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10-12-21

[패션 키워드] ‘소셜커머스’가 만드는 신 비즈니스는?

실시간성, 확산성으로 급 팽창… 소셜쇼핑으로 편중화


“슈팡에서 버거킹의 와퍼세트를 55% 할인된 가격에 판대요! 다들 고고씽!!”
“위메프에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60%에 내놨네요. 이제 착한 가격의 소셜 쇼핑이 대세군요.”

이 같은 문구를 소셜 웹 사이트에서 발견하고 팔로워들에게 리트윗(RT)한 경험이 있거나 직접 구매한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소셜커머스족’, 즉 소셜쇼퍼(Social Shopper)다.

소셜네트워크(SNS)가 현대사회의 소통의 중심으로 안착하고 사회 전반의 화두가 되면서 여기서 파생된 다양한 수익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쇼핑에도 혁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는 이 같은 변화로 등장한 새로운 리테일 모델로 상거래를 목적으로 SNS를 활용하는 것을 총칭한다. 쉽게 말해 웹 2.0 시대 개방과 공유의 의미를 지닌 전자상거래를 지칭하는 e-커머스에 SNS의 개념이 첨부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는 SNS가 지닌 실시간성과 확산성을 바탕으로 쇼핑 문화를 리드하며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체 ‘소셜’이 뭐길래?


소셜커머스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의 등장보다도 더 오래된 개념으로, 2005년 야후(Yahoo)가 장바구니 공유서비스인 ‘쇼퍼스피어(shoposphere)’를 선보이면서 이를 소셜커머스라고 부른 것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의 SNS 개념이 들어간 소셜커머스는 2008년 미국의 그루폰(Groupon)에 의해 시작됐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할인 쿠폰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하는 그루폰은 현재 해외 21개국에 진출해있으며 등록회원수 만도 1300만명에 달한다. 올해 매출은 약 5억달러, 기업 가치는 12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위폰(Wipon)으로 시작된 소셜커머스가 창업 열풍을 넘어 기존의 커머스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한 티켓몬스터(Ticketmonster), 위메이크프라이스(Wemakeprice), 쿠팡(Coupang), 데일리픽(Daliypick) 등을 중심으로 신규 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 현재는 1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인터파크, 웅진싱크빅, 싸이더스 등 중견 기업들이 사업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롯데닷컴과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여기에 그루폰 등 해외 기업들의 국내시장 상륙도 타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산한 올해 소셜커머스 시장규모는 약 600억원으로, 내년에는 5배 이상늘어난 약 3000억원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현재 22조원 규모인 전자상거래가 소셜커머스로 변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관련 시장의 규모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쇼핑, 소셜커머스 성장 주도

‘소셜쇼핑(Social Shopping)’은 소셜커머스의 비즈니스 모델 가운데 가장 접근이 쉽고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유형으로, 현재 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그루폰, 위폰, 티켓몬스터 등은 모두 소셜쇼핑으로 초창기 소셜커머스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소셜쇼핑은 입 소문 마케팅과 온라인 공동구매가 결합된 비즈니스 모델로 하루 동안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50% 이상 할인된 쿠폰으로 판매하는 형태의 쇼핑을 의미한다. 이는 일정 인원 이상이 구매했을 때만 계약이 성사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오픈마켓 공동구매와 동일한 속성을 지니지만, 이용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 웹을 활용해 지인들과 쇼핑정보를 공유한다는 점과 개인이 아닌 사회화된 특정 다수를 통해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쿠폰판매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고객을 모아 오프라인으로 보내기 때문에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그루폰이 소셜쇼핑으로 ‘대박’을 터뜨린 이후 유사업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는 소셜쇼핑 업체가 100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역시 ‘소셜쇼핑=소셜커머스’라는 공식이 등장할 정도로 유통판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닷컴과 신세계백화점이 소셜쇼핑에 진출하면서 제도권 유통사들의 시장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몰에 「갭」과 스타벅스, 보노보노 등 신세계 계열사가 취급하는 패션, 식음료, 레져 사업을 활용한 소셜커머스 ‘해피바이러스’를 오픈한 이후 방문자 수가 이전에 비해 10%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이 소셜쇼핑은 단순성과 파급력, 낮은 시장진입 등으로 인해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유통가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올랐다. 그러나 업체들의 난립과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상품의 질이 저하되고 서비스 효율이 떨어지는 등 급성장으로 인한 부작용들도 나타나고 있다.

