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4-01-15 |
응답하라! 추억의 90년대 패션 브랜드 재조명
「보이런던」 「톰보이」 「팀버랜드」… ‘응사’ 열풍에 힘입어 핫 브랜드로 부상
「보이런던」 「닉스」 「GV2」 「티피코시」 「팀버랜드」 …
이 브랜드들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1990년대에 화려한 ‘청춘’을 보낸 X세대일 것이다.
최근 영화와 브라운관을 통해 불어 닥친 1990년대 복고 열풍이 패션계까지 확산되면서 추억의 패션 브랜드들이 재 점화하고 있다.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브랜드가 다시 런칭되거나 새로운 컨셉으로 재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이들 브랜드는 그 동안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 파워가 퇴색되거나 중단됐었지만, 90년대 복고열풍과 함께 30~40대에게는 청춘의 아련한 추억으로, 10~20대에게는 신선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빅뱅 등 아이돌 그룹이 즐겨 착용하면서 스트리트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보이런던」>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이 즐겨 입어 큰 인기를 모았던 「보이런던」은 한동안 사라졌다 지난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컨셉을 재정비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빅뱅, 박재범, 빈지노 등 힙합 뮤지션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스트리트 아이콘으로 부상한 이 브랜드는 특히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노출되면서 90년대 복고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태생의 「보이런던」은 1994년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래 독수리 문양과 독특한 캐릭터로 큰 인기를 구가했다. 2000년대 들어 주춤했으나 지난해 펑키하고 유니크한 감성의 스트리트 브랜드로 재기에 성공, 아이돌 스타들도 즐겨 입는 핫 브랜드로 부상했다.
1980~90년대 최전성기를 누렸던 여성복 「톰보이」는 2010년 부도처리로 잠시 접었다가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인수된 후 ‘언컨벤셔널 컨템포러리 캐주얼(Unconventional Contemporary Casual))’이라는 새로운 감성으로 돌아왔다. 차별화된 컨셉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성 영 캐주얼의 니치마켓 공략한 결과, 지난해 전년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로 명성을 날렸던 「노티카」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재 탄생했다. 「노티카 아웃도어」를 전개하는 아마넥스는 포화상태인 아웃도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시장안착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 명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팀버랜드」는 올 S/S에 국내시장에 재 진입할 계획이다. 일명 ‘노란 워커’로 19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팀버랜드」는 2000년대 들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철수와 런칭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복고 트렌드에 힘입어 다시 한번 국내시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이번이 세 번째 진출이다.
이 밖에도 「닉스」 「겟유즈드」 「GV2」 「체이스컬트」 「인터크루」 등 추억의 브랜드들이 전개 회사를 옮기거나 컨셉을 재정비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홈쇼핑 등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유통사들도 1990년대 복고 브랜드에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몰의 경우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를 모아 ‘응답하라 이마트, 추억의 브랜드 모음전’을 이달 열어 재미를 봤다. 「뱅뱅」 「체이스컬트」 「베스띠벨리」 「비키」 등 10개 브랜드를 20년 전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번 기획전은 지난 1일 시작한지 1주일 만에 2천5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일반 의류 기획전보다 2~3배 많은 금액이다. 이마트 측은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1990년대 브랜드가 최근 ‘응사’ 열풍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재평가 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990년대 열풍은 패션기업들에게 호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속된 불황으로 신규 브랜드 런칭이 어려워진 지금, 복고 컨텐츠 활용이 저비용 고효율 전략으로 선호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1990년대 문화가 재조명되면서 당시 인기를 끌었던 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지 1990년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닌 시대가 원하는 감성을 입혀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위한 핵심 키(key)”라고 조언했다.
<사진=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990년대 문화와 패션을 완벽히 재현해 90년대의 향수와 판타지를 자극했다는 평을 얻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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