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4-02-18 |
2014 가을/겨울 뉴욕컬렉션 리뷰(2)
지난 2월 5일 시작되어 일주일간 열린 2014 가을/겨울 뉴욕 패션위크를 키워드별로 분석했다. 올 가을에는 어떤 유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미리 만나보자. 그 두번째.
피부 노출을 자제, 스타일은 더 시크하게
올 가을을 위한 뉴욕 컬렉션의 일관된 경향은 바로 추위였다. 지난 몇 년 사이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유난히 추워지면서 추위가 패션 트렌드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5일부터 시작된 뉴욕 컬렉션에서는 노골적인 스타일 중심의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디자이너들 덕분에 올 가을을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다. 행사가 열리는 곳이 뉴욕이라는 정체성을 과시하듯 그 어느 때보다 아메리칸 웨스턴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대세라고 하기에는 좀 약한 느낌. 다만 웨스턴의 영향인지 해체주의적인 느낌의 부츠가 트렌드로 부상해 올 가을 매장의 한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죽과 퍼와 같은 스테디셀러 겨울 트렌드와 함께 컬러가 올 봄/여름 시즌에 이어 여전히 강세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듯하다. 특히 가을 시즌에는 컬러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번 뉴욕 컬렉션은 새롭게 부상한 엔드로지너스 트렌드와 함께 시즌리스 역시 대세임을 증명했다.
이번 뉴욕 컬렉션에서는 요정 같은 실루엣이 여전히 지배적인 이브닝 웨어를 제외하고 패션쇼에 등장한 모든 카테고리의 아이템들은 박시함이 대세였다. 카프만 프랑코의 하프 소매가 달린 칼라 없는 헤링본 퍼 재킷은 럭셔리 스포티즘의 도래를 예고했다. 레베카 타일러의 솜털이 보송보송한 터틀넥과 크리스찬 시리아노의 오버사이즈 알파카 코트와 타미 힐피거의 벨벳 스웨트 셔츠 스타일의 드레스 등은 무척이나 웨어러블했다.
제이슨 우가 디렉터를 맡은 후 데뷔 무대를 가진 휴고 보스는 테일러드 스타일의 아주 미니멀한 수트와 벨트 드레스를 선보였고, 제레미 스캇의 저지와 튜브 양말을 응용한 튜브 드레스를, 마르케샤는 미스 하비샴 풍의 고풍스러운 레이스와 브로케이드로 장식된 드레스를 각각 선보였다. 이 밖에 안나 수이의 록큰롤 아르누보 스타일, 폴로 랄프 로렌이 선보인 인도식 담요 드레스와 고풍스러운 털로 라인을 장식한 가죽 바이커 재킷, 캘빈 클라인의 공예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오버코트와 니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그럼 2014 가을/겨울 뉴욕 컬렉션에 타나난 올 가을 예상 트렌드를 키워드별로 알아보자.
KEY 9 겨울의 영원한 친구, 원터 화이트
눈 오는 뉴욕과 잘 어울리는 윈터 화이트 의상도 다수 등장했다. 미래적인 느낌으로 자주 사용하는 화이트의 겨울 버전인 원터 화이트의 매력은 순수한 느낌과 겨울과의 찰떡 궁합이 아닐까. 디젤 블랙 골드의 폴로 네크라인 커버 업은 추운 겨울에 입기에 가장 적당한 아이템이다. 반면에 블랙 레더 부츠와 매치한 데릭 램의 화이트 스커트 수트는 뉴요커 여성들을 위한 퍼펙트한 오피스 룩으로 등극했다. 헬무트 랭의 미래적인 화이트 역시 주목하길.
<3.1 Phillip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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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10 보다 젊어진 그레이 컬러
지적인 컬러인 그레이 또한 패션쇼 무대를 지배했다. 제이슨 우와 DKNY의 패션쇼에서는 차가운 컬러 팔레트의 그레이 수트를 만날 수 있었다. 만약에 보다 젊은 스타일로 그레이를 소화하고 싶으면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를 주목하길. 코발트 블루 라펠과 허리를 조인 와이드 블랙 벨트로 포인트를 준 닌자 스타일의 투피스가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의 에지를 느끼기 위해 화이트 하이탑 운동화를 신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하다. 블랙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그레이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듯 하다.
KEY 11 섹스어필의 최대 무기 수퍼 슬릿
다음 시즌의 가장 강력한 트렌드로 부상한 섹스 어필의 키포인트는 바로 힙 근처까지 접근한 슬릿이다. 섹시한 슬릿 사이로 드러난 매끄러운 각선미가 포인트다. 칵테일 파티를 위한 관능적인 드레스든 아니면 전형적인 보수적인 스타일이든 슬릿이 주는 섹시미는 올 가을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알투자라의 블루 재킷과 매치한 슬릿이 들어간 화이트 스커트, 캐롤리나 헤레라의 슬릿이 들어간 아방가르드한 드레스,케네스 콜의 스트라이프 프린트의 슬릿이 들어간 블랙 스커트 등이 돋보였다.
KEY 12 과한 누츨은 그만! 컷 아웃
의상의 어떤 부분을 크게 잘라내거나 도려낸 것을 뜻하는 컷 아웃은 스킨이 비치는 시스루룩과 함께 섹시함을 어필할 수 있는 대표적 스타일로 꼽힌다. 올 가을에는 과한 노출보다는 컷 아웃과 시스루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하학적인 사각형 프린트가 올 가을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모던한 느낌의 컷아웃 버전은 다양한 디자이너가 제안했다. 이둔의 폴로 네크라인의 롱 니트 위에 입은 사각 컷 아웃 드레스는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고,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블랙 컷 아웃 원피스도 돋보였다. 손정완의 쇼에서도 컷아웃 스타일이 시선을 끌었다. 드레스, 블라우스, 팬츠 곳곳에 절개를 줬다. 덕분에 섹시함과 우아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KEY 13 올 가을엔 에브리데이 가죽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날씨에 가장 먼저 생각하는 나는 스타일은 ‘가죽’ 아이템이다. 특히 가죽은 다양한 아이템과 잘 어우러져 실용적일 뿐 아니라 가을의 멋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기에도 제격이다. 특히 올 가을에는 가죽이 기존의 '센 언니' '나쁜여자' 라는 고정 관념을 벗고 원피스나 스커트, 팬츠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면서 여성스럽게 재탄생했다. 특히 올 가을에는 '가죽재킷'에만 한정되어 오던 가죽이 이제는 하의패션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긴바지는 물론이고 핫팬츠, 스커트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적용됐다. 또한 가죽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은 원피스다. 가죽 소재의 원피스는 고급스러우면서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알렉산더 왕, DKNY, 핼무트 랭, 박춘무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죽 아이템을 선보였다. 올 가을 일상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가죽의 변신을 통해 눈에 띄는 스타일을 완성해보자.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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