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2010-11-26 |
[패션 키워드] IT와 만난 ‘패션’ 거침없이 진화한다
3D 가상 패션쇼,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 등 I-패션 개막
IT와 패션의 만남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불고 있는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패션과 신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소비자 중심형의 패션산업인 ‘I-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3일간 열린 2010년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는 3D 가상 패션쇼 기술, 3D 아바타의 가상의류착용 기술, 디지털 매장의 매직미러와 모바일 의류 쇼핑기술이 선보여 I-패션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음을 알렸다.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도 달라졌다. 「버버리」 「루이비통」 「펜디」 등 명품 하우스의 상당수가 럭셔리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럭스테크놀로지’를 속속 선보여 ‘전통’과 ‘첨단’의 만남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버버리」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버버리」는 자사의 2010 F/W 여성복 패션쇼에서 럭셔리 브랜드로는 최초로 증강현실을 선보였다. 뉴욕, 파리, 도쿄 등 세계 주요 5개 도시에서 컬렉션을 3D로 생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버버리」는 2011 S/S 여성복 패션쇼에서 진화된 형태의 I-패션 ‘리테일 씨어터(Retail Theater)’를 도입했다. 실시간으로 패션쇼를 보면서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게 해 급속한 디지털 환경에 적응, 신규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패션계에 불어 닥친 IT바람은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디지털 디바이스 제품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미 휴대폰, 노트북, MP3 등의 디지털 디바이스가 현대인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만큼 개개인의 개성을 담아 이들 기기를 꾸며주는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에는 제일모직이 패션 IT 액세서리 브랜드 「아이잘」을 런칭했으며, 패션브랜드와 제조사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은 IT 기술을 활용해 체중을 관리할 수 있는 운동량 측정계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들 기기는 꾸준히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올바른 운동법에 대한 코칭까지 해줘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I-패션 3D 기술 진보로 상용화 도래
가상 패션쇼, 매직미러 등으로 변화 시도
지난 10월 열린 전자산업대전에서 첨단 3D 디지털 의상 제작기술을 활용한 3D 가상 패션쇼가 펼쳐져 관계자들의 눈길을 모았다. 3D 가상 패션쇼에서는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에꼴드파리」가 2007년 가을과 겨울 실제로 판매했던 6점의 의상을 디지털 버전으로 소개, 3D로 영상화한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패션쇼에서 사용된 3D 디지털 의상 제작기술은 서울대 고형석 교수팀이 개발한 국내 자체 기술로서 ‘드레이핑의 완벽한 재현’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3D 디지털 의상 제작으로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이를 응용한 I-패션은 의상디자인, 시뮬레이션과 렌더링, 의류제작 프로세스는 물론 브랜드 홍보, 영화, 게임, 동영상 제작 등의 분야로 사용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도 I-패션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버버리 프로섬」의 2010 F/W 패션쇼를 파리, 두바이, 런던, 뉴욕, 도쿄 등 5개 도시에서 3D로 생중계해 이들 지역의 패션인들은 모델 없는 쇼장에서 입체 안경을 끼고 실감나게 쇼를 즐기도록 해 패션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9월에 열린 2011 S/S 패션쇼에서는 음향 시설과 영상 기술을 조합한 한 층 진화된 I-패션, ‘리테일 씨어터(RETAIL THEATRE)’를 구축,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는 쇼와 주문이 연결되는 ‘런웨이 투 리얼리티(RUNWAY TO REALITY)’ 행사를 진행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6개월 이후에나 구입할 수 있었던 패션쇼 의상들을 주문 후 7 주 안에 받아볼 수 있게 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또한 「버버리」는 자사의 홈페이지 버버리닷컴(www.burberry.com)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컬렉션 2D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버버리」는 I-패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나갈 방침이다.
