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1-07-05 |
[패션 키워드]착한 브랜드의 ‘착한 소비’이유는?
페어 드레이드, 노블리스 오블리주 등 국내외 확산
‘착한 소비’ 시대가 도래했다.
‘착한 소비’라 일컫는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erism)는 기업의 윤리적 활동을 강조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공익 마케팅 등 기업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주체가 된 소비 활동이다.
즉 과거 소비 기준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의 삶과 권리, 이익까지 보장이 된 좋은 상품을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는 소비를 말하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미국 소비자 5천439명을 대상으로 구매 핵심 기준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0% 이상이 기업의 자선 활동과 지역 공헌, 공정한 가격 지불, 친환경 활동 등이 구매의 기준이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이 물질 소비에서 가치소비로의 전환은 ‘노블리스 오블리주’, ‘착한 소비자’ 등 윤리적 소비 트렌드로의 발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각국의 시민 단체가 중심이 돼 시작된 페어트레이드 운동은 깨어있는 대중들의 참여가 점차 높아지면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스타벅스와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남미와 아프리카의 어린 노동력착취, 환경 파괴 등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면서 비윤리적 소비에 비판의 소리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착한 소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됐으며, 기업은 하락한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를 끌어올리고 착한 소비가 가능한 환경 창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경험은 자사뿐만 아니라 타기업에게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기업에 상관없이 산업 전반에 ‘착한 소비’ 운동의 확산과 더불어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왜 ‘착한 소비’가 뜨는 이유는?
일부에서는 ‘착한 소비’는 가격 프리미엄이 따르기 때문에 경제가 불황일 땐 이 같은 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착한 소비’의 열풍은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200%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소비자가 물질적 가치를 우선시했다면 스마트 시대의 소비자는 물질적 가치와 함께 정신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개념 있는 소비를 지향, ‘착한 소비’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현재의 소비자는 단순히 필요에 의해 소비를 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생산자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 창출, 나아가 사회 공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포함한 소비로 의미를 확대 해석해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의 소비 전환이 한 몫 거들고 있다.
가치 비중이 가격이 최우선 메리트가 아닌 정서적 만족감과 안전한 먹거리와 입을거리 등에 가치를 높게 둬 다른 제품에 대한 비용을 줄이더라도 ‘착한 제품’에 대한 비용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손쉽게 공정 무역 상품과 상품 판매 금액의 일부분을 기부하는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착한 소비’가 주목을 받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이유는 ‘G세대’의 등장이다. G세대는 그린(Green)과 글로벌(Global)의 영어 첫 알파벳을 따 만들어진 용어로 환경 세대라는 미래 지향적인 의미와 다양한 사회 운동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착한 소비’를 돕기 위한 ‘착한 브랜드’ … 「더바디샵」 「탐스」 등
글로벌 브랜드 「더바디샵」은 ‘동물실험 반대’와 ‘커뮤니티 페어 트레이드’, ‘자아존중 고취’, ‘인권 보호’, ‘지구환경 보호’ 등 5가지 밸류를 기업 이념으로 삼고 전개 중이다.
이에 따라 「더바디샵」은 화장품 원료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8천여가지의 재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체 시험법 사용과 공정한 가격 정책을 기반으로 한 교역으로 생산자들에게 경제력을 부여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커뮤니티에 환원하는 무역 프로그램 등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1994년부터 가정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 참여,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는 등 인권 보호를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6년 미국의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에 의해 탄생한 대표적인 윤리 브랜드인 「탐스 슈즈」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와 아프리카의 신발을 신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1대1 기부 방식으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07년부터 코넥스솔루션이 한국에 정식으로 들여와 선보이고 있는 「탐스 슈즈」는 지난 4월 5일 ‘신발 없는 하루’ 캠페인을 펼치는 등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재단법인 행복한 나눔과 GS숍이 국내 빈곤 아동들의 문화 정서 지원사업을 위한 착한 브랜드 「한뼘」을 런칭했다.
