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4-28 |
패션 브랜드, ‘공간’에 주목하다
체험 소비에 주목…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진화
<지난 14일 명동에 오픈한 'MCM 스페이스'>
패션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볼거리와 문화를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최근 체험과 스토리가 소비의 범주에 들어가면서 브랜드의 상징성보다 ‘실체적 체험’이 소비의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패션기업들이 명동, 가로수길, 홍대, 이태원 등 주요상권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집약한 플래그십스토어를 앞다퉈 오픈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소비 트렌드가 라이프스타일을 향하고 있는 지금, 플래그십스토어는 고객 소통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새로운 컨텐츠를 시험해볼 수 있는 장으로 선호되고 있다.
특히 잡화 브랜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잡화 브랜드들이 플래그십스토어를 확대하는 이유는 의류와 달리 핸드백, 슈즈 등 제한된 아이템을 다루는 속성상,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유통공간에서는 제품 외의 컨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MCM」을 전개하는 성주디앤디는 지난 15일 서울 명동에 4층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 ‘MCM 스페이스’를 오픈했다.
1층에는 대형 우주선이 전시된 쇼핑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은 주문제작 시스템을 갖춘 VIP 전용공간이, 3,4층에는 유명 DJ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파티 장소와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구성됐다. 회사측은 “일 평균 4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며, “‘MCM 스페이스’를 찾은 고객들이 특별한 제품을 구매하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명동을 찾는 국내외 쇼핑객들이 꼭 들러야 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MCM」은 지난해 12월 신사동 가로수길에 3층 규모의 컬처 스토어 ‘마지트(M:AZIT)’를 개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MCM」의 M과 아지트(Azit)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매장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MCM」의 제품과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어울려 패션과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루이까또즈」를 전개하는 태진인터내셔날은 오는 6월 남성 전용 플래그십스토어를 런칭할 계획이다. 남성 전용 쇼핑공간으로 구성될 ‘루이스 클럽(가칭)’은 루이까또즈 남성 라인을 비롯, 셔츠 등 라이선스 브랜드들을 집결해 「루이까또즈」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남성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강남구 논현동에 갤러리와 공연장을 갖춘 플래그십스토어의 오픈을 검토 중이다.
<시몬느의 핸드백 박물관 '백스테이지'>
매장을 라이프스타일 숍으로 확대하는 것을 넘어 별도의 문화공간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핸드백 제조기업 시몬느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핸드백 뮤지엄 ‘백스테이지(Bafstage)’를 운영하고 있다. 핸드백 모양의 건물 외관이 인상적인 ‘백스테이지’는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박물관과 전시장, 가죽숍, 공방, 카페 등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박은관 시몬느 대표가 수집한 핸드백 350여 점이 전시된 3,4층 핸드백 박물관은 16세기 앤티크 핸드백부터 명품 패션하우스의 최신 핸드백까지 핸드백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가로수길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 이와 함께 지하에 위치한 ‘갤러리 0914’에서는 가방을 주제로 한 아트 프로젝트가 2년간 펼쳐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캐스키드슨」은 지난 2월 삼청동에 ‘캐스 카페(Cath’s Cafe)’를 오픈했다. 「캐스키드슨」이 추구하는 영국 감성의 모던 빈티지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객 소통, 브랜드 이미지 제고, 아이덴티티 확보의 식기와 테이블 웨어를 직접 체험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캐스키드슨」은 카페 커피빈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감성을 공유하는 마케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캐스키드슨이 오픈한 '캐스 카페'>
이에 대해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 눈도장을 찍고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쇼루밍족’이 늘면서, 패션매장도 이들을 사로잡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 동안 브랜드에 대한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플래그십스토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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