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10-06-04

[패션 키워드] 패션기업, ‘증강현실’에 눈돌린다

제일모직, F&F, 아디다스 등 스마트폰, 3D 관련 인프라, 컨텐츠 구축


최근 패션 브랜드들이 마케팅 도구로 ‘증강현실’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연구개발 및 시험적용 단계에 머물렀었던 ‘증강현실’은 최근 스마트폰, 3D기술과 함께 기술적 환경이 갖춰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은 제품이 가진 다양한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전달하기 위하여 고객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증강현실’은 고객의 뇌리 속에 자사의 브랜드 경험이 오랫동안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됐다. 특히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진화된 형태로서, 현실과 강하게 융합돼 그 영향력과 친화력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더욱이 패션 분야는 ‘증강현실’을 활용해 자사의 제품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부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차세대 디지털 마케팅 수단으로 ‘증강현실’이 빠르게 파급되고 있다.

이에 「빈폴진」 「MLB」 「아디다스」 등 패션 브랜드들은 적극적으로 ‘증강현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고, 패션 기업들은 ‘에스콰이어’와 같은 인쇄매체에도 ‘증강현실’을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증강현실’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위해 ‘증강현실’ 구현에 맞는 컨텐츠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첨단기술의 집결지 ‘증강현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현실세계에 가상정보를 실시간으로 결합해 보여주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1990년 보잉의 톰 코델(Tom Caudell)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됐다. 모든 환경을 컴퓨터 3차원 이미지로 제작하는 가상현실과 달리, 현실 영상 위에 가상의 정보가 중첩됨으로써 현실감이 향상되며, 실시간으로 부가정보를 갖는 가상세계를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므로 ‘혼합현실’이라고도 한다.
‘증강현실’은 시장조사 전문기관으로 명망이 높은 ‘가트너 그룹’에 의해 미래를 이끌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증강현실’ 속에 미래 패션 있다
제일모직, F&F, 아디다스 마케팅으로 활용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하면 눈에 보이는 실물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소비자는 이전보다 쉽게 정보 취득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로 패션기업들도 이에 주목, 서비스를 발굴·준비하고 있다.

제일모직(대표 황백)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빈폴진」은 지난 4월 ‘증강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였다. 「빈폴진」의 ‘증강현실’은 빈폴닷컴(www.beanpole.com)에 접속해 ‘증강현실 카드(AR카드)’를 웹캠에 비추면 3D 무대를 배경으로 인기그룹 ‘투애니원’이 등장해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는 동영상이 재생된다.

쌍방향 성격의 체험이 가능한 「빈폴진」의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빈폴진」의 대표상품 ‘셀틱데님’의 ‘셀틱문양’을 인식해 AR카드를 웹캠에 비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AR카드를 움직여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AR카드를 이리 저리 움직이고, 카드에 표시된 버튼을 누르면 2NE1이 말을 걸고, 춤도 추면서 ‘셀틱데님’을 소개하는 등 역동적이고 생생한 영상이 구현되어 마치 2NE1과 한 장소에서 대화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빈폴진」의 ‘증강현실’은 주요 타겟인 18~23세의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패션 브랜드와 혁신 기술의 만남으로 ‘재미’를 부여했다. 더욱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명동 「빈폴」 매장과 영등포 타임스퀘어 유플랫 매장 등 「빈폴」 전 매장에서의 직접 체험이 가능해, 패션 산업에서의 ‘증강현실’ 활용폭을 넓혔다.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MLB」 역시 ‘증강현실’을 활용한 광고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S/S 광고를 3D로 제작해 단순한 사진을 넘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입체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3D용 특수 안경이 필요하며, 광고가 게재되는 모든 패션지에 3D안경을 삽입해 소비자에게 생동감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했다.

캐주얼 브랜드 「베네통」 또한 자사가 발행하는 ‘Colors’ 매거진에 ‘증강현실 기술’을 구현했다. 「베네통」 지면광고 한 켠에 있는 바코드를 웹캠에 비추면 모니터를 통해 책을 들고 있는 자신과 함께 새로운 화면이 튀어나오는 형식으로 광고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캘빈클라인 언더웨어」도 올 봄 ‘Calvin Klein X’의 런칭을 맞아 혁신적인 광고 캠페인 ‘Mark your spot’을 선보이면서 ‘증강현실’과 ‘QR코드’를 적용했다.

