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10-05-17

[패션 키워드] 패션기업 ‘엠블럼 마케팅’에 열광하다

월드컵 타고 경쟁적 도입 ··· 캐주얼 브랜드 캠퍼스와 조인


‘엠블럼’ 날개를 달았다. 국내 패션시장에 ‘엠블럼 마케팅’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엠블럼 마케팅’은 글로벌 스포츠 빅 이벤트인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엠블럼’은 ‘좋은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상징’을 말하는 것으로 심벌과 유사하다. ‘엠블럼’은 그림, 도안, 숫자 등 ‘시각적 요소’로 표현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기업과 특정 제품 이미지를 기억하도록 돕는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스포츠 이벤트의 스폰서로 참여 할 때 ‘엠블럼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고 소비자의 호감을 유발시켜 반응을 즉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트러디셔널 캐주얼 ‘캠퍼스 브랜드 모시기’ 한창

‘엠블럼 마케팅’은 우리 사회에서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문화 현상이지만, 서구 사회에서 ‘엠블럼’의 활용은 비교적 그 역사가 깊다. 15세기부터 건축양식에 ‘엠블럼’ 용어를 사용했던 서구 사회는 16, 17세기 이후 가문,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서 ‘엠블럼’의 활용이 크게 유행했다. 현재까지 국가 문장, 가문의 휘장, 학교 상징, 자동차, 스포츠 이벤트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사용이 이어진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트러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캠퍼스 브랜드의 엠블럼’ 사용이 폭발적인 붐을 이루고 있다. '꽃보다 남자'에서부터 최근 종영한 '공부의 신'까지 프레피 룩(미국의 동부 명문 사립고교 학생들이 즐겨 입는 단순하고 클래식한 옷차림)이 인기를 끌면서 스타일 결정의 핵심요소로 ‘엠블럼’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패션기업들은 해외 유명 대학의 ‘엠블럼’ 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팀스폴햄」은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해 있는 다트머스 대학과 조인, ‘엠블럼’을 활용해 「폴햄」 매장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식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학생들의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연계 마케팅도 함께 진행되었다.

「옴파로스」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과 계약을 체결해 ‘유니버시티 라인’을 출시했다. ‘유니버시티 라인’은 스탠포드 대학의 대표 문장을 활용해 월별 테마에 따라 점퍼, 니트류, 티셔츠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NII」는 뉴저지주에 위치한 프린스턴대학교와 손잡아 로고, 문장 등의 ‘엠블럼’을 포인트로 활용했으며 이랜드(박성수)의 SPA브랜드 「스파오」는 하버드, 예일대학교와 라이선스를 맺어 특화 라인을 전개한다.

이 밖에 제일모직(대표 황백)의 트러디셔널 캐주얼 「빈폴」의 경우, 영국 옥스퍼드대학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옥스포드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대표 문장을 비롯 총 16가지의 다양한 ‘엠블럼’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으며 2010년에는 24개, 2011년에는 31개의 옥스포드 문장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LG패션(대표 구본걸)의 「헤지스」 또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5개 로잉 클럽들과 제휴를 맺고, ‘로잉 클럽’ 라인을 출시했다. 특히 「헤지스」는 브랜드명이 영국 명문 캠브리지 대학의 유서 깊은 로잉팀에서 유래된 만큼, 도전 정신과 명예 의식을 상징하는 ‘엠블럼’을 모티브로 활용한다.

‘명문대 엠블럼’의 사용은 자유롭고 지적인 분위기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가 크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젊은 층을 공략한 맨투맨 티셔츠, 후드 티셔츠, 점퍼류 등이 인기이며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지향한다.

정통성을 중시하는 남성복
젊은 감성으로 승부하는 골프웨어

남성복과 골프웨어도 ‘엠블럼 마케팅’의 열기를 이어간다. 프리미엄 남성복 「캠브리지 멤버스」는 브랜드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엠블럼’을 개발해 수트와 넥타이에 활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출시되는 남성캐릭터 브랜드 「켈번」 역시 중세시대 ‘기사 엠블럼’을 활용해 클래식함을 캐주얼하게 풀어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일모직의 「빈폴 골프」는 증가하는 20대 젊은 골퍼들을 겨냥해 캐주얼성과 스포츠성을 강화한 제품을 출시했다. 고유 로고인 자전거 마크를 사용하는 대신 다양한 디자인의 ‘엠블럼’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엘로드」 또한 골프 경기의 이븐파를 뜻하는 숫자 ‘72’를 활용해 ’72 by 엘로드’ 라인을 신설했다. 젊은 감각을 전하는 ‘엠블렘’을 통해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다. 「잭니클라우스」도 브랜드 런칭 25주년을 기념해 기업 오리진인 ‘곰’과 ‘방패’를 담은 ‘엠블럼’을 제작, 컬러풀한 티셔츠에 부착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 「슈페리어」는 로고를 활용한 상·하의 류의 판매와 가방, 모자 등의 소품을 이용해 보다 영한 이미지의 골프웨어로 거듭났으며, 「블랙앤화이트」는 애완견(스코티시 테리어)을 그려 넣은 새로운 ‘엠블럼’을 도입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패션기업 ‘스포츠 스타’에 열광

기업은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자사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미지를 형성하는 상징적 요소로 ‘엠블럼’을 활용한다. 특히 스타플레이어가 소속된 구단의 ‘로고’나 ‘엠블럼’을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매출 신장을 이끈다.

