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4-03-23

2014 가을/겨울 서울컬렉션 리뷰(1)

올 가을 시즌을 겨냥한 2014 가을/겨울 서울패션위크가 21일부터 시작되었다. 첫날을 장식한 서울 컬렉션과 GN컬렉션을 만나보자


자유로우면서도 파워풀한 남성미 물



올해로 14주년을 맞은 2014 F/W 서울패션위크가 3월 21일 금요일 동대문 디자인 파크(DDP)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랜드마크로 지어진 DDP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세계적 문화명소로 서울패션위크를 시작으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  

개막 첫 날, 자유롭고 파워풀한 남성미를 보여주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패션쇼 첫 무대로는 홍승완 디자이너의 'ROLIAT'에 이어 정두영 디자이너의 'VanHart di Albazar', 박종철 디자이너의 'SLING STONE', 고태용 디자이너의 'beyond closet' 등이 올 가을 트렌드를 미리 선보이며 자유로우면서도 파워풀한 남성미를 과시했다.


2014 F/W ROLIAT 컬렉션



올 2014 가을/겨울 서울 패션 위크의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브랜드 로리엣(ROLIAT)의 디자이너 홍승완의 패션쇼 무대에는 톱 모델 김원중, 도상우, 제임스와 함께 여성 모델인 스테파니 리와 곽지영도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통 테일러링의 감성을 디자이너적 위트와 실용을 가미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로 학구파 교수님(?) 디자이너로도도 유명한 그는  지난 시즌 서울 패션 위크 불참으로 그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홍승완은 이번 시즌 완벽한 쇼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잘 짜인 견고한 테일러링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던바 완벽함을 더했고 여기에 바로 거리에 나가도 손색을 없을 정도로 웨어리블한 의상들이 벌써부터 올 가을 추남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그만의 색깔로 변주된 카무플라주 패턴이나 다양한 패턴으로 변주된 팬츠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 그 자체였다. 이번 로리엣 컬렉션은 ‘ROYAL FLYING CORPS’를 테마로 했다. 디자이너의 위트와 컨템퍼러리한 감각과 함께 정통 테일러드 감성과 클래식 밀리터리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네이비, 블랙, 그레이의 무채색에 스트라이프나 퍼, 지퍼 디테일을 감각적으로 구성했고, 풍성한 실루엣의 다양한 롱코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런웨이에 선 모델들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시크한 군인의 모습이었다. 특히 관객들의 눈길을 끈 것은 다양한 코트 시리즈였다. 하나같이 구조적이었지만 군더더기가 없었다. 지퍼를 이용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게 한 유틸리티적 발상과 무릎까지 직선으로 떨어지는 롱 코트는 시즌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졌다. 단언컨데 올 가을 로리엣 코트를 특템한다면 당신은 이미 패셔니스타 대열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듯하다.  














2014 F/W VanHart di Albazar 컬렉션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블레이저와 팬츠로 멋을 내는 일명 '이탈리안 스타일'을 유행시키는 데 한 몫을 한 디자이너 정두영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신원의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는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에 위트를 가미해 소위 옷 좀 입는다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한다.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의 교과서와 같은 패션 피플 리노 이에루치를 스타일 컨설턴트로 두어 오리지날리티를 높이되 여기에 한국적인 감성의 위트를 가미해 정두영식 스타일로 재탄생한 것이 바로 반하트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톱 모델 정윤주가 오프닝을 열어 주목을 받은 반하트 디 알바자의 이번 시즌 컨셉은 ‘Passione di Giorgio de Chirico’로 이탈리아 초현실주의 화가 조르지오 데 키리코의 열정을 패션으로 재해석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의 강렬한 색감이 초현실적인 감성의 비대칭과 위트로 표현되었다. 특히 그 동안 반하트 컬렉션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색채감이 선보여졌다. 모노톤의 의상에 블루, 레드, 그린, 브라운 컬러를 포인트로 생명력을 더했고, 반하트 디 알바자의 시그니처 백인 ‘카르텔라 백’이 다양한 스타일로 변형되었다. 가슴과 허리, 그리고 팬츠의 슬림한 라인을 강조하면서 곡선을 강조하는 입체적인 라인의 실루엣과 더불어 장식적인 디테일이 더욱 강조된 수트가 소개되었으며, 테일러링을 기본으로 다양한 레이어링과 비대칭, 그리고 컬러 블로킹 디테일로 위트 있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2014 F/W SLING STONE 컬렉션 


스타들과의 친분으로 인해 매 시즌 런웨이에 연예인 모델을 올리는가 하면 프론트 로를 연예인 군단으로 메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남성복 브랜드 슬링 스톤(SLING STONE)의 디자이너 박종철이 이번 시즌 역시 젝스키스 출신의 강성훈을 런웨이에 세위 다시한번 주목을 받았다. 강성훈은 출소 이후 봉사 활동을 하다가 디자이너와 인연을 맺어 컬렉션 무대에 서는 것으로 제2의 가수 인생의 시작을 알렸다. 참고로 박종철 디자이너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유명하다.