‘QR코드’는 흑백 격자 무늬 패턴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매트릭스 형식의 이차원 바코드로, 최근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광고 포스터에 휴대전화를 인식시키면, 뉴문의 배우 ‘칼렌 루츠’, 블러드문의 배우 ‘메카드 브룩스’, 세계적인 테니스선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가 등장하는 섹시한 동영상 광고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추가 이미지, 매장 위치 확인 등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아디다스」는 좀 더 진보된 형태의 ‘증강현실’과 ‘QR코드’의 활용을 보여준다. 새롭게 출시되는 남성용 스니커즈 5종을 ‘증강현실’과 연동해 고객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했다. 구매자가 「아디다스」 사이트에 접속해 스니커즈 신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웹캠에 비추면 신발을 신은 채로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 신발을 신은 채로 가상세계의 펼쳐진 모든 환경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아디다스」는 마우스 대신 신발로 가상 세계를 탐험하고 게임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패션잡지에서의 ‘증강현실’ 활용도 다채롭다. 남성 패션잡지 ‘에스콰이어’는 지난해 12월호 커버 표지에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함께 하얗고 검정 디자인의 네모 ‘스티커’를 게재했다. ‘스티커’를 웹캠에 비추면 디지털 신호를 인지한 PC가 증강현실 컨텐츠로 제작된 6개의 패션 이슈와 2∼3개 광고 컨텐츠를 실행한다.

광고가 재생되는 동안 스크린 속 모델은 펑펑 내리는 함박눈 속에서 겨울 신상품을 입고 포즈를 잡고 이후 바뀐 계절에 맞추어 옷을 갈아입는다. 잡지 연재물인 ‘아름다운 여자가 하는 웃기는 이야기(Funny Joke from a Beautiful Woman)’에서도 신인 여배우 ‘질리안 제이콥스’가 회색 잠옷을 입고 나와 화보 속 모델이 눈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월간 패션 전문잡지인 ‘데이즈드앤컨퓨즈드코리아’도 모델 ‘장윤주’가 참여한 증강현실 기법의 ‘화보’를 선보였다. ‘화보’는 지면과 연계된 동영상 형태로, 기타를 들고 있는 커버 속 모델의 모습을 웹캠에 비추면 장윤주가 그녀의 노래 ‘April’을 배경으로 다양한 워킹을 선보인다.

여성 패션잡지 '그라지아’ 또한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해 패션 트렌드를 360도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줬다. 패션 영역에서 활용하는 ‘증강현실’은 미리 기록해 놓은 패턴을 인식해 현실 영상 위로 부가 정보를 결합하는 형태이다. 일반 화보에서 보여 줄 수 없는 옷의 뒤태, 아이템의 착용 전 후 모습 등 다양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최종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 상업적 확대가 기대된다.

‘증강현실’의 핵심기술과 활용은?

‘증강현실’은 두 종류의 기술에 의해 적용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웹캠이나 비디오 카메라를 탑재한 시스템이 사용자나 현실 세계 대상물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캡처하고 이를 컴퓨터 스크린으로 적용시키는 기술이다.

비디오 게임이 대표적인 활용분야로, 귀여운 애완동물을 기르는 시뮬레이션 게임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EyePet’은 출시 직후부터 큰 방향을 일으킨바 있다. 또한 증강현실 기술은 쇼핑몰에서 직접 물체의 크기나 형태를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조율해볼 수도 있고, 패션 리테일러 ‘Indiska’의 바이럴웹마케팅 사례처럼 ‘가상드레스룸’을 활용해 소비자가 웹상에서 의류를 입어볼 수 있게 할 수있다. 미용실에서 가상으로 머리를 앞뒤로 흩어볼 수도 있다.

이러한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기업은 제품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으며 편의성 제고, 체험 공감 확대, 안전과 효율성 향상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낸다. 다수의 패션 기업도 이에 주목,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일환으로 ‘증강현실’을 활용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계획 중이다.

또다른 기술은 웹캠이나 카메라를 활용해 현실세계를 캡처하고 이후 텍스트나 링크 또는 3D 그래픽으로 스크린 이미지 위에 표시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스마트폰 등의 카메라가 빌딩이나 랜드마크를 향하게 한 이후 관련 정보를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Mobilizy’의 위키튜드(Wikitude)를 시작으로 레이아(LayAR)와 스캔서치(Scan Search) 등이 대표적인 정보 제공자이며, ‘증강현실’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바일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패션 분야에서는 매거진 마리끌레르를 시작으로 의류 제품의 QR 코드를 찍으면 가까운 매장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이다.

준비됐나요? ‘증강현실’을 맞이합시다


기업은 제품이 가진 다양한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전달하기 위하여 고객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증강현실’은 고객의 뇌리 속에 자사의 브랜드 경험이 오랫동안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안됐다. ‘가상현실’의 진화된 형태로서, 현실과 강하게 융합돼 그 영향력과 친화력이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증강현실’의 물결 속에서 좀 더 똑똑하게 ‘증강현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 육성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증강현실’ 보급으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와 기억력, 사고력, 상상력 감소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사용자가 보고 싶은 정보만을 선별 할 수 있는 ‘필터 기능’이나 유해한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필수적이다.

소비자는 재미를 찾는다. ‘증강현실’의 도입은 소비자의 체험을 이끌어 내며, 신기한 경험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차세대 마케팅 분야의 중심이 될 ‘증강현실’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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