3D 기술을 활용한 ‘의류맞춤 서비스’도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리바이스」는 신제품 ‘커브ID’를 출시하면서 3D 보디스캐너를 통해 고객들의 체형을 스캐닝한 후 자신의 몸매를 재현한 아바타를 만들어 체형을 확인하고 가상 피팅을 시도, 보다 완벽한 핏의 청바지를 고를 수 있게 해 고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이 전개하는 골프 브랜드 「엘로드」는 맞춤 골프 장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일모직의 캐주얼 브랜드 「후부」는 보디 스캐너로 자신의 신체에 「후부」 의상을 입혀보는 3차원 가상공간 피팅 시스템인 ‘FUBU 3D Body’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터치스크린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의상을 마음껏 고르고, 3차원 의복 시뮬레이션기술을 이용해 즉석에서 옷을 가상으로 입어보고 구매하는 ‘매직미러’ 기술과 모바일폰을 활용한 가상피팅 및 의류쇼핑 서비스 등이 I-패션시대를 이끌 차세대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테크파탈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에 주목하다
액세서리 전용 브랜드 「아이잘」 런칭 눈길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는 지난해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 시장이 549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자 확산과 넷북, 아이패드 등 다양한 IT 기기들이 급속히 확산되는 시장 상황에 맞춰 하이테크놀로지 기업과의 제휴외에도 패션 브랜드 자체적으로 속속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를 선보여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프라다」 등 명품하우스가 출시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케이스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입고와 동시에 품절 사례를 이어갔으며 하반기 기프트 시즌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도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IT기기들이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의 제품으로 여심 공략에 나서고 있어 새로운 IT 제품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사려는 여성 소비자를 말하는 ‘테크파탈(Tech Fatale)’이 소비 주체로 부상하는 등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 시장의 규모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IT관련 업체들은 패션 브랜드와 손을 잡고 테크파탈 고객들을 타겟으로 삼아 이들이 원하는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U+의 전용폰 「캔유」는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2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러브캣」과 콜라보레이션 제품 ‘XOXO’를 선보였다. 「러브캣」의 상징인 사랑스러운 하트 무늬가 단말기와 휴대폰 케이스에 프린팅 되어있어 테크파탈 고객들의 잇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며, 휴대폰 매장에서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LG 전자는 미국 유명 패션브랜드인 「마이클 코어스」와 손잡고 ‘엑스노트 마이클 코어스 에디션’을 출시했고 반도체 유통업체 동운인터내셔널은 주얼리 브랜드인 「스와로브스키」와 협엽해 크리스털을 부착한 USB ‘마이메모리아’를 선보여 테크파탈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 시장의 활성화 추세에 따라 제일모직은 지난 5월 패션 IT 액세서리 브랜드 「아이잘」을 런칭,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잘」은 ‘It’s all, IT의 모든 것’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런칭 3개월만에 삼성전자 전자책단말기 케이스를 유럽시장에 3억원 가량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향후 삼성전자의 제품뿐만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IT기기 전문 액세서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가을 시즌부터는 카메라와 휴대폰 액세서리 라인을 추가해 IT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휴대용 제품 모두를 아우르는 디지털 디바이스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고도의 첨단기능을 의상소재에 결합하는 형태나, 로봇의 고기능성에서 영감을 얻은 패션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디다스」는 개인 트레이너 없이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스스로 체계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과학적 분석에 따라 실시간으로 음성코치를 해주는 '마이 코치'를 선보였다. 인터넷(www.adidas.com/micoach)에서 심박수, 목표, 생리적인 통계치(나이, 몸무게, 체력 수준 등)에 기초해 개개인의 목표에 맞는 최적의 러닝 플랜을 설계할 수 있다. 애플과 「나이키」가 공동 제작한 ‘나이키플러스’는 운동화 밑창의 송신기와 MP3에 달린 수신기가 한 쌍인 러닝 보조 상품으로 달린 거리와 속도, 시간측정이 가능하다.
「코오롱스포츠」는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아이팟 MP3 및 휴대전화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점퍼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점퍼의 소매 부분에 내장된 무선 키패드를 누르면 아이팟이나 휴대전화를 작동시킬 수 있어 편리해 인기이다. 「제냐 스포츠」는 태양광 발전판이 붙어 있는 재킷을 선보였다. 발전판을 이용해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고 재킷의 목 부분에 붙은 발열판을 이용, 추위도 막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애플이 특허 출원한 'GPS 운동화'는 착용자의 체중과 운동강도, 운동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센서가 부착돼 운동량을 결정해주는 것이 특징이며 내장된 GPS 시스템을 통해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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