.
아다스트리아코리아는 「니코앤드」를 런칭한 후 이보다 연령대가 높은 여성 SPA 브랜드 「로리즈팜」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오는 8월 홍대 와이즈파크에 첫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GU 플래그십스토어>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초저가 라인 「지유(GU)」의 국내진출 시기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06년 런칭한 「지유」는 「유니클로」보다 50%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에서도 「유니클로」보다 두 배 빠른 성장세를 기록해 국내업체들이 진출여부에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SPA 시장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에 「지유」의 진출이 국내 패션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올 연말쯤 「지유」의 첫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지」도 지난해 강남역에 플래그십스토어 오픈하며 본격적인 사세확장을 시작했다.
2003년 롯데와 합작법인으로 국내에 들어온 무지코리아는 롯데 유통망을 중심으로 국내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기존의 유통망으로는 사업확장에 한계에 부딪히면서 지난해 유통채널과 유통망 확대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 전략을 시도했다. 2017년까지 30개 점포를 추가해 1천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성공 이후 일본 패션기업들이 한국을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며, “글로벌 SPA의 공습과 소비침체 등으로 인해 국내 브랜드의 자생력이 낮아진 시점에서 일본 브랜드의 공습은 국내패션기업들에 더 큰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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