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2025-09-06

'이탈리아 패션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 마지막 날까지 일했다...향년 91세 별세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가 밀라노 자택에서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마니 그룹은 성명을 통해 “무한한 슬픔 가운데, 그룹 창립자이자 창조자이며 지칠 줄 모르는 원동력이었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별세를 알린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실, 그는 회사, 컬렉션, 진행 중인 수많은 프로젝트들에 전념하면서 마지막 날까지 일해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1월 2025 S/S 패션위크 때만 해도 무대를 직접 진두지휘했으나 지난 6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는 그의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런웨이 행사에불참했다. 

당시 아르마니는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이라고 밝혔지만, 건강 상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9월 말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자신의 시그니처 브랜드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션 하우스 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계획 중이었다.

아르마니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이번 달 밀라노 패션 위크 기간 동안 열릴 예정이며, 브레라 미술관에서 패션에 전념하는 최초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브레라 궁전에서 런웨이 쇼가 열릴 예정이다.

아르마니는 1975년 연인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세르지오 갈레오티(Sergio Galeotti)와 자신들의 폭스바겐을 1만 달러에 팔아 남성 기성복 라벨을 창업했다. 여성복 라인은 그로부터 1년 뒤에 론칭했다.

또한 전통적인 안감을 없앤 비구조화 재킷은 헐리우드부터 월스트리트까지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비구조화 재킷과 단순한 티셔츠를 매치했는데, 그는 이를 가리켜 "패션 알파벳의 알파와 오메가"라고 표현했다.

어깨 패드와 캔버스 안감을 최소화해 신체의 자연스러운 선을 드러내고, 관능성과 자유로움을 주입한 아르마니 슈트는 곧 부유한 남성의 옷장 필수품이 됐으며 권위와 성공을 상징하는 유니폼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1980)에서 리처드 기어가 입은 아르마니 슈트는 아르마니를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만든 기폭제로 작용, 단순한 디자이너를 넘어 스타와 레드카펫을 상징하는 대중문화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아르마니 정장에 이어 여성을 위한 바지 정장을 직장 내 복장으로 도입한 것도 혁명적이었다. 어깨 패드가 달린 재킷과 남성용으로 재단된 바지로 구성된 이 '파워 슈트'는 1980년대 부상하는 비즈니스 여성 계층의 상징이 됐다.

1985년, 갈레오티가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는 컬렉션 런웨이를 비롯해 광고, 모델들의 헤어 스타일까지 모든 사업 전반을 꼼꼼히 지휘 설계하고 직접 이끌며 ‘킹 조르지오’(Re Giorgio)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디자이너로서의 감각과 사업가로서의 탁월한 면모를 발휘했다.

아르마니는 2000년 바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갈레오티와의 관계에 대해 "사랑이라는 단어는 너무 단순화된 표현입니다. 삶과 세상과의 위대한 공모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후 아르마니는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으로 브랜드를 세분화시키고  향수, 화장품, 액세서리, 시계, 주얼리를 비롯해 호텔, 레스토랑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아르마니는 수십 년간 엄격한 통제력을 유지하며 럭셔리 업계를 재편하는 인수합병(M&A) 속에서도 회사의 독립성을 유지해왔다. 

밀라노에 기반을 둔 투자 은행들이 수년간 회사에 대한 수많은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아르마니 그룹은 2024년에 23억유로(3조 7,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블룸버그 백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아르마니의 개인 순자산은 약 95억달러(13조원)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중 하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사생활을 엄격히 관리한 그는 후계 구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자녀가 없지만 여러 친척이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회사를 가까운 친구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고문으로 구성된 대가족이 앞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해왔다.

2017년 설립한 재단을 통해 비상장 기업의 독립성과 유산 보전을 도모했고, 오랜 동반자인 판탈레오 델오르코가 말년까지 주요 컬렉션을 함께 정리했다. 유족으로는 누나 로산나가 있다.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4일) 세상은 거장을 잃었다"며 "그는 역사를 만들었고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모 루피니 몽클레르 CEO는 "우아함은 주목받는 게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라며 "고마워요. 조르지오"라고 애도를 전했다.

사진 =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1980년 가을/겨울 기성복 컬렉션을 앞두고 피팅 작업하는 장면


한편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1934년 7월 11일 이탈리아 북부 피아첸차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2006년 인디펜던트지 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자신에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늘 자신과 그 형제 자매들이 흠잡을 데 없이 차려입도록 신경쓰셨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를 거쳐 군 복무 중 의무실에서 일했으나, 제대 후 의대를 중도 포기하고 밀라노 백화점 라 리나센테에서 쇼윈도·바잉 업무를 맡으며 패션 현장에 입문했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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