이번 시즌 역시 빈티지한 재킷, 트렌치코트 등을 모던한 감성으로 고급스럽게 표현해 클래식하면서도 웨어러블한 그만의 색깔은 변함이 없었다. 흔한 듯 흔치 않은 디자인으로 1950년대부터 1970년대의 빈티지한 감성을 블랙&화이트와 모노톤을 사용해 모던하게 재해석한 스타일링은 시즌 트랜드와 부합했다. 코튼, 울, 데님, 가죽, 오간자 등의 패브릭이 레이어드 테일러 핏 실루엣과 만나 ‘헤븐스 클로짓(Heaven’s Closet)’이라는 테마를 멋지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2014 F/W beyond closet 컬렉션


클래식에 모토를 두고 그 위에 젊은 디자이너의 감성으로 위트를 더해 새로운 클래식을 제안하는 '비욘드 클로젯'의 고태용 디자이너는 컨셉코리아를 통해 뉴욕 패션 위크에 진출하며 국내에서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활발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서울 패션 위크가 발굴한 최고의 성과물로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멘토 이상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무대 중앙에 설치물을 만들어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시즌 비욘드 클로셋의 테마는‘L.M.L(Last Military Leave)’으로 해병대 출신인 디자이너가 군 복무 시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딱딱한 군인의 모습을 버리고 휴가를 나온 말년 병의 모습을 위트있게 재해석했으며 힙합적인 요소를 가미한 카무플라주 패턴과 고태용 특유의 아기자기한 믹스매치 스타일링은 관객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구체적으로 밀리터리적인 디자인에 재킷과 코트, 셔츠 등을 활용한 비욘드 클로젯만의 프레피 감성을 추가해 디자이너를 닮은 '소년의 장난기 어린 유머'가 보는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여기에 자유스러움을 힙합적인 요소의 그래피티로 이루어진 카무플라주 패턴과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울 코튼, 폴리에스테르 등의 다양한 소재와 네이비, 카키, 그레이의 메인 컬러, 레드, 블루, 옐로의 서브 컬러와 만나 밀리터리와 스트리트가 만난 근사한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2014 F/W MANODI 컬렉션


마랑고니패션스쿨 석사 출신의 디자이너 남윤재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아마도 지난해 말 그가 비주얼 아티스트 추미림과 같은 조가 되어 SBS의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패션왕 코리아>에 출연하면서 부터가 아닐까 한다. 방송에서 그는 튀지는 않지만 클래식한 멋이 느껴지는 스타일링을 통해 신인답지 않은 내공을 과시했다.  

GN컬렉션으로 서울패션위크에 첫 선을 보인 그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마노디의 이번 시즌 테마는 ‘They gravitate towards you’이다. 바이커 무드의 스트리트 스타일링 감성과 밀리터리를 믹스&매치했으며, 쿠튀르적인 섬세함이 돋보이는 감성적인 스트리트 스타일을 선보였다. 가죽, 울, 퍼, 코튼의 소재가 블랙, 그레이, 레드 등의 컬러와 만났으며, 메탈 느낌이 돋보인 퓨처리즘 요소부터 에스닉하고 오리엔탈적인 느낌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패션이 공존했던 무대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14 F/W BYUNGMUN SEO 컬렉션


창의적인 절개를 통해 틀에 얽매인 전통적인 패션과 실루엣에서의 일탈을 추구하는 젊은 디자이너 서병문은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을 졸업하고 WSGN 2012 글로벌 패션어워드 올해의 신진 디자이너로 선정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자신의 디자인 영감은 '인간의 자아'라고 말하는 그는 영국의 사진작가와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특히 어울리지 않는 만남과 예상치 못한 조화를 옷으로 적용시켜 하나하나가 또다른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실루엣과 구조를 탄생시킨다고 한다.

역시 GN 컬렉션에서 서울패션위크 데뷔 무대를 가진 서병문의 이번 시즌 테마는 ‘I’m Censored’로 ‘Find Hidden Construction’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옷의 근본이 되는 하나의 패턴 조각들을 기존의 패턴 구성에서 벗어나 예상되지 않는 위치와 형태에 적용시키면서 옷의 숨겨진 구조를 찾아내고 발전시키면서 옷의 새로운 구조와 실루엣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패턴 구조의 실험과 하이테크 패브릭의 조화를 통해 21세기 진화된 남성복을 보여주고자 한 것. 다른 하이 텍스처 패브릭의 독특한 조화와 함께 하이엔드 내추럴 패브릭의 명민한 결합을 보여주었으며, 컬러는 블랙, 그레이와 퓨어 화이트가 주로 쓰였다. 또다른 신진 디자이너 권문수와 함께 미래가 기대되는 또 한명의 라이징 스타를 발견했다.














<자료제공=서울패션위크>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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