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7-04 |
이랜드그룹, 여성복 전문기업 데코네티션 매각 왜?
여성복사업 애물단지 전락... 그룹의 모든 패션사업 SPA 위주의 사업구조에 역량집중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계열사인 여성복 전문기업 데코네티션을 투자 전문사인 JP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4일 데코네티션의 보통주 지분 75.93%, 우선주 지분 100%를 JP컨소시엄에 225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금액은 총 225억원이며 본 계약 체결 이후 세부 절차가 완료 되는 8월 말 경 거래가 종결된다. JP컨소시엄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요 부문으로 운영하는 업체로, 이번 데코네티션 인수를 시작으로 패션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이랜드 측은 "그룹의 패션사업을 SPA 위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패션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JP컨소시엄 측이 데코네티션에 관심을 보여와 매각 절차가 진행됐다"며 "이랜드는 전략적인 의사 판단을, 인수자는 실리적 판단에서 서로 윈-윈하는 거래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중국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중국 EnC와 중국 데코는 이번 매각에서 제외됐다.
이랜드그룹은 2003년 데코, 2006년 네티션닷컴을 차례로 인수했으며 2010년 양사를 데코네티션으로 흡수합병했다. 현재 데코네티션은 데코, EnC, 아나카프리, 나인식스 뉴욕, 디아 등 5개의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단일회사로 합병된 데코네티션은 2011년에만 잠시 매출이 정점을 찍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면치못했다. 기업의 실적을 평가하는 영업이익에서 데코네티션은 2010년 마이너스 133억원, 2011년 마이너스 118억원, 2012년 마이너스 32억원, 2013년 마이너스 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매출액도 2011년 1천90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2년 1천659억원, 2013년 1천326억원에 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 중심의 패션 성공신화를 기록해 온 이랜드그룹은 2000년 들어 굵직한 여성복 패션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중고가 여성복 시장에 본격진출했다. 그러나 여성복 고유의 디자인 감성과 기획 마인드 부재로 적자폭이 늘어나며 결국 중고가 여성복 사업을 정상화시키는 데는 실패했고, 여성복 전문기업 네티션닷컴은 이랜드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얻어왔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 등 전 복종에 걸쳐 매출이 연쇄적으로 급감하고, SPA 의류 아니면 명품으로 쏠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고착되면서 이랜드그룹은 더이상 경쟁력이 없는 브랜드 및 계열사는 과감히 퇴출시키거나 M&A를 추진하는 등 실리중심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매각 배경에 대해 “그룹의 모든 패션사업을 SPA를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이며 신발, 속옷, 주얼리, 핸드백, 모자 등 전 패션부문을 SPA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 SPA브랜드 스파오 런칭을 시작으로 미쏘, 슈펜 등 10여개 SPA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고, 지난해에는 일본과 중국에 스파오와 미쏘를 런칭하는 등 SPA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데코네티션을 인수한 JP컨소시엄은 경영컨설팅 업체인 JP어드바이저(대표 박장호), 엔터테인먼트사인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대표 김민숙),웰메이드예당(대표 박현서)3개사로 구성되어있다.
JP어드바이저는 지분율 60.07%(보통주 2249만2010주)를 확보해 데코네티션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손예진 이민정 문채원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는 8.3%( 보통주 312만5000주), 서태지 이종석 오연서 등의 소속사 웰메이드예당은 5.6%(281만2500주)의 지분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매각 이후 데코네티션의 국내 사업부문은 JP컨소시엄이 맡고, 데코와 EnC 중국 사업부문은 이랜드그룹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패션엔 류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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