「비욘드클로젯」의 디자이너 고태용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뤄진 「한뼘」의 첫 번째 상품은 티셔츠로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지역 아동 센터인 행복한 홈스쿨 사업을 지원하는 ‘무지개 상자’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밖에도 ‘착한 소비’ 에 참여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수입 잡화 편집숍 ‘밴드오브플레이스어스(Band of Players)’는 아웃오브프린트(out of print) 라인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웃오브프린트는 ‘책’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고전부터 현대의 소설까지 북커버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프린트한 티셔츠를 만나볼 수 있다. 이 티셔츠는 책과 접할 기회조차 없는 세계의 많은 이들을 위해 티셔츠 한 장이 팔릴 때마다 한권의 책을 ‘북 오브 아프리카(book of Africa)’ 단체를 통해 기부되고 있다.
「나이키」는 잡지를 꿰매어 만든 신개념 스니커즈 ‘프리미엄 프린트 팩’을 리미티드에디션으로 출시했으며 「스피도」는 공정무역 브랜드 프롬섬웨어와 협업해 헌 수영복 소재를 이용한 드레스 라인을 런칭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어트레이드 패션 브랜드에 주목하라
국내에서도 ‘착한 소비’ 열풍이 거세지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활동에 동참하는 것을 넘어서 자체적인 페어트레이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였던 페어트레이드 패션 브랜드 페어트레이드 코리아(www.fairtradegru)의 「그루」는 자연에서 얻은 면과 마, 실크 등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자연주의 브랜드로 의류와 패션소품, 유아동, 리빙 등 다양한 아이템을 다루며 세계 각국의 생산자와 국내 소비자간의 정당하고 기분 좋은 소통을 이어주고 있다.
또한 지난해 F/W부터 이번 S/S까지 디자이너 임선옥과의 콜라보레이션 한 ‘임선옥 For g:ru’ 라인을 런칭하는 등 감각적인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독창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리블랭크(www.reblank.com)도 주목 받고 있다. 리블랭크는 버려지고 낭비되는 폐자원을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로운 감성과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특히 리블랭크는 여러벌의 다른 소재를 매치하거나 다른 색과 무늬를 패치워크한 유니크하고 위트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편집숍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사랑받고 있다.
또한 교환과 순환의 대안적 쇼핑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스위싱 나잇’ 행사와 안 입는 옷을 가방으로 만들어주는 ‘클로젯 프로젝트’ 등 많은 대중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으며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보다 친환경적인 소재와 기법으로 제품을 혁신하고 만드는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지급하면서 밸류 체인의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기 위해 탄생한 오르그닷(www.orgdot.do.kr)은 기존 브랜드에 대항하는 새로운 브랜드 창출이 아닌 패션에 내재된 다양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리버시블 에코백이나 나무로 만든 친환경 USB 등 인디 디자이너와의 코웍으로 탄생한 참신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이 최근의 페어트레이드 패션 브랜드의 제품들은 더 이상 얌전하고 재미없는 아이템이 아닌 기존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과 감성으로 점차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다.
소셜 커머스도 ‘착한 소비’에 동참한다
패션 매거진 엘르와 엘르걸을 발행하는 HEM코리아는 소비자들에게 유명 브랜드 상품을 할인 가격으로 제안, 나눔을 기회를 부여하는 ‘쉐어핑 도네이션 캠페인’을 4월 한달 간 진행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 캠페인은 HEM코리아가 패션과 뷰티 프리미엄 브랜드와 일일 바자회를 진행하고, 구매자들이 SNS를 통해 기부 대상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면 판매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신개념 SNS 나눔 쇼핑이다.
특히 쉐어핑 도네이션 캠페인은 사랑의 댓글 수만큼 ‘행복 온도계’가 높아지는데 매일 100℃를 초과할 경우 한국컴패션 양육보완 프로그램을 통해 우간다와 니카라과, 인도 등에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과 컴퓨터교실, 놀이터 등 시설 마련에 100% 지원하게 된다.
그루폰코리아도 서울 패션위크와 함께 ‘그루폰스타일, 패션을 만나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일에 폐막한 서울패션위크의 ‘제너레이션 넥스트’ 에 참가한 신진 디자이너 9명이 디자인한 티셔츠를 하루에 1개씩 선보였으며 수익금 전액은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 전달된다.
최근에 오픈한 소셜 커머스 ‘하이세일(www.hi-sale.kr)’ 또한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소개함과 동시에 ‘어린이 재단’과 수익금의 1%를 후원 협약으로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 제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경아>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