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2-16

패션에디터가 되는 방법

개강을 앞두고 패션 에디터가 되는 방법을 질문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먼저 그 길을 걸어본 패션 에디터의 경험과 조언



  대학에서 ‘패션과 미디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필자는 학생들로부터 패션 에디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패션지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일 게다. 하지만 결론은 늘 한결 같다.‘에디터다움’을 갖추는 것이라고. 요즘은 페이스북으로 소통하다보니 메시지로 많은 질문을 받는다.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대학생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더러 있다.


대학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 잠시 설탕회사(?) 홍보실에서 근무했던 필자는 가끔씩 만나는 대학 동기들의 패션에 대한 열정이 늘 부러웠다. 정년이 보장된 철밥통(?) 직장에서 근무하기에 미래에 대한 금전적 고민은 없었지만 열정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정신적으로 서서히 죽어간다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결국 3년 남짓 직장 생활을 접고 1993년 선택한 길이 패션 에디터의 길이었다. 학보사의 3년 경험과 의상학과 4년 경험을 토대로 도전한 국내 최초의 패션지 남자 기자라는 타이틀은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여성 에디터가 주류인 패션잡지에서 정체성(?)을 지키면서 패션 에디터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던 것은 패션에 대한 열정과 패션 전문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감 스트레스가 문득문득 이유 없는 가출을 부추겼지만 금방 나온 따끈따끈한 잡지의 온기와 시큼한 잉크 냄새를 맡을 때, 그리고 내가 쓴 기사를 읽는 독자들과 패션 디자이너들의 반응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결국 20년째 필자는 패션 에디터와 패션 평론가로 활동하며 패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그럼 패션 에디터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회사 생활을 무난하게 하기 위한 성실함이 필요하다. 패션 잡지나 패션 신문을 내는 곳 역시 규모는 작지만 기업이다. 때문에 상하 위계질서나 근태는 아주 중요하다. 직장은 자신이 놀러가고 싶을 때 찾는 놀이터가 아니다.


두 번째로는 기사에 대한 책임감이다. 자신이 쓰는 기사 하나 하나 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 기사를 ‘기자 혼이 담긴 글’이라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 대안 있는 비판 기사를, 인터뷰이(인터뷰 대상자)를 죽이는 기사보다는 인터뷰이를 살리는 인터뷰 기사를 써야 한다. 자신이 쥔 펜이 칼이 되어 버리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한국 패션에 대한 무한 애정과 책임감이 뒷받침될 때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최고를 지향하는 프로페셔널 정신이 필요하다. 어차피 패션 관련 매체들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특종으로 기획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매체의 특성상 그 매체에 소속되어 있는 에디터들은 그 매체의 얼굴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스타 기자가 돼야만 매체의 인지도는 그만큼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패션에 대한 무한 열정이다. 흔히들 ‘패션(Fashion)은 패션(Passion)’이라고 말한다. 예술 장르 중 유일하게 예술성과 상업성이라는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 패션이기에 아주 역동적이고 버라이어티 하다. 때문에 패션 에디터가 열정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패션 피플들과 소통할 수 없다. 그래서 가끔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던 기자들이 패션 에디터가 되면 초기에는 패션계 종사자들이 돌 아이(?)라고 무시하며 외계인 보듯 하지만 그 열정의 세계에 물드는 순간 스스로 돌 아이가 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는 것이다.



이제 결론이다. 현실적으로 패션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문장력과 기발한 비주얼 감각, 터보 엔진 같은 추진력과 꼼꼼한 기획력은 필수다. 이러한 자질은 트레이닝으로 가능하다. 여기에 성실성과 책임감, 인내력과 끈기와 열정 그리고 헝그리 정신을 가져야 한다. 물론 이 항목은 타고나야 하는 DNA적 속성이 강하다. 그래도 부단히 노력하길…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비주얼 감각과 타고난 문장력을 갖추어도 태만하거나 열정이 없는 경우 도중하차하는 경우를 필자는 많이 봤다. 반짝 재능은 느긋한 성실성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를 악물고 때론 자존심까지 버리면서 어떤 궂은일이라도 해낼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는지 패션 에디터의 길을 도전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길.


30대 열혈 기자 시절, 밀리터리 룩을 입고 서울 컬렉션을 취재했더니 패션 디자이너들이 “유 기자는 종군기자냐”며 놀렸었다. 하지만 그때가 그립다. 패션 에디터의 삶은 총알이 슝슝 지나가는 전쟁터와 같은 패션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종군기자의 삶이었지만 필자는 잃는 것 보다는 얻는 것이 더 많았다. 물론 가끔은 유탄(?)을 맞아 필화 사건을 겪기도 했지만 그 때 그 종군 기자의 패션 열정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립다.


사실 글이라는 것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특히 패션 기사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일반인들보다 6개월 먼저 트렌드를 파악하고 독자보다 2개월을 앞서서 산다는 것은 시차만큼이나 고단한 일상이다. 10월 달에 11월에 나올 12월호를 만들면서 미리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는다. 하지만 정작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2월호를 제작해야 한다. 독자보다 항상 두발 앞서서 살아가야하기 때문에 늘 더듬이를 세우고 패션계를 두리번거려야 한다. 때문에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와 성실성, 그리고 끈기와 체력 없이는 버티기 힘든 직업이 패션 에디터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안타 윈투어와 <보그> 에디터들이 나오는 다큐 <셉템버 이슈>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에디터 지망생이라면 두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학교에서 강의할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하지만 패션 에디터를 지망하는 많은 학생의 경우 재능을 키우기보다 꿈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뭐 꿈은 이루어진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성공한 이들이 만들어 놓은 신기루일 뿐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한 달에 책 한권도 읽지 않고 일기조차 써본 적이 없으면서 그저 패션 에디터의 겉으로 드러난 환상을 쫓는다면 결국 불나방이 될 수밖에 없다. 패션 디자이너만큼이나 패션 에디터 자리도 많지 않다. 정말 패션 에디터가 되고 싶다면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기본기부터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자기 소개서도 잘 못쓰면서 남을 인터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나서 정말 에디터라는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지 먼저 파악한 다음 입사 준비를 해도 늦지 않다.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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