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2-05-17 |
[패션 키워드] 뉴로마케팅, 소비자의 무의식에 스며들다
감성 마케팅 확대따라 주목 … 신 커뮤니케이션 툴로 활용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변화무쌍해지면서 소비자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환경 요소에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소비 니즈를 형성해 가고 있다. 또 이를 공략해야 할 기업들은 소비자의 니즈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특히 지속적인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소비자의 소비 패턴 예측에 있어 더욱 고차원적인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이 가운데 뇌신경학 분야의 조사 기법을 통해 소비자의 뇌가 마케팅 활동에 반응하는 패턴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뉴로마케팅’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단어로, 무의식적인 반응과 같은 두뇌자극 활동을 분석해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마케팅 전략이다.
시선 추적 기법, 뇌파 측정, 뇌 영상 촬영 등 뇌 과학 기술을 활용해 추출한 신체와 뇌 반응 정보로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시선이 움직이는 패턴과 머문 시간 등을 관찰해 소비자의 시각적 주의를 측정하는 ‘시선 추적 기법’, 뇌-신경 혈류간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뇌영역과 특정 반응과의 연관을 살펴보는 뉴로 이미징 기법, 뇌파를 측정해 뇌의 활동 상태를 보여주는 뇌파 특정 등이 대표적인 기법이다.
실제로 마케팅과 뇌 신경과학의 연계는 이미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뉴로마케팅을 실무에 활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기업들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LVMH, 혼다 등 해외 유명 기업들은 뉴로마케팅을 판매 마케팅 외에 제품 개발과 마케팅 분석 등에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해외 사업 분야와 서비스 개발 등에 뉴로마케팅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뉴로마케팅’이 뜨는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은 첨단 기술의 일상화와 소비자 네트워크 형성 등을 기반으로 제품의 교환과 환불 등에 있어서 자유로운 의사를 표출하고 기업의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구매에 있어서도 인터넷을 통한 탄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 비교, 평가는 물론 마케팅의 대상이자, 마케팅의 주체자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적인 발달로 기업간 제품 성능에 차이가 없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신제품 자체 보다는 마케팅, 브랜드 파워 등에 더욱 더 커다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로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무의식’에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 이외의 요소에 주목하기시작하면서 소비자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등의 감각적 자극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무의식적인 심리 분석을 통해 소비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또 소비자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소비자가 말하는 그 이상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분석해 상품 판매의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제품 개발에서 소비자 반응 분석까지
글로벌 브랜드, 다문화?다국적 소비자 분석에 활용
세계 경제 전문지 ‘포춘’은 최근 ‘뉴로마케팅’을 미래 10대 기술로 선정한 바 있다. 현재 뉴로마케팅은 음료와 식품, 화장품 등 소비자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산업 분야 외에도 자동차,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코카콜라, 나이키, 혼다, 피엔지 등은 뉴로마케팅을 활요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들 기업은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부터 디스플레이, 마케팅, 그리고 런칭 이후에도 소비자 반응 등에도 활용 영역을 확대하는 등 그 프로세스를 넓혀가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그룹 ‘혼다’는 뉴로마케팅을 활용한 오토바이 개발로 주목을 받았다. 얼굴과 유사한 형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얼굴 뉴런’ 원리를 이용해 정면에서 보면 마치 화가 난 사람의 얼굴 같은 디자인을 개발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디자인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방 운전자가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다 빨리 인식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고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실험 결과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디자인의 경우 뇌 반응이 활성화돼 상대편 차량이 오토바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43% 증가됐다고 한다.
LVMH는 뉴로마케팅을 통해 광고 효과를 측정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광고 호감도 등을 설문하는 단편적인 방식으로는 광고 영상의 순간적인 무의식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다문화, 다국어 환경에서 공통적인 브랜드 이미지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 연구에 대한 효율성있는 마케팅 전략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뉴로마케팅을 도입해 다문화, 다국적 소비자들이 광고나 마케팅에 반응하는지에 대하 분석에 뉴로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뉴로마케팅의 경우 언어적 환경을 탈피해 소비자 집단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향후 영유아 마켓에서 제품의 만족도와 안정감 등 직접적인 소비자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매장 동선과 디스플레이를 개선하는데 뉴로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시선 추적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구역과 이동경로를 파악해 소비자들이 편하고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축하고, 최적의 동선을 통해 판매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뉴로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구매 여부를 예측하는 분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매력적인 상품을 접할 때 즐거움과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되면 구매로 이어지고, 가격 등의 정보와 관련된 부분이 더욱 활성화되면 구매 거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K7, 11번가, CJ오쇼핑 등 뉴로마케팅 활용
전통적인 마케팅 툴의 보완재적 역할
뉴로마케팅을 실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감성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어필되면서 화장품, 전자,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뉴로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쇼핑몰의 대표 기어인 ‘11번가’는 KIST와 함께 인터넷 상거래 서비스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소비자 행동 분석을 토대로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 모델을 개발해 사이트 디자인 개발과 상품 및 광고 주목도를 향상시키데 활용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중대형 승용차 ‘K7’에 뇌과학을 적용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이름을 찾기위해 설문과 뇌과학을 활용해 승용차 네임을 ‘K7’으로 선정했다. 소비자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각각 ‘K’와 ‘7’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떠올렸고, 이는 고급스러운 감성을 표현한 디자인 전략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CJ 오쇼핑’도 뉴로마케팅 분석 결과를 반영해 성공한 케이스다. ‘CJ 오쇼핑’은 중국 진출 당시 가격에 대한 뇌 반응을 측정해 중국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 중국 소비자들이 150위안 이하는 ‘하자 상품’으로 인식하고 340위안 이상의 가격에 대해서는 ‘비싸다’고 인식한다는 점을 분석해 상품 가격대를 150~340위안 사이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CJ 오쇼핑’은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뉴로마케팅은 한계가 있다. 소비자의 심리 상태와 감정을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감성적인 측면이 중시되면서 소비자를 이해하고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의 불확실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재적인 측면에서 ‘뉴로마케팅’은 활용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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