국내 피겨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시 착용했던 「제이에스티나」의 귀걸이나 출국 당시 입었던 「나이키」 재킷, 「쿠아」의 여성용 스포츠백이 불과 일주일 만에 모두 매진 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김병헌이 소속된 애리조나 팀의 우승 당시, 메이저리그 팀의 ‘엠블럼’을 디자인으로 사용하고 있던 「MLB」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 역시 패션 기업이 ‘엠블럼 마케팅’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스타플레이어의 광고모델 기용과 스포츠 이벤트 후원은 브랜드 친밀감과 인지도 강화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며 ‘엠블럼 마케팅’의 부각은 필연적 요소이다.

‘엠블럼 마케팅’ 월드컵 특수를 노린다

스포츠 스타의 기용과 함께 스포츠 이벤트에서의 ‘엠블럼’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으로, 특히 ‘축구팀의 엠블럼’은 공동체의 상징이며, 소속 국가나 단체를 나타내는 얼굴이 되고 있다. 이에 남아공 월드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패션기업의 ‘엠블럼’ 활용은 다채롭게 나타나고 있다. ‘엠블럼’ 사용은 소비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된다.

월드컵 응원 준비의 신호탄인 ‘월드컵 패션’은 더욱 똑똑해진 제품으로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아놀드바사니」 「여성크로커다일」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등을 운영하는 패션그룹형지는 월드컵마케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전국 1천여 개 전 브랜드 매장에서 ‘All THE REDS’ 문구가 새겨진 월드컵 관련 제품을 출시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베이직하우스」는 2006년 독일월드컵 때 붉은악마 공식 티셔츠를 출시해 상당한 매출을 올린 기업으로 월드컵 관련 상품을 야심차게 선보인다. 「베이직하우스」의 월드컵 응원 티셔츠에는 월드컵과 아프리카 어린이 응원을 목적으로 기획된 ‘NEVER ALONE’의 새겨져 있다.

「푸마」는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서 레드 컨셉트 제품에 올인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보다 패션 지향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푸마가 후원하는 이탈리아, 스위스, 카메룬 등 7개국 ‘월드컵 본선 진출팀의 엠블럼’이 부착된 축구복을 일반용으로 제작 · 판매한다.

월드컵 응원준비의 뜨거운 열기는 의류뿐만 아니라 패션 소품에서도 보여 진다. 「뉴에라」의 ‘엠블럼’이 부착된 레드 컬러 모자는 평평하고 넓은 창의 디자인으로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코로나이즈」의 붉은 컬러의 백팩은 뒷모습에 포인트를 주며 물, 두건 등 각종 응원 도구를 넣고 다닐 수 있어 실용적이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이 새벽 시간대에 일정이 잡혀있던 것과 달리,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우리 축구팀의 경기가 오후 8시에 잡혀있어 거리 응원전이 가능하다. 이에 패션기업들은 월드컵 관련 상품출시에 박차를 가해 매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엠블럼 마케팅’ 차별화된 기획으로 부가가치 높여가야

21세기에 들어선 우리는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브랜드의 홍수’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기업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다. 강력한 브랜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에게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소비를 촉구하기 때문에 업체마다 브랜드 구축을 위한 전략으로 ‘엠블럼’을 상징적 요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엠블럼 마케팅’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형성하는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작용한다. 다가오는 월드컵을 맞아 더욱 강력해진 ‘엠블럼 마케팅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소비자들은 비슷비슷한 제품 나열이 아닌 특화된 제품으로 특정 계층의 충성도를 끌어낼만한 서비스를 원한다. 단순히 ‘유명 엠블럼’을 도입해 상품 라인을 런칭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비자들에게 어필되지 않는다는 애기다.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바탕으로 브랜드와의 연계성, 전통성을 반영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엠블럼’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엠블럼 마케팅’의 다수가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해외 브랜드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전개임을 상기한다면, 체계적인 접근을 통한 자체 ‘엠블럼 개발'은 타 브랜드와 차별되는 ‘브랜드 경쟁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마케팅 하려 하는가? 그렇다면 소비자를 주목시키는 ‘엠블럼 마케팅’에 집중할 시기이다.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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