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3-12-27

2013년 패션 비즈니스 총결산

아웃도어의 대중화, 코리아구스 신드롬, TV홈쇼핑 패션카테고리 강화, 아울렛 출점 경쟁, 제일모직 패션사업 삼성에버랜드 양도, 스트리트 브랜드 제도권 안착, 컨템포러리의 부상, 1990년대의 재조명 등


올해 패션시장은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성장세가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지만,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는 시도들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최근 몇 년간 고속성장을 보인 아웃도어는 대중화와 함께 전 복종에 걸쳐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됐다. 이와 함께 실용성과 기능성, 테크놀로지를 겸비한 프리미엄 패딩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고가의 프리미엄 패딩을 복제한 코리아구스가 쏟아져 나와 사회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의 삼성에버랜드 양도소식은 패션업계뿐 아니라 사업 전반에 큰 이슈가 됐다. 국내 패션시장을 좌지우지했던 패션 대기업의 파격적인 행보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난무한 상황.

 

유통업계의 경계 허물기도 주목됐다. 백화점은 새로운 성장 MD로 스트리트 브랜드를 활용해 젊은 고객들을 끌어 모았으며, 프리미엄 아울렛을 새로운 성장채널로 주목했다. TV홈쇼핑은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해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 SPA와 아웃도어의 고성장에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남성복과 여성복 시장은 컨템포러리를 화두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또한 영화와 브라운관을 통해 불어 닥친 1990년대 복고열풍은 패션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웃도어 성장 어디까지?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폭발적인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전 복종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구가했다. 등산을 넘어 트래킹, 여행, 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확대됐고, 일상에서도 아웃도어 룩킹이 대중화됐다.  

특히 올해는 캠핑이 새로운 레저문화로 떠오르면서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캠핑용품과 의류, 슈즈 등의 수요가 대폭 늘어났으며, 가족 단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확대로 아동 전문라인도 강화됐다. 캠핑 열풍은 아웃도어는 물론, 스포츠, 캐주얼, 남성, 여성, 아동복 등 타 복종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아웃도어 시장의 고속성장에 따라 관련기업들의 실적도 사상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투코리아는 올해 「K2 65백만원, 「아이더」 35백만원의 매출로 아웃도어 기업 최초로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며,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에이글」 영원」 등을 포함해 총 85백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블랙야크는 「블랙야크」 「마운티아」 「마모트」 「카리모어」를 포함 총 8천억원의 기업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다운 광풍… ‘코리아구스신드롬

 

 

올 겨울 패션유통업계는 프리미엄 패딩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캐나다구스 몽클레어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패딩은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부터 전 매장의 물량이 모두 동이 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무스너클 노비스 두노 울리치 피레넥스 등 수입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들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으며, 이마트, 옥션, 11번가, 메가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병행수입을 통해 프리미엄 패딩을 판매하는 판촉행사를 걸었다. CJ오클락의 경우 캐나다구스를 싸게 판다며 구매자를 모았지만 물량 확보하지 못해 결국 판매를 취소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길고 혹독한 추위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기능성, 테크놀로지를 겸비한 프리미엄 헤비 다운에 관심을 집중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캐주얼, 여성복까지 헤비 다운 점퍼에 물량을 집중,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며 일찌감치 할인 공세를 펼쳤다.

프리미엄 다운점퍼의 과열 양상은 내셔널 브랜드의 카피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고가의 프리미엄 패딩 점퍼를 복제한 코리아구스가 쏟아져 나왔고, 캐나다구스 본사는 지적재산권 침해로 법적 대응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제일모직 패션사업 에버랜드 양도

 

 

지난 9월 제일모직이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한다는 소식은 패션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체에 큰 이슈가 됐다. 12 2일자로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의 자산과 인력은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됐고,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패션 대기업을 대표하는 제일모직의 양도소식은 패션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잇세컨즈 에피타프 데레쿠니 등 신규 브랜드 런칭과 글로벌 브랜드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제일모직은 올해 한상혁 엠비오 디렉터, 여성복 총괄 디렉터 정구호 전무 등과 차례로 결별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현재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은 사업부 재정비와 패션과 리조트 부문의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마케팅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패션사업이 더 이상 수익사업이 될 수 없다는 증거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홈쇼핑 패션업고 승승장구

 

 

유통채널의 승자는 TV홈쇼핑이었다. 올해 백화점, 가두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TV홈쇼핑은 나 홀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홈쇼핑의 성장동력은 패션이었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패션 카테고리를 개발해 안방쇼핑을 공략했다. 그 결과 CJ오쇼핑은 전체 매출 중 40%, GS샵은 35%, 현대홈쇼핑은 33%를 패션상품으로 벌어들였다.

