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4-06-09 |
칼 라거펠트, 뉴발란스에 소송 굴욕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과 대중 브랜드의 법적 공방, 그 결과는?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신발 브랜드 뉴발란스(Newbalance)에게 소송을 당했다.
미국 연예매체 TMZ에 따르면 뉴발란스는 자사의 스니커즈 디자인을 샤넬이 도용했다는 이유로 칼 라거펠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중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를 베껴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은 흔하지만, 명품 브랜드가, 그것도 최고의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중 브랜드를 모방했다는 사실에 패션계가 술렁이고 있다.
뉴발란스는 칼 라거펠트의 스니커즈가 뉴발란스의 신발 디자인에서 브랜드 로고의 알파벳을 제외한 나머지를 그대로 베꼈다고 주장했다. 뉴발란스 측은 뉴발란스의 트레이드 마크 ‘N’과 칼 라거펠트를 의미하는 대문자 ‘K’도 크기와 위치 등에서 유사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이 이 디자인을 1970년대부터 사용해왔기에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이다. 뉴발란스 운동화는 112달러(약 11만 4천원)이며, 칼 라거펠트의 운동화는 360달러(약 36만 8천원)으로 3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
<사진=뉴발란스 운동화(좌)와 칼 라거펠트 운동화(우), 출처 : www.tmz.com>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샤넬 운동화가) 뉴발란스 제품인 줄 알았다” “콜라보한 줄 알았다” “고소당 할만 하다” 는 등 디자이너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디자인 표절이 아니라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컬러와 알파벳 크기를 제외하면 다른 디자인 요소들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것. 로고 사용 역시 평소 브랜드 로고를 큼직하게 박는 것을 좋아하는 칼 라거펠트의 취향이 반영된 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뉴발란스는 스티브잡스 등 유명인사들이 애용하면서 명품 못지 않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디자인 모방을 넘어 럭셔리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의 가치 싸움이 될 전망이다. 결과가 어찌됐건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 모방 문제로 법적 공방을 펼치게 됐다는 사실은 디자이너에게 적지 않은 굴욕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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