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3-12-15

샤넬,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사과한 이유

샤넬측이 달라스에서 선보인 패션쇼에 등장한 아키리칸 원주민들의 의상을 도용했다는 비난이 일자 대변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얼마 전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에서 욱일승천기가 등장해 논란이 일자 빅토리아 시크릿과 욱일승천기 티셔츠를 입은 밴드가 사과를 하는 일이 있었다. 일본의 욱일승천기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용서할 수 없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일본군의 점령에 따른 핍박과 만행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으로 아시아에서 무려 2천만명 이상이 살육을 당했기에 욱일승천기에 아시아인들의 거부감은 유럽에서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금기시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같은 전범 국인 독일의 경우 나치 깃발인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정치권에서는 욱일승천기 사용을 금지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청소년들이 아무 생각 없이 패션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쇼도 마찬가지다. 늘 특정 심볼 사용에 조심해야 한다. 그것이 종교적이건 정치적이건 그것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쪽이 있다면 더욱더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 지구촌에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공존한다. 나름의 문화와 전통이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특별한 것이 된다. 특히 종교적인 문제나 관습의 문제는 몰이해로 인해 가끔씩 문제를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샤넬은 미국 달라스에서 열린 샤넬의 2013/3014 공방(METIERS DART) 컬렉션 패션쇼에서 깃털 머리 장식과 터키석, 전통 스타일의 프린트와 비즈 장식 등 미국 원주민 드레스 심볼을 도용했다는 비판이 일자 대변인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고 온라인 매체 패션니스타가 보도했다. 샤넬의 대변인은 패셔니스타에 보낸 이 메일을 통해 “샤넬 파리-달라스 공방 2013/2014 컬렉션은 텍사스의 미를 표현하려는 의도였다” 면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텍사스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의 주요한 요소로서 힘과 용기를 뜻하는 깃털 머리 장식은 창의력과 장인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 고의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만약에 샤넬 패션쇼가 원주민의 전통 문화를 잘못 해석한 점이 있거나 그들의 창의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공격으로 느꼈다면 깊이 사과한다” 고 밝혔다.



그러나 깃털로 엮은 모자나 전쟁용 투구들은 용맹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통 아메리컨 인디언의 지도자들이 쓰는 것이며 종족에 따라서는 추장이 쓰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깃털 모자를 절대 쓰지 않는 것이 전통이기 때문에 여성 모델들이 머리 깃털 장식을 쓰고 패션쇼에 등장한 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다는 여론이다.


문제는 샤넬 측이 컬렉션 그 자체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샤넬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메리카 원주민의 장인 정신에 대한 헌정의 의미였다면 애초 컬렉션 테마는 잘못 잡았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직도 종종 아메리카 원주인 사회는 그들의 드레스 모조품이 상업적으로 남용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왜 샤넬 측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가 그 테마를 고수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1년 전에도 란제리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이 패션 쇼에서 모델 칼리 크로스에게 인디언 원주민의 깃털 모자를 씌운 것에 대해 사과한 적이 있다. 당시 빅토리아 시크릿은 쇄도하는 비난 여론에 대해 누구라도 그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면 당연히 사과한다면서 다음달 TV로 패션쇼를 방영하게 될 때에는 그 복장이 나오는 장면을 아예 삭제하고 내보내기도 했다.


당시 빅토리아 시크릿의 페이스북에는 수천 명이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모델 칼리 클로스가 착용한 마루바닥까지 늘어지는 깃털 모자가 예술일 뿐이라고 옹호했지만 대부분은 아메리칸 인디언의 원주민 문화와 역사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처사라고 비난했다.


샤넬의 이번 컬렉션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장인 정신에 대한 헌정이든 아니든 간에 칼 라거펠트는 아직도 다수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전통 문화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여전히 기분 나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패션쇼를 기획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패션엔 유재부 대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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