홈쇼핑의 패션 카테고리의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불황으로 인해 검증된 상품을 소비하려는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확대된 데다 홈쇼핑 패션 상품라인의 확대, 퀄리티 강화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 실제로 홈쇼핑 업체들은 유명 디자이너와 함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등 트렌드 리더로서의 경쟁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현재 3조원 규모인 홈쇼핑 패션시장은 앞으로 2~3년 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은 패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자체 모바일 앱을 개발해 모바일 판로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대형 유통사 아울렛 공격 출점

 

 

올해 유통사들은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유통업체들이 아울렛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도심 내 쇼핑몰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과당경쟁,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제한 및 출점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불황형 소비행태가 강해지면서 아울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아울렛은 서울역사를 비롯 파주, 김해, 청주, 광주, 수원, 광주, 대구, 부여, 이천 등 10개점을 운영 중에 있으며, 동부산점, 구리점, 광교점 등 향후 30개까지 아울렛 유통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아울렛은 2008년 처음 아울렛 사업에 뛰어든 이래 개점 4년만인 2012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여주, 파주, 부산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오픈한 신세계사이먼 역시 시흥, 대전에 오픈을 확정하고 아울렛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김포, 송도, 부산에 아울렛을 출점할 계획이다.

이 같은 프리미엄 아울렛의 확대에 따라 패션업계도 가두매장 확대의 일환으로 아울렛 영업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 제도권 유통 안착

 

 

스트리트 패션은 온라인, 가두점을 거쳐 백화점까지 유통장악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이 스타일난다 원더플레이스 브라운브레스 등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킨 지 1년만의 변화다.

비주류로 인식됐던 스트리트 브랜드가 제도권 유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이유는 독자적인 브랜드 아이덴터티와 문화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브랜드라는 점, 그 동안 백화점에서 보기 어려웠던 저가 컨텐츠라는 점도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백화점들은 온라인 스트리트 브랜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적으로 스트리트 조닝을 구성하고 동대문에 롯데피트인을 오픈해 비제도권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했으며, 현대백화점도 영 패션 특화 매장인 유플렉스를 중심으로 스트리트 브랜드의 비중을 높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월 본점 5층을 스트리트 캐주얼 전문관으로 리뉴얼하고 칼하트 브라운브레스 뉴에라 오베이 등 스트리트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컨템포러리, 핫 트렌드로 부상

 

 

SPA와 아웃도어의 고 성장에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남성복과 여성복 시장은 컨템포러리를 화두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사전적으로 동시대의’, ‘현대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컨템포러리(Contemporary)는 하이패션보다는 실리적인 패션을, 변덕스러운 패스트 패션보다는 지속가능한 취향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자벨마랑 산드로 쟈딕엔볼테르 띠어리 등이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며,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LG패션,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패션 대기업들도 컨템포러리 수입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백화점들도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구성한 자체 편집숍을 확대하는 등 컨템포러리 조닝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컨템포러리에 대한 마켓의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JNG코리아는 내년 S/S에 컨템포러리 컬처 캐주얼 시에로를 런칭하며, 바바패션은 벨기에 컨템포러리 브랜드 에센셜을 도입한다. SK네트웍스는 오즈세컨의 매스티지 버전으로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런칭할 예정이다.

 

 

응답하라 1990년대

 

 

지난해 응답하라 1997’, ‘건축학개론등 영화와 브라운관을 통해 불어 닥친 1990년대 복고열풍이 올해 패션계까지 확대됐다.

1990년대 유행했던 문화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당시 인기를 모았던 패션 아이템과 브랜드들이 재조명된 것. 올해 스트리트에는 맨투맨, 오버롤즈, 스냅백, 더플코트 등 1990년대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들이 유행의 최전선으로 떠올랐으며, 마켓에서는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브랜드가 다시 런칭되거나 새로운 컨셉으로 재등장했다.

1980~90년대 최 전성기를 누렸던 톰보이 2010년 부도처리로 잠시 접었다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인수되면서 새로운 감성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즐겨 입어 주목을 받았던 보이런던은 빅뱅, 박재범, 빈지노 등 K팝 아이콘을 등에 업고 핫 브랜드로 돌아왔다. 또 내년에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팀버랜드가 다시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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