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4-01-11

리카르도 티시와 카니예 웨스트의 패션 배틀?

절친으로 알려진 지방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와 힙합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각각 나이키와 아디다스 대표로 패션 배틀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 나이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던 카니예 웨스트가 나이키와 결별하고 아디다스와 계약한 데 이어 2014년이 밝자말자 리카르도 티시가 나이키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파트너로 낙점되었기 때문이다. 이 둘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질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평소 절친으로 유명한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와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 신발 디자인으로 세계의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둘의 대결에 세계 패션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노스 웨스트의 패션 대부인 리카르도 티시가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의 7개월 된 딸인 노스 웨스트에게 선물한 밤비 티셔츠가 눈길을 끌면서 둘의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2014년 들어 우정을 잠시 접고 패션 배틀을 벌이는 경쟁자가 된 것이다.

스타일닷컴에 의하면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콜라보리이션을 통해 새로운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동안 나이키는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썸, 아티스트 톰 삭스, 가수 카니에 웨스트 등과 콜라보리에션 작업을 했지만 패션 디자이너와는 거의 콜라보레이션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한다. 문제는 배틀 과제가 신발이라는 사실. 사실 옷으로 하면 리카르도 티시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지만 이미 카니에 웨스트의 경우 나이키의 에어 이지 시리즈로 완판을 기록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쉽게 승부를 점칠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2011년 빈부 격차와 금융 기관의 부도덕성에 반발하는 성별, 인종, 삶의 지향점이 서로 다른 99% 1%의 기득권을 비판한 미국의 월가 시위 현장에 카니에 웨스트가 나타나 시위대를 격려하는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이때 카니에 웨스트는 시위대의 비난을 들었다.바로 럭셔리 브랜드 지방시의 티셔츠 때문이었다. 지방시 티셔츠를 입은 카니에를 99%의 시위대는 1%의 인물로 본 것이다. 덕분에 '카니에=지방시'라는 공식과 함께 제이 지 와 함께 만든 앨범의 아트 워크를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가 맡았다는 사실이 다시금 화제로 떠올랐다.

앨범 속 트랙인 '니거스 인 파리'의 뮤직 비디오 역시 온통 지방시에 대한 헌정이었다. 리카르도 티시가 특별히 제작한 지방시의 옷을 입은 카니예 웨스트와 제이 지가 등장했는데 데칼코마니 기법을 이용한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지방시의 광고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카니예 웨스트는 리카르도 티시가 디자인한 지방시의 힙합 스타일 티셔츠를 입고 공연을 하면서 리카르도 티시의 대중적인 인지도 확보에 일조하면서 둘은 절친이 되었다.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이탈리아 출신의 리카르도 티시는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을 정도로 패션계의 차세대 거목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 지난 2013년은 기억에 남을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CFDA 인터내셔널 어워드를 수상했고, 패션계 오스카라 불리는 멧 갈라의 펑크 전시회 참가, 오페라 가르니에 무대 의상 작업에 이르기까지 눈부신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2014년 역시 활발한 활약이 기대된다. 바로 그 첫 번째 소식이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 뉴스가 아닐까 한다. 파트너십의 결과인 ‘NIKE RT’ 로고가 찍힌 새로운 신발은 올 봄 나이키 매장과 나이키닷컴에서 만날 수 있다.

"나에게 나이키는 나의 어린 시절과 미국 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 맥도날드와 말보로 그리고 나이키는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아주 중요했다."라며 리카르도 티시는 레전드 브랜드 나이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나이키의 글로벌 신발 디렉터인 이안 기노자는 "우리는 그의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최근 티셔츠를 착용해 본적이 있다. 내가 보기에 리카르도 티시는 스트리트의 패션의 선을 잘 혼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리카르도 티시와 나이키 측은 아직 스케치 단계이기 때문에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신발이 콜라보레이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사실은 둘 다 부인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리카르도 티시가 지난 16년 동안 나이키의 같은 스타일을 줄곧 신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리카르도 티시는 "콜라보레이션 제의를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나의 DNA와 나이키가 완벽하게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광인 셈이다. 특히 나이키는 항상 스포츠 피플들과 작업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는 나이키의 기술을 따라갈 수 없다. 대신 나는 나만의 스타일 있다. 나 같은 사람과 나를 추종하는 젊은 세대들이 원하는 디자인을 할 생각이다"라며 "소리 없이 강한 디자인"이라는 말로 새로 선보일 나이키 콜라보레이션 슈즈 라인에 대한 힌트를 주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와 절친이 레퍼 카니에 웨스트가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중단한 지 얼마 안되어 리카르도 티시와 콜라보레이션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카니예 웨스트는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에어 이지(Air Yeezy)와 에어 이지 II 슈즈를 디자인해 매진을 기록했지만 나이키 측은 카니에 웨스트가 프로 스포츠맨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들어 그에게 판매 로얄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카니예 웨스트는 나이키를 떠나 라이벌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계약을 했다.

평소 절친인 두 사람이 스포츠 브랜드의 양대 산맥인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신발로 대결하는 모습은 패션계의 최대 화두인 콜라보레이션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매스 미디어의 발달로 이제 패션과 엔터테인먼트와의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패션계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2014 브라질 월드컵이라는 특수를 앞 둔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카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벌써 기대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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