F-commerce, 프라이빗쇼핑클럽, 딜 어그리게이터… 진화하는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는 SNS를 기반으로 한 상거래를 통칭하는 만큼 구현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최근 쇼셜쇼핑에 진출한 페이스북은 ‘F-커머스(Facebook Commerce)’라는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쇼핑몰 페이지를 등록하는 것을 의미하는 F-커머스는 기존의 소셜쇼핑이 링크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단순 제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반해, 그 안에서 직접 거래가 이뤄지고 정보가 축적되는 특징을 지닌다.

현재 페이스북에는 아마존, e-Bay, P&G, 스타벅스, 델, 까르푸 등 3만개 이상의 리테일숍이 개설돼 있으며, 국내에도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F-커머스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제휴를 맺은 기업의 계정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믿을만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보다 전략적으로 쇼핑을 돕고 있다. 일례로 ‘e-Bay Group Gift’ 서비스는 페이스북과 e-Bay, 페이팔(paypal)의 연동을 통해 최적의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프로필을 통해 선물을 받을 친구가 관심 있을 만한 선물 목록을 추천 받아 e-Bay 의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를 하고 페이팔로 공동결제를 하는 프로세스를 지닌다.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based Service, LBS)를 활용한 SNS 프로모션도 부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포스퀘어(Foursquare)나 고왈라(Gowalla) 등 위치기반 SNS를 활용한 오프라인 상점의 판촉프로모션으로, 오프라인 방문(check-in) 빈도수 등을 기준으로 경품이나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미 지난 8월 미국의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인 포스퀘어가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과 연합해 그룹탭(Grouptabs)을 제공함으로써 성장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취급할 경우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프라이빗쇼핑클럽’을 주목할 만 하다. 기존의 e-머커스와 달리 초대에 의해서만 회원가입이 이뤄지며 회원 초대와 상품 홍보 과정에서 SNS가 활용된다.

프라이빗쇼핑클럽은 까다로운 관리 기준에도 불구하고 할인에 인색한 명품 브랜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Vente-Privee는 매년 40% 이상 고속신장을 거듭한 끝에 작년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미국 1위 업체인 길트 그룹(Gilt Groupe) 역시 창업 원년인 2008년 3천만달러였던 매출이 2009년 1억 7천만 달러로 급증했고 올해는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소셜쇼핑의 난립 속에 소셜쇼핑 사이트들의 판매 정보를 모아 쇼핑을 돕는 ‘딜 어그리게이터(Deal Aggregator)’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제품 정보를 넘어 소셜쇼핑의 이용 패턴과 개인 선호도 등을 기반으로 맞춤 구매 제안 서비스까지도 제공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의 핵심, ‘소셜지성’


소셜커머스는 e-커머스의 한 비즈니스모델이 아닌 커머스의 소비자 영역에 나타나는 하나의 흐름이자 포괄적인 개념으로 앞으로 모든 영역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셜커머스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핵심 동인은 SNS와 모바일이다. 향후 SNS의 진화와 모바일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소셜커머스는 더욱 정교해지고 다양해지며 일상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셜커머스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급속히 성장하며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했지만, 해외의 소셜커머스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 소셜쇼핑에 국한돼 불균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입 초기 ‘원어데이(One a day)+공동구매=소셜커머스’라는 잘못된 공식이 확산되면서 소셜커머스 시장의 장기적 성장을 방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 사업의 핵심은 일시적으로 재고를 줄여주거나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자가 원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사업에서는 집단 지성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소셜지성’을 매개로 온·오프라인을 통합시켜주는 연결고리이자 합리성과 신뢰의 보증인으로서 소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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