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3-09-27 |
올 가을 ‘파워 수트’ 귀환하나?
재킷에 긴 정장바지, 스커트 매치
올 가을 '파워 수트'가 귀환하나?
1980년대 패션 아이콘였던 파워수트가 2013년 런웨이에 다시 등장했다. 8월호 패션잡지들은 파워수트의 창시자 격인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크리스찬 디오르」 「구찌」의 파워수트 광고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파워수트가 새롭게 패션시장을 강타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러 인해 「앤테일러」나 「바나나리퍼블릭」에서도 수트를 내놓기 시작했다. 직종을 가릴 것 없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캐주얼 차림이 출근 복장의 정석이었던 트렌드가 180도 바뀐 것이다. 색상을 엄격하게 통일한 수트보다는 미셸 오바마 영부인처럼 벨트 가디건이나 드레스를 선호하던 시대가 종말을 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파워 룩’은 1980년대처럼 재킷에 긴 정장바지나 스커트를 매치하는 것이다. 자로 잰 듯 딱 덜어지는 룩이 전형적이지만 체형의 곡선을 살린 슬림한 룩을 지향하기도 한다. 슬림한 소매와 늘씬하게 체형을 돋보이게 하는 라인, 여성적인 어깨선(1980년대 여성복은 어깨선을 마치 풋볼 선수를 연상시키게 과장했다)이 인상적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최근 파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예전 파워수트와 요즘 파워수트는 완전히 다르다”며 “요즘 파워수트는 여성미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고급 의류 브랜드 「바니스(Barneys)」는 매우 세련된 수트를 여러 벌 선보일 예정이다. 「바니스」는 정장 재킷과 바지, 스커트로 구성된 ‘씨어리 아이콘’ 캡슐 컬렉션을 공개했다. 기존 실루엣을 모던하게 변형한 컬렉션이다.
「생로랑」과 「더로우」도 올 가을 수트 컬렉션을 런칭한다. 그런지룩을 표방하던 「생로랑」이 이번 시즌에는 수트로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최근에는 파워수트를 자유롭게 실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바지 길이도 짧게 자르거나 질질 끌리게 길게 변형을 줬다. 한 벌로 코디하되 엄격하게 매칭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파워수트에서 변하지 않는 한 가지 핵심 요소는 상체의 결점을 보완하고 가려주는 파워 재킷이다.
너무 밝거나 강한 색상을 택하지 않는다는 점은 예전 파워수트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했다. 최근 여러 시즌 동안 원색과 다채로운 프린트가 유행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워수트에서 검정과 회색, 베이지는 여전히 사랑 받는 색상이다. 흐릿한 색상이나 메탈릭한 느낌의 중간색도 선호된다.
이렇게 새로운 파워룩이 맷 데이먼과 조디 포스터가 출연하는 신작 영화 ‘엘리시움’에도 등장한다. 조디 포스터가 연기하는 캐릭터인 로데스는 「아르마니」가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바지 정장 두 벌을 입고 나온다. 매끈한 수트에서는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 타이트하고 슬림하게 재단되고 미묘한 색상은 로데스의 차가운 세계관을 강조한다.
요즘 나오는 파워수트는 고위급 임원들이 입기에 적합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 트렌드의 ‘얼리어답터들’은 정작 젊은층이다. 이들은 파워수트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다.
젊은 남성들이 두세 해 전부터 자기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수트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재킷과 하의를 다른 사이즈로 구입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상하의를 따로 고를 수 있어서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선택하기도 쉬워졌다.
패션엔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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