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25-10-22 |
'구찌 모기업' 케어링, 비상 결단...결국 뷰티사업 포기 로레알에 6.6조원 매각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이 향수 브랜드 크리드를 포함해 자사의 뷰티 사업을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약 40억 유로(약 6조6천억원)에 매각했다.
구찌의 모기업 케어링(Kering)이 자사의 뷰티 사업을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éal)에 약 40억 유로(약 6조6천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로레알은 럭셔리 향수 브랜드 ‘크리드(Creed)’ 인수와 함께 구찌(Gucci), 발렌시아가(Balenciaga),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케어링 산하 럭셔리 브랜드의 향수 및 화장품 제품 개발 독점 권리를 50년간 확보하고 케어링 측에는 로열티를 지급한다.
케어링의 이번 뷰티 사업 매각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6월말 기준 케어링의 순부채는 95억유로(약 15조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링은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올 상반기 순이익이 4억74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했다고 밝혔다.
간판 브랜드인 구찌의 실적 부진도 결정타였다. 지난 7월 실적에서 구찌의 매출은 전년 대비 26% 떨어진 30억유로에 그쳤다. 핵심 시장인 중국 수요가 급감, 매출이 최근 분기 전년대비 25% 하락했다.
케어링은 지난 2023년 하이엔드 향수 브랜드 '크리드' 인수를 계기로 뷰티 사업 진출을 위해 '케어링 뷰티'사업부(Kering Beaute)를 출범시킨 바 있다.
크리드는 영국 국왕인 찰스 3세가 대관식에서 사용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품 향수에 대한 명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케어링 뷰티 사업은 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이 겹치면서 불과 2년 만에 전략을 뒤집었다. 케어링 뷰티 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6천만 유로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케어링은 이번 향수, 뷰티 사업 매각 외에도 부동산 지분 매각, 발렌티노 인수 계획 보류 등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재편, 핵심사업인 럭셔리 패션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케어링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루카 데 메오
이탈리아 주요 매체들은 케어링의 뷰티 사업 매각은 지난달 공식 취임한 루카 데 메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주도했다고 전했다.
케어링은 LVMH, 에르메스 등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며 지난 6월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인 르노를 이끌었던 메오를 새 CEO로 파격 발탁하며 전면적인 혁신 작업에 돌입했다.
메오 CEO는 부임과 동시에 부채 감축과 핵심 패션 사업 집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발렌티노 인수 계획을 연기하고 부동산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등 부채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드 메오는 이번 매각을 두고 “우리를 가장 잘 정의하는 것, 즉 하우스 브랜드 창의력과 매력에 집중하는 결정적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로레알은 올해 들어 공격적인 인수 행보를 보이며 럭셔리 뷰티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와 별도로 력셔리 고객 대상 합작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 2008년 케어링으로 부터 입생로량 향수 사업권을 인수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메디케이트(Medik8) 지분 과반을 확보했고, 미국 프로페셔널 헤어케어 브랜드 컬러와우(Color Wow)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의 ‘닥터지(Dr.G)’ 브랜드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아시아 시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로레알은 향후 케어링의 럭셔리 브랜드 자산과 로레알의 뷰티 기술력을 결합해 럭서리 건강 및 장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케어링 주요 브랜드의 뷰티 라이선스를 확보한 로레알은 형후 향수, 스킨케어를 넘어 웰니스 분야까지 글로벌 럭셔리 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넓힐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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