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10-07-19

[패션 키워드] 남성,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골드미스터, 엠니스족 등 기존 소비패턴 흔들어


고소득 독신 남성을 뜻하는 골드미스터, 새로운 자아 찾기에 나선 꽃중년 등 경제적 기반을 갖춘 남성들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남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기업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30대 남성의 매출 비중이 이미 20대 여성의 소비력을 넘어서고 있으며, 특히 캐주얼 정장, 화장품, 명품 등 기존 남성 소비자들의 파워가 약했던 부문에서의 시장 성장세가 도드라진다. 또한 남성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반복적인 구매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마케터들도 남성시장에 눈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할인점 등의 유통채널은 남성 상품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며, 남성 전용 케이블 TV와 패션잡지, 포털사이트 등을 속속 선보이며 남성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해진 남성 소비자 그들의 행동은?

과거에 비해 쇼핑행동에 있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남성 소비자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패션과 유행에 민감한 새로운 세대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외모와 패션에 민감한 경제력 있는 젊은 남성을 뜻하는 메트로섹슈얼족을 시작으로 여성 취향의 액세서리와 옷, 헤어스타일을 선호하는 크로스 섹슈얼족, 힘과 명예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남성상과 구별되는 신(新)남성인 엠니스족 등 남성 소비자는 점차 다양화 되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그루밍족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피부와 두발, 치아 관리는 물론 성형수술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쇼핑에도 민감하다.

거친 남자의 매력을 물씬 풍기면서도 트렌디함과 부드러움까지 함께 갖고 있는 위버섹슈얼족 또한 대세이다. 가요는 물론 영화, TV 드라마에까지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이들은 스타일에 있어서도 데님보다는 캐주얼한 수트를 선호해 섹시함과 지적인 모습을 동시에 표현한다.

이외에도 연애에는 무관심하지만, 외모 가꾸는데 관심이 많은 자기 관리가 철저한 남성을 뜻하는 초식남,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아찾기에 나선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인 꽃중년 등의 열풍은 남성들을 소비 권력의 중심으로 이동시켰으며, 남성 마켓의 규모를 급증시켰다.

남성 소비자의 소비패턴은 타인지향적인 쇼핑방식에서 자기지향적인 투자로 변화됐으며, 이전에 건강 관련 활동에서 패션과 외모 관련 활동으로 관심 영역을 옮겨가고 있다. 여성들이 외모 관련에서 건강 관련 활동으로 비중을 옮겨가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유통업체, 남성 소비자에게 주목하다

