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2-01-06 |
[패션 키워드] ‘세대공감’ 대한민국 ‘패션’ 바꾼다
문화코드 넘어 사회 변화의 새로운 파워로 자리매김
‘세대공감’ 열풍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아이돌 가수의 공연에 삼촌부대가 등장하고 SPA 브랜드 매장은 티셔츠와 레깅스를 고르는 10대들을 비롯, 이들과 함께 쇼핑하는 엄마들로 북적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방청석엔 은발의 노부부가 젊은 관객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인기를 모았던 세대들간의 소통 등 내용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세대공감’ 열풍을 예고했다. ‘세대공감’은 이제 대중문화에서부터 기업의 마케팅 전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12년 소비 트렌드로 ‘세대공감 대한민국 (Over the genera tion)'을 꼽아 세대 간 벽이 허물어지는 경향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격변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대두되면서 ‘공감 능력’이 중요해 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문화 컨텐츠부터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공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면서, ‘세대공감’은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며 서서히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세대 공감’ 새로운 문화 코드로 … ‘세대 공감’ 열풍
‘음악’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코드로 등장했다. 아이돌 가수의 최신 곡에서부터 1970년대 남진과 나훈아의 명곡까지 선보인 오디션 프로그램에 전 세대가 TV 앞에 모여들고 있다.
대중들에게 인기를 끈 명곡들을 재해석해 선보인 무대는 중?장년층은 향수를 자극한 것은 물론 10대와 20대들의 음원 판매율도 치솟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열풍에 이어 공연에도 세대 공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해 10월 추억’과 ‘사랑’, 그리고 ‘꿈’을 주제로 ‘싸이월드 페스티벌, With you’ 를 진행했다. 이 페스티벌은 친구, 연인, 가족 등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함께 모여 추억을 만들어가는 교감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곡들은 콘서트 관객들과 싸이월드 회원들이 ‘공감 투표’를 통해 선정돼 시작부터 대중의 눈길을 모았다. 공감 페스티벌은 전 세대가 함께 하나되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콘서트로 떠오르며 젊은층 중심의 콘서트 문화에 문화적 갈증을 느꼈던 중년세대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세대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테마를 다룬 영화들이 인기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완득이’는 현재 누적관객 5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롱런 중이다. ‘완득이’ 는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세상에 등을 돌린 반항아와 그를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테마인 ‘미래의 불안함’ 은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로 세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젊은이들의 고민과 불안을 주제로 한 영화와 책들이 인기를 끌며 이들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멘토 신드롬’을 불러일으켜 ‘기성세대의 역할은 젊은이들을 다독이고 조언하는 ‘청춘의 멘토’ 로 재조명 받고 있다.
어머니들의 여고시절 추억을 담은 영화 ‘써니’도 큰 관심을 모았다. 중장년층에게는 1980년대 학창 시절의 추억을, 젊은 세대들에게는 부모들의 학창 시절에 대한 흥미를 불러 모아 700만 명의 관객을 돌파, 전 세대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한편 주류문화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민속주점이나 중장년층과 어울렸던 막걸리가 ‘막걸리 바’ 등으로 새롭게 태어나 젊은 층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최근 강남과 홍대 등의 중심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막걸리바는 유자, 검은콩 등 다채로운 막걸리 종류와 참신한 메뉴로 구성되고 테마가 있는 인테리어를 통해 기존의 막걸리 이미지를 탈바꿈했다. 막걸리의 변신은 기존 고객층이었던 중장년 세대와 젊은 고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며 새로운 문화를 이끌고 있다.
‘세대 공감’ 열풍엔 이유가 있다
이처럼 세대공감을 이끌어낸 컨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각 세대에서 관계 단절로 인한 ‘소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 취업, 육아, 노후와 건강 등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관계 구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 경제연구소는 개인의 소외와 단절이 심화되면서 공감능력의 부족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가족과 집단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했던 것이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화 인간 소외, 관계 단절로 인해 공감 능력의 부족함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같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대두되면서 감정적 소통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도 세대공감이 확산되는 이유다. 성별이나 연령, 계층 구분 없이 누구나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소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사회에 전반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세대 경계 허문 브랜드가 성공한다
세대공감이 시대를 대변하는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패션에서도 연령과 상관없는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캐주얼룩이나 특정 조닝 구분없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최근「H&M」 「자라」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에 쇼핑을 즐기는 40~50대 중장년층 고객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예다.「유니클로」의 히트텍이나 후리스 아웃터 등은 실용적이면서도 젊은 감각을 반영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자라」와「H&M」의 베이직한 기본 아이템이나 가벼운 이지웨어도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SPA 브랜드에 중장년층 고객 비율이 늘어난 데에는 전 복종에 부는 캐주얼라이징 트렌드와 젊음이 강조되면서 다양화된 상품군과 저렴한 가격,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어덜트 고객에게도 매력적인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마담존이나 고가의 라이선스 브랜드로 국한됐던 조닝구분도 SPA 브랜드가 어덜트 고객 유입을 이끈 요소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이 함께하는 패션 이미지를 강조한 브랜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꼼뜨와 데 꼬또니」, 신원의「이사베이」등은 ‘엄마와 딸이 함께 입는 옷’ 이라는 컨셉으로 젊은 감성의 고감도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엄마와 딸이 함께 등장해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인 브랜드 룩북도 매 시즌 화제를 모으고 있다. 「MLB 키즈」로 라인 익스텐션을 이룬 「MLB」도 캐주얼한 감성을 아빠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아 올 한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세대공감’ 새로운 브랜드 전략으로
이와 함께 세대공감 키워드는 이제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털화된 수입 SPA 브랜드의 활발한 진출과 브랜드 성숙기로 성장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패션 시장은 토털 브랜드 전략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토털 브랜드 전략을 통해 기존 브랜드의 타켓층을 확장해 폭넓은 소비자층을 수용하고 업그레이드 된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선보이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제일모직의「빈폴」은 빈폴 레이디와 맨, 골프, 진과 키즈에 이어 액세서리, 유플랫에 이어 이번 S/S에 아웃도어 런칭을 앞둬 적극적인 라인 익스텐션을 펼치고 있는 브랜드로 꼽힌다.
고급스러운 트러디셔널 이미지로 중장년층에게 적극적인 선호도를 받았던「빈폴」은 최근 TV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제작 지원과 함께 10대와 20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지드래곤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고 ‘지산 락페스티벌’, ‘슈퍼 스타일’ 캠페인 등을 실시해 ‘핫’한 브랜드로 떠오르며 젊은 고객층을 사로잡았다.
「노스페이스」와「코오롱스포츠」등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가족단위의 캠핑을 컨셉으로 기존 상품군에서 ‘영’라인과 ‘키즈’ 라인을 런칭하며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여행이나 스포츠 등의 라이프스타일이 전 세대군에서 중시되면서 젊은 감성이 담긴 제품들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기존 등산화 스타일에서 탈피해 캐주얼한 감성을 담은 슈즈를 출시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한 ‘워킹’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패밀리 올레길 이벤트’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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