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2009-07-13

[패션 키워드] ‘커피’의 문화적 상징성에 주목하라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로 소비자 공략


지난 세월 시인이나 음악가, 화가 등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의 근대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던 ‘커피’가 최근에는 패션에 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조선 말 고종 19년인 1985년 한국에 처음 등장한 커피가 12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커피를 접한 후 황실과 왕족 등이 즐겨 마시던 커피는 3.1운동 직후 본격적으로 커피를 파는 다방들이 생겨나면서 대중화 되기 시작했다.

담배, 술과 함께 세계 3대 기호 식품으로 손꼽히는 커피는 식민지와 노예, 민주주의 발전 등 사회적으로 굵직한 사건을 역사에 추가하며 근대화와 현재 국가간 힘의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하며 술이나 담배에 비해 높은 위상을 자랑해왔다. 현대 사회에 들어 사람들은 커피가 가진 각성효과를 이용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한다는 내용의 소설이 출간될 정도로 커피는 현대인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현대인의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과시하던 커피가 최근 패션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한다

한때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된장녀 논란의 한가운데는 수입 브랜드 커피가 있었다.
‘섹스앤시티’나 ‘프렌즈’ 같은 미드와 함께 소개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는 드라마 속 배우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와함께 파파라치 사진 속 스타들의 손에 들린 테이크아웃 커피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의 국내 상륙으로 화면 속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던 삶이 현실화되고 확산되는 과정에서 된장녀 논란도 등장했던 것. 이러한 값비싼 수입 브랜드 커피에 대한 비난과 이를 즐기는 20대 여성을 허영과 사치에 빠진 과소비족으로 몰아갔던 된장녀 논란은 다양한 삶의 한 종류로 받아들여지며 일단락됐으며, 오히려 프랜차이즈 커피를 특정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커피, 하이패션의 상징으로 변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포스터에는 테이크아웃 커피가 등장한다. 영화속에 등장한 테이크아웃 커피는 주인공의 시련과 화려한 패션계를 상징하고 있다.

비단 이 영화뿐만이 아니다. 패션관련 종사자, 전문직, 해외파 등이 등장하는 방송에는 어김없이 특정 브랜드의 테이크아웃 커피가 등장한다. 아침 출근길에 손에 들려진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은 등장 인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회원수가 약 10만명을 넘어서는 모 카페의 파파라치 사진 속 패셔니스타들의 손에 들려있는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트렌디한 패션 코드로 인식된지 오래다.

이렇게 패션과 커피의 연결고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패션 산업이 단순히 의류를 판매하는 것에서 한 단계 진화해 브랜드의 문화를 판매하는 라이프 스타일 산업으로 변화함에 따라 패션과 문화 등에 상징성을 가지는 커피에 패션계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커피의 영향력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작됐다.
해외 파파라치 컷의 인기와 함께 온라인 쇼핑몰의 사진이 상품 위주가 아닌 모델 착용컷으로, 또한 판매 상품이 국내 브랜드 카피가 아닌 해외 스타들의 착용 의상의 카피가 주도적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커피가 선택된 것.

이들 온라인 쇼핑몰의 착용컷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들고 있거나 유럽 노천 카페를 연상시키는 카페 등이 등장하며, 상품 구매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의 감성과 해외 스타들의 패션 감도를 공유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물론 이들 온라인 쇼핑몰들이 치밀한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커피를 이용한 마케팅을 선보인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러한 사진 속 커피의 등장은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패션, 커피의 문화적 상징성에 주목한다

최근 패션가에는 라이프 스타일 판매를 목표로 커피를 이용한 마케팅 방안이 등장하고 있다. 유통사는 유명 커피숍의 입점으로 집객력을 높이고, 브랜드는 공동 프로모션으로 브랜드에 대한 흥미유발 등 지금까지 단순한 코웍의 형태를 띄었다. 하지만, 의류 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 가치와 문화를 판매해야하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커피와 패션의 만남은 더욱 진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 5층 캐주얼 조닝은 기존 백화점 MD에서 탈피해 몰 형태로 리뉴얼했다. 각 브랜드간의 경계를 없애고 편집숍 형태의 매장 환경을 통해 소비자의 쇼핑의 편의와 백화점 차별화 확보에 주력한 모습이다.

몰의 형태로 변신한 신세계 강남점은 의류 조닝에 스타벅스 커피숍을 입점시켰다. 이를 통해 집객력을 높이는 동시에 백화점 안에 라이프 스타일 몰을 구성해 스토리가 있는 매장 형태를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또한 캐주얼 의류와 커피숍의 이용자의 공유를 통해 저조한 캐주얼 브랜드의 매출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플라스틱 아일랜드」 「지오지아」 「크리스.크리스티」 등은 커피를 통한 감성 마케팅을 계획했다.

아이올리의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지난 5월 ‘I Love Smile’ 행사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대리점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컵에 원두 커피를 제공하는 등 감성 마케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은 물론 고객 충성도를 높이며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다.

신성통상의 「지오지아」는 이태리 에스프레소 ‘일리 이씨모(illy issimo)’와 공동 이벤트를 진행했다. 일리(illy)는 1933년부터 76년간 변함없이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이태리 에스프레소 명가의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이며, 새롭게 선보이는 캔커피 브랜드가 ‘일리 이씨모’이다. 「지오지아」는 서울 및 수도권 16개 매장에서 ‘일리 이씨모’ 소비자 샘플링을 진행하며, 이를 통해 매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세정과미래(대표 박이라)의 「크리스.크리스티」와 「NII」도 커피 마케팅에 동참했다.
스타일리시 캐주얼 브랜드 「크리스.크리스티」는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와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20~30대를 타겟으로 하는 점, 문화지향적인 소비 패턴 공략 등 공동 각각의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같아 공동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이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에 대한 문화적 접근성과 라이프 스타일 공유 등 스토리를 가진 문화 브랜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NII」는 매일유업의 카페라떼와 공동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NII」는 이번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의 흥미 유발과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접근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컵 커피 브랜드와의 코웍을 통해 젊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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