최근 몇 년간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가의 화두는 남성 소비자이다. 백화점들은 특히 고소득 독신남 골드미스터의 방문을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남성전용 쉼터와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들이 선호하는 명품이나 수입 브랜드 액세서리 매장을 유치하는 등 남성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시계와 넥타이, 남성 직수입 트렌디화 등을 선보이는 편집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쿨비즈 코디 바’를 연말까지 운영해 넥타이를 매지 않고 캐주얼하게 정장을 입는 쿨비즈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전문 코디네이터들을 상주시켜 의상 컨설팅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에 커피나 생과일주스를 마시면서 남성용 액세서리를 고를 수 있는 바 형태의 매장 ‘파리바’를 운영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신촌점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와 오디오 북, 무선로봇 조종기나 미니 당구대 등을 설치해 남성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은 쇼핑 동행 서비스를 운영해 스타일리스트가 피부나 체형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줘 남성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다가오는 9월 강남점에 40~50대 남성들을 위한 의류 편집매장 ‘맨즈 컬렉션’을 오픈할 계획이다. 바이크 전용 브랜드 「벨스타프」 등 30여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할 예정인 이 매장은 벌써부터 남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본점은 ‘S-OFFICE 클럽’ 멤버십 제도를 운영해 각종 할인 쿠폰을 제공, 백화점 주변에서 근무하는 골드미스터들의 내점을 유도하고 있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역시 구매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매장 직원의 얼굴을 직접 맞대지 않고도 관련 기능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다이어트 속옷 제품이 인기이다. 남성용 코르셋과 허리에 밴드형식으로 착용할 수 있는 복대, 엉덩이에 탄력을 더해주는 힘업 팬츠 등은 연일 매출기록을 경신해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패션기업, 신 블루슈머 ‘남성고객’ 잡는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패션 기업들은 이를 대처하기 위한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소비시장의 새 강자인 남성 고객들을 집중 공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을 필두로, 남성 단독 매장의 오픈이 속속 예정되어 있어 남성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월 뉴욕 메디슨가에 남성 단독 매장 ‘에르메스 맨’을 개점한 최고급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남성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매장에 구비해 드림스토어라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넥타이와 가죽 소품을 비롯, 「에르메스」 남성복 전 라인을 소개하고 있으며 모든 제품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매장은 편안한 분위기의 프렌치 클럽 하우스를 연상시키며, 특히 사용하지 않을 때는 거울과 벽의 역할을 하지만 문을 열면 탈의실로 변하도록 설계된 피팅룸은 공간의 효율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미국 럭셔리 브랜드 「코치」가 그리니치 빌리지의 여성 매장 바로옆에 남성 단독 매장 출점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으며, 「랄프 로렌」 또한 메디슨 가에 위치한 매장을 올 가을 남성 단독매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돌체앤가바나」와 「페라가모」 역시 남성 소비자들을 위한 특화매장 오픈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국내 패션브랜드들도 가치 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며 스타일에 안목이 있는 어반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선보여 남성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지난해 런칭한 캠브리지코오롱의 남성 캐릭터 캐주얼 「커스텀멜로우」는 정통적인 것에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느낌을 가미한 영 젠틀맨 룩을 지향하며, 25세에서 35세 사이의 남성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커스텀멜로우」는 젊은 층의 남성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확고하며, 취향이 같은 이들과의 교류를 중요시 한다는 점에 주목, 브랜드의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홈페이지가 아닌 홈로그(homepage+blog)를 개설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위상을 한층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 봄부터 출시한 「커스텀멜로우」의 언더웨어 라인은 유니크한 디자인에 로켓, 바나나, 곤충 등의 아이콘을 활용한 위트 있는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가방, 벨트 등의 감각적인 소품도 출시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캐릭터 브랜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표방하며 어번 캐주얼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티아이포맨」은 브랜드 모델인 윤시윤을 비롯 비, 김형중, 이민호 등 스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크로스 코디가 가능한 재킷, 팬츠, 베스트 등의 제품을 선보여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켰으며 보우타이, 넥타이, 스니커즈, 로퍼, 가방 등 액세서리의 비중을 강화해 매출신장을 유도하고 있다.

가죽 위에 천을 감싸거나 버클 부분에 이중으로 가죽을 덧댄 벨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5월에는 디자이너 조원석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티셔츠를 출시, 기념 팝업스토어도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남성 어반 캐주얼브랜드 「시리즈」는 25~32세의 젊은 남성을 메인 타겟으로 편안하고 개성 있는 남성 패션을 제안한다. 도산공원 인근에 플래그십숍인 ‘시리즈 코너’를 운영해 패션과 미용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남성 매장을 선보이고 있으며, 자체 매거진을 발간해 고객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의류시장뿐만 아니라 지큐, 맥심, 에스콰이어 등의 남성패션잡지와 맨스타일닷컴(men.style.com)과 같은 웹사이트의 비중도 커져 경제력이 있는 전문직 남성을 중심으로 구독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옷차림과 애티튜드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소비시장의 새로운 변화, 남성고객 공략법은?


남성 소비패턴의 변화와 함께, 쇼핑 신 인류로 등극한 고소득의 전문직 남성들은 건강과 외모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높은 생활의 질과 자기만족을 추구한다. 경기 침체에 영향도 비교적 덜 받아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기대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실용적이지만 이미지를 중시하는 남성 소비자들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부각할 수 있는 상품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남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브랜드 감성의 기능성 제품 보급에 주력해야 한다.

다량 구매를 하는 남성 소비자의 특성상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한데 모아놓은 편집매장은 매출증대를 위한 매력적인 전략이며, 남성소비자들의 편안한 쇼핑을 위한 다림질 서비스, 퍼스널 쇼퍼 배치, 남성전용공간 마련 등은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남성 소비자들의 수요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과 신속한 상품공급, 패셔너블한